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2조 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출 한도를 산정할 때 미래 금리변동 위험을 반영한 스트레스 금리를 가산금리로 적용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전까지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강세를 보인 것이다.

[코리아데일리 김규희 기자]

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올 2월 말 주담대 잔액은 537조 964억 원으로 한 달 만에 0.52%(2조 7712억 원) 늘었다. 지난달 4조 원 넘게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수요가 한풀 꺾인 것이지만 여전히 2조 원대의 높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금융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주담대 증가세에 힘입어 가계대출 잔액도 10개월 연속 늘었다.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 7922억 원으로 지난달 대비 0.07%(4779억 원) 증가했다.”면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와는 반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잔액의 증가 폭은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특정기서ㅏ 관련이 없는 은행들 이미지 (사진 연합뉴스)
특정기서ㅏ 관련이 없는 은행들 이미지 (사진 연합뉴스)

이는 지난달 말 ‘스트레스 DSR’ 도입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최근 금리 인하 추세와 함께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가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점도 주담대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

현재 주담대를 제외한 가계대출은 감소 추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 6851억 원을 기록해 1년 만에 최대 감소 폭(1조 7760억 원)을 보이며 4개월 연속 줄었다. 전세대출도 같은 기간 4088억 원 감소했다.

5대 은행의 총 수신 잔액은 1975조 7994억 원으로 전월 대비 14조 7650억 원 늘었다. 20조 원에 달하는 청년희망적금 만기가 도래하면서 정기적금 잔액이 한 달 새 약 13조 원이나 빠져나갔지만 수시입출식 예금과 정기예금으로 자금이 유입된 영향이다. 정기적금 잔액은 33조 2204억 원으로 전월보다 13조 2672억 원 줄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청년희망적금 만기로 인한 적금 이탈 현상으로 적금 감소세가 이달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탈 자금의 예금 유입과 기업 예금 증가 등에 힘입어 총 수신 잔액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기업대출도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 잔액은 141조 8090억 원으로 전달 대비 2조 8606억 원,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3조 7051억 원 늘어난 634조 9017억 원을 기록했다. 개인사업자대출 역시 2개월 만에 1조 5636억 원 늘어난 320조 7940억 원을 기록했다.(기사출처 연합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