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발끈’ “식물 대통령은 싫다” 성사 가능성 제로

[코리아데일리 이수돈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정국이 아수선한 가운데 새누리당 일각과 야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식물 대통령으로 만드는 거국 중립내각이 정가를 중심으로 떠 오르고 있지만 이는 실현 가능성이 낮아보인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거국 중립 내각’ 요구를 전격 수용하면서 현실화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지만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선 내정에 관한 권한을 대폭 내려놓고 임기를 보내라는 요구여서 결정이 쉽지 않다. 야권 역시 최순실 게이트에서 불거진 사태 수습에 동참하는 데 대해 반대하는 쪽이 다수여서 실현 가능성은 낮다.

▲ 청와대와 책임총리로 거론되는 김병준 교수 (사진=코리아데일리DB)

이에 대해 정계의 한 전문가는 “여권의 숨은 의도는 겉으로 거국 내각을 명분으로 내걸고, 박 대통령이 이미 제안한 '개헌'을 고리로 내각제 입장의 야권 일각을 포섭하려는 시도라는 분석된다”면서 “여당의 거국 내각 수용 결정은 야당과는 달리 실현 가능성보다 코너에 몰린 정국에서 어떻게든 탈피해보자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정가에 거국 중립내각은 정진석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거국 내각 수용 배경에 대해 “결정은 (당이 아닌)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며 “당 최고위에서 의견을 모아서 (박 대통령에게)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기폭제가 됐다.

이에 앞서 새누리당에서는 당초 문 전 대표가 ‘거국 내각’ 카드를 제시했을 당시부터 “막상 우리가 수용하면 당황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지도부의 거국 내각 수용이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우기 위한 결정이 아니라, 오히려 청와대의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회의에서 박 대통령의 탈당 요구 등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당 지도부는 여당의 거국 내각 제안을 일거에 거절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새누리당이 거국내각을 언급하고 있지만 듣고 싶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다"고 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도 "그건(거국 내각은) 최순실 씨가 귀국하기 전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 같은 입장은 최순실씨의 전격 귀국 등 상황이 급변했다고는 해도 당초 입장을 뒤집은 결과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거국 내각 카드가 야권의 반대로 무산되더라도 야권이 동의할 수 있는 ‘통합형’ 총리 카드로 민심 수습에 나설 것이란 청사진으로 대 국민 달래기에 나선 다는 것.

새누리당 한 최고위원은 “야당이 동의하지 않는 총리는 이제 불가능해진 것 아니냐”라며 “거국 내각 제안과 함께 누가 통합형 총리로 적합한지에 대해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면서 “새누리당에서는 김병준 교수와 함께 김종인 민주당 전 대표와 민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상임고문 등이 후보로 천거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31일 노무현 정부 인사이자 국민의 당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김병준 국민대 교수가 총리 후보로 급 부상하고 있다.

만약 이들 중 한 명이 책임 총리로 발탁될 경우 이들의 ‘내각제’ 혹은 '내각제 요소가 강한 분권형 대통령제' 등 권력구조 개편 방향과 박 대통령의 ‘개헌’ 요구가 맞아 떨어지면서 개헌론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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