민병식 칼럼니스트
민병식 칼럼니스트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근 고용 흐름의 3가지 특징과 시사점보고서를 펴냈다. 기업은 구인난인데 구직자는 취업이 안 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대면서비스업의 고용 감소 지속화 되고 있고, 30대 취업자 감소, 주로 상용직에 많이 취업되고 있다라는 내용이다. 주목할 것은 취업이 어렵다는데 기업은 구인난에 직면한 현상이다.

인력 부족은 약 28만명인데 비경제활동인구는 86만명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인력 부족률은 2.2%로 전년 동기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부족 인원은 28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만명 가까이 늘었다(5인 이상 사업체). 특히 인력 부족률은 규모가 작은 사업장 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취업 어려운데 기업은 구인난

 

반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20211~9월 평균)에 따르면 취업준비 비경제활동인구가 86만명을 나타내고 있는데 직장을 구하지 않은 이유는 교육·기술·경험이 부족해서(33%)’ ‘원하는 임금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26%)’ 순이다.

청년실업율의 경우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812일부터 96일까지 대학생 27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대학생 취업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3%가 사실상 구직 단념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 단념 상태는 구직활동 실태 응답 중 '거의 안함'(33.7%), '의례적으로 하고 있음'(23.2%), '쉬고 있음'(8.4%)을 합한 수치다.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는 응답 비중은 10명 중 1명꼴인 9.6%에 불과했다.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자신의 역량, 기술, 지식 등이 부족해 더 준비하기 위해서'64.9%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전공 또는 관심 분야의 일자리가 부족해서'10.7%, '구직활동을 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것 같아서'7.6%, '적합한 임금수준이나 근로조건을 갖춘 일자리가 부족해서'4.8% 등의 순이었다.

사회 중추인 30~40대 실업도 심각하다. 작년 한국 3040 고용률은 76.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0위에 그쳤다. 3040 구직 단념자 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8년부터 늘기 시작해 2019~2020년에는 연평균 12%씩 급증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이외 모든 연령대에서 취업자가 줄었다. ‘경제 허리에 해당하는 30(-165000)40(-158000)의 타격이 컸다. 20대와 50대도 취업자가 각각 146000, 88000명 줄었다. 반면 60대 이상은 375000명 늘었다. 세금을 투입해 만든 노인일자리를 전년보다 10만 개 많은 74만 개 공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청년층(15~29), 40(40~49), ·고령층(50세 이상) 고용은 증가했지만 30대는 감소했다. 30대 취업자는 지난해 3월 이후 19개월 연속 줄었다. 30대 고용 감소 폭은 상대적으로 안정적 일자리로 불리는 상용직에서 크게 나타났다. 3분기 줄어든 30대 취업자 74000명 중 54%가 상용직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은 취업자 수가 37000명 줄었다. 876000명 감소에 이어 두 달 연속 제조업 일자리가 감소하였다.

회사는 일자리가 있는데 직원을 구하기가 어렵고 취업자는 일을 하고 싶은데 취업이 안 되고 있다. 이런 이야기가 최근 일이 아니다. 벌써 몇 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 구인과 취업의 조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취업 제도사회 인식 개선 요청

 

왜 이런 현상이 계속 반복되고 있을까. 예를 들어 조선업에 20년 이상 일을 해온 사람이 재취업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인의 소개로 중소기업에 취직해 공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몇 개월 지나서 그만두었다. 일은 어렵지 않고 할 수 있는데 왜 그만두었는가, 본인이 업무계획서를 만들어 제출하고 협의하고 자료도 제출해야 하는데 컴퓨터 업무가 서툴고 워드나 파워포인트의 작성이 어려워 다른 직원들에게 피해만 주는 것 같아 그만두었다고 한다.

또 광고업에 20여년이상 재직한 분이 취업상담을 하니 해당분야를 원하는 회사가 없고 만약 하더라도 비용이 높아 채용이 어렵다고 한다. 대학교를 졸업했는데 수능 점수에 맞추어 본인의 적성에 맞지 않는 문과 학문을 전공한 학생이 마케팅업무를 하고 싶다고 응시했는데 번번이 합격이 안 되어 실망하고 있다. 그러면 위 취업자들은 취업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취업 의뢰 시 나이를 기재하지 않는다. 좋은 방법인 것 같지만 취업의뢰자에게는 한 번 더 일을 하게 하는 것이다. 구인 연락처를 받아 취업 의사를 밝히면 나이를 알려 달라 하는데 이때 나이는 결국 취업을 하지 못하게 된다. 취업에 대한 제도와 사회의 인식 개선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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