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여권표 결집 위한 불법선거 공작"…KBS "실제 출구조사와 무관, 내부 테스트용 화면"

▲ KBS 출구조사 노출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를 하고 있는 노웅래 의원과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코리아데일리 이상규 기자]

6.4 지방선거 전날 KBS 홈페이지에 가상 출구조사 결과가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정치권에서 길환영 사장의 사퇴 움직임이 가시화 되어 주목되는 가운데 정치권의 공방전이 뜨거울 전망이다.

이에 앞서 KBS의 사태가 발생하자 새정치민주연합은 '불법선거 공작'이라며 반발했고 KBS는 내부 테스트용 화면일 뿐, 실제 출구조사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지만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것.

당시 노출된 화면에는 서울시 등 지역별 각 당 후보의 출구조사 결과가 예시돼 있다. 이에 대해 KBS는 "이는 선거 당일 오후 6시에 발표되는 실제 출구조사와는 전혀 관계없는 것으로 홈페이지 내부 테스트용 가상 수치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 적막감에 휩싸여 있는 KBS
또 "본의 아니게 각 당과 후보자 여러분께 오해와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노웅래 새정치민주연합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인터넷 지방선거 특집 홈페이지에 방송3사 공동조사 형식의 이른바 출구조사 결과를 사전에 전면 공개했다"며 "이는 명백한 관권선거이자 불법공작"이라고 주장했다.

노 사무총장은 "KBS가 여권표 결집을 통한 막판 뒤집기 공작을 꾀하는 결정적 증거"라며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을 위협하는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덧붙였다.

노 총장은 또 “KBS 길환영 사장은 즉각 사퇴함과 동시에, 불법공작의 배후의 실체를 즉각 공개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며 “검찰은 즉각 수사에 나서야 한다. 새누리당은 KBS의 불법 선거공작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즉각 밝히고 선거에 악용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광온 대변인도 논평에서 “KBS의 선거개입은 국정원 대선개입보다 심각하다”며 “KBS는 실제 출구조사와는 전혀 관계없는 테스트용 가상 수치라며 외부인이 관여된 악의적 유출로 본다고 밝혔지만 진위여부는 검찰수사를 통해 숨김없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중대 선거를 하루 앞두고 출처를 알 수 없는 허위 출구조사 결과가 KBS 홈페이지에 유출된 것은 음모와 공작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특히 KBS의 발표대로 외부인이 관여된 악의적 유출이라면 외부 세력과 KBS의 공모에 의한 선거개입과 정치공작이라는 의혹을 더욱 짙게 한다”고 말했다.

▲ 사퇴론이 나돌고 있는 길환영 사장
이어, 박 대변인은 “이번 KBS의 허위 출구조사 유출을 여론조작으로 국민을 뜻을 왜곡하고 선거를 무력화한 지난 대선 때의 국정원 댓글 공작보다 더 심각한 국기문란 범죄로 규정하고 강력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범계 법률지원 단장은 브리핑에서 “본 투표가 시작도 되기 전에 실제 후보자 이름을 넣어서 출구조사 명목으로 유출된 것은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가진 공작의 일환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외부인들이 홈페이지 접속이 가능한 상태에서 무려 1시간 40분가량 출구조사 결과라는 명목으로 방치되었고, KBS가 공영방송이라는 점에서 유권자들은 사실로 오인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이런 유출 사태는 선거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새정치민주연합은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KBS에 대한 즉각적인 수사의뢰를 하는 동시에 형사소송법상의 증거보전 신청을 했다.

▲ KBS를 항의 방문한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 일행들
새누리당도 당 차원에서 KBS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과 함께 즉각적 사과를 촉구했다. 박대출 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긴급 현안브리핑에서 “KBS는 오보 사태와 관련해서 즉각 사과하고, 국민 앞에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박 대변인은 “중앙선관위 측에 이 출구조사가 선거법 위반이 된다는 판단 아래, 그에 따라 보도자료를 배포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일부 인터넷 뉴스를 통해서 이 내용이 유포가 되고, 또 SNS라든지 다른 경로를 통해서 긴급히 빠른 속도로 유포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즉각 삭제 등의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그러면서 “그 내용은 대단히 새누리당에 불리한 내용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가급적 조용한 가운데 이 내용이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조용히 선관위는 물론이고 KBS 측에도 긴급 삭제를 요청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또, 이날 오후 윤상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비롯해 김세연 종합상황실장, 민현주-박대출 대변인, 김현숙 원내대변인 등이 KBS 본사를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박대출 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윤상현 본부장 등은 사고 경위를 명백히 규명하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발과 검찰 수사 의뢰, KBS 측의 해명과 사과를 길환영 사장에게 강력히 요청했다”며 “윤 본부장은 특히 새정치민주연합 측이 공작 운운하면서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는데 대해 KBS 측이 분명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 사장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KBS 노조원들
이에 따라 노조가 파업중인 KBS는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이며 오는 5일 KBS이사회에서 길환영 사장 퇴진에 따른 해임안건이 논의 될 것으로 보여 길환영 사장의 자진 사퇴가 점차 정치권을 중심으로 확산돼 주목된다.

한편 한국방송공사(KBS) 기자협회가 길환영 사장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파업 엿새째를 맞은 3일, KBS 기자협회는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피고발인에는 길 사장을 비롯해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 등 3명이 포함됐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