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의 민감한 정보가 녹화돼 인격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침해되고 해킹범죄에 의해 수술받는 환자의 신체 모습 등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코리아데일리]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병원협회(병협)가 수술실에 폐쇄회로(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의료법 조항이 의료인의 인격권 등을 침해한다며 5일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사진=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오른쪽)과 윤동섭 대한병원협회 회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수술실 CCTV 설치 의무 법제화 헌법소원 청구서를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제공
사진=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오른쪽)과 윤동섭 대한병원협회 회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수술실 CCTV 설치 의무 법제화 헌법소원 청구서를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제공

 

의협 등은 "수술실 CCTV 의무화를 규정한 의료법이 의사 등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 인격권 등 헌법상 기본권을 일상적으로 침해할 것"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서 및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제출했다.

개정 의료법은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하는 수술실 내부에 CCTV를 설치하고 환자나 보호자가 요청할 경우 수술 장면을 촬영하도록 했다. 다만 수술이 지체되면 위험한 응급수술이나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적극적 조치가 필요한 위험도 높은 수술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지난 2021년 8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2년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9월 25일부터 시행된다.

의협 등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수술실 CCTV 설치를 법으로 의무화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며 "의사의 원활한 진료행위가 위축돼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해 의사와 환자와의 신뢰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며 "상시 감시 상태에 놓인 의료진에게 집중력 저하와 과도한 긴장을 유발해 수술 환경이 악화하고 의료진이 방어진료를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 등은 "CCTV 설치 의무화가 외과의사 기피 현상을 초래하고 필수의료 붕괴를 가속할 것"이라며 "환자들의 민감한 정보가 녹화돼 인격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침해되고 해킹범죄에 의해 수술받는 환자의 신체 모습 등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