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노찬편집위원
안노찬편집위원

 

 

필자의 어린 시절은 혼자 놀 때가 많았다. 하지만 나뭇잎들이 부딪히며 내게 속삭이고 산들바람이 내 볼을 간지럽히고, 푹푹 빠지는 흙을 지나 담장에 살포시 앉은 잠자리를 잡노라면 외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시끄러운 매미소리가 정적을 가르고 어디든 누워 하늘 속 구름을 보며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하지만 이 모든 정서적 안정은 내 주변에 나를 돌보는 어른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저 그 분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고 실수해도 괜찮다.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어른들의 중요성을 잘 몰랐다.

 

한때 한국전쟁을 통해 생겨난 부모 없는 아이들을 모아 보호하던 시설을 우리가 고아원이라 불렀다. 하지만 요즘은 부모가 있더라도 처지와 상황에 따라 키울 수 없는 경우가 많이 생겨난다. 여러 가지 사유로 아동들을 보호하고 교육하는 장소가 보육원이다. 사회복지 시설로 생활지도 선생님이 관리를 하게 된다. 하지만 만 18세 이상이 되면 이러한 보호가 종료되는 아이들이 있다.

 

얼마 전 이러한 보호조치가 끝나 자립이 필요한 청년들을 돕는 함께하는사랑밭 자립청년 NGO 단체의 두 분 선생님과 미팅이 있었다. 36년 동안 우리 주변에서 아이들을 돕고 있었는데 이 단체를 알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었다.

 

함께하는사랑밭 청년의 지희정 주임은 필자에게 우리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그 친구들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힘들면 도움을 요청하면 되지 않나 생각하지만 우리가 어른들의 삶속에서 자연스럽게 익혔던 부분들이 생소하고 어려운 친구들이 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빨라지면서 배워야 할 것이 너무나 많아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삶을 움츠리는 청년들에게 어른들은 천천히 가도 괜찮다는 격려와 그 친구들의 존재 자체가 소중하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알려주었으면 한다.

 

보호시설에 있는 청년들 뿐 아니라 독립의 시점에 있는 모든 젊은 청년들이 겪고 있는 외로움에 더 귀 기울여야할 때이다. 가재나 랍스터와 같은 갑각류가 가장 위험할 때는 성장을 하기 위해 자신의 연약한 살을 내놓고 탈피할 때이다. 오히려 부모와 보호기관의 보호 속에 있을 때보다 우리가 더욱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시기이다.

 

이번 815일은 우리나라의 독립이기도 하지만 우리 청년들의 독립을 돕겠다는 사랑밭 청년들의 독도 비전트립이 진행된다. 독도는 바위로 되어 있는 섬에서 돌섬을 한자로 쓴 것이다. 대한민국의 영토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독도처럼 이 비전 트립을 떠나는 25명의 청년들의 독립이 다가올 미래의 대한민국을 지킬 힘으로 바뀌기를 바라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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