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대로 123층 다 짓는게 적정한지 재검토해야

문제점 또 문제점…지하수에도 '이상 징후' 발견
이런 판에 롯데는 저층부 조기 개장에 군침 흘려
급기야 시민사회단체,건물 안전에 심각한 우려 표명
아찔한 도심 땅밑 동굴…서울시‧삼성물산 책임전가 말아야

▲ 박 인 환(본사 대표)

롯데그룹이 서울 송파구 잠실에 짓는 123층 높이 초고층 건물인 제2롯데월드를 놓고 말들이 많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건물 안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사고의 위험성이 늘 도사리고 있고,주민들의 불안감은 증폭되고있다.

롯데는 제2롯데월드 공사는 무관하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이를 믿는 시민은 거의 없다. 여기다 제2롯데월드 주변의 지하수 수심에서 이상징후가 발견됐다. 롯데 측이 2009년 서울시에 제출한 '환경 영향 평가서'에는 공사 이후, 주변 물이 공사장으로 흘러들면서 지하수위가 최대 0.7m 낮아지지만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송파구청의 측정 자료를 보면 수위 변화는 이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2롯데월드 인근 고등학교의 경우, 제2롯데월드 공사가 시작된 뒤 지하수 수위가 3m나 내려갔다. 다른 곳도 비슷하다.

수위가 상승한 곳도 있다. 제2롯데월드에서 직선거리로 800m 떨어진 지하수위 관측정의 지하수위는 터파기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2011년 이후 6m가 높아졌다. 송파구청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 반경 1km 이내 지하 수위 관측소 6곳 중 2곳은 수심이 높아졌고, 2곳은 정상, 2곳은 3m까지 하락했다.

이에대해 롯데측은 8곳의 지하수위를 자체 측정한 결과, 1곳이 1m가량 낮아졌을 뿐, 나머지는 전과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와중에 롯데가 저층부 조기 개장을 강행하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롯데는 지난달 9일 서울시에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저층부는 해외 명품점과 일반 상점, 극장 등 쇼핑오락 위주 용도로 전체 연면적의 47%에 달한다. 이미 일부 명품 업체들이 입주하고 있고 이 사업에 오너인 신동빈 회장이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시민들이 가만히 있을리 없다. 참여연대와 송파시민연대 등 10개 시민사회단체는 싱크홀의 철저한 원인 규명을 요구하는 동시에 제2롯데월드 저층부 조기 개장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하철 9호선 공사 이전인 2012년에도 석촌지하차도에 보수공사를 하는 등 잠실 일대의 지반침하가 상당 기간에 걸쳐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시는 싱크홀과 동공 발생의 원인이 지하철 공사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제2롯데월드 공사는 원점에서부터 안정성 문제를 재검토해야한다. 나아가 이대로 123층 공사를 강행해도 되는지를 묻고 또 물어야한다.

아울러 석촌 지하차도 아래 땅속에서 지난 5일 이후 땅밑 동공(洞空·텅 빈 동굴)들이 연달아 발견된 것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이번에 동공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나중에 어느 날 갑자기 도로나 집터, 빌딩이 무너지면서 대형 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었다.

서울시는 일단 지하철 공사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이를 그대로 믿기는 어럽다. 그럴수록 서울시와 삼성물산은 서로 책임을 미루지 말고 원인이 무엇인지를 하루빨리 밝혀내야 한다. 만약 삼성물산이 틈새 메우기를 제대로 하지 않아 동공이 생긴 것으로 확인되면 엄정한 책임을 묻고 터널 공사 방식도 바꿔야 한다.

현재 우리는 주요 도시 지하의 각종 구조물을 한눈에 알 수 있는 통합 관리 시스템도 없고 지반에 대한 통합된 지도나 공사 매뉴얼조차 없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도심 지하공사와 관련한 종합 통제시스템을 마련해야한다.
<작성자 박인환: 본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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