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산업경제  이한성 편집위원] 필자는 ESG경영 도입을 위한 기업들 대상의 ESG 교육, 공시 및 평가 컨설팅 사업을 하고 있다.

ESG는 조직내 내재화가 중요해서 교육시 맨 처음 강연소재로 삼는 것이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이다. ‘아크라’는 서아프리카에서 가장 발전한 도시 중 하나로 인구 420만의 항구도시다.

이곳에 매주 1500만벌의 중고의류가 도착한다. 북미, 유럽등 국가에서 기부라는 명목으로 도착된 의류는 일부 재판매되는 것말고 해안가 앞에 거대한 ‘쓰레기산’을 만들고 있다.

가나 인구는 3000만인데 매주 1500만벌의 의류가 기부되는데 이게 과연 기부라 할 수 있을까. 가나사람들은 이를 ‘죽은 백인의 옷(white man’s cloths)라 부른다. 북미, 유럽국가는 의류외에 폐전자제품 쓰레기도 비슷한 방식으로 값싸게 아프리카 국가등으로 넘기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산더미 처럼 쌓인 처치 곤란한 ‘쓰레기산’위에는 소들이 다니면서 합성섬유를 먹고 있고, 대부분은 해안가로 밀려나가 어류의 먹이가 되고 있다. 작년 뉴질랜드 환경부 발표에 의하면 주요어류 4마리 중 3마리에서 미세프라스틱이 발견됐으며 상당수 해양생물 종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2021년 뉴욕대 연구팀 발표에 의하면 신생아 태변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됬다는 충격적 보고도 있었다. 1938년 듀폰이 합성섬유인 ‘나일론’을 발표할 때만 해도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일들이다. 기후위기와 사회적 불평등, 안전이슈등 많은 문제가 나와는 전혀 상관 없다고 생각됐는데 이제는 우리의 안전과 가족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전에 인식하지 못했던 많은 문제가 이제는 문제가 되는 시대. 필자는 이를 ‘사회적 부조리’라 생각하며 이의 개선을 위해서는 산업화시대의 ‘속도’와 ‘효율’을 최 우선으로 두는 가치에서, 이제는 ‘사회’와 ‘인간’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공존’하는 가치로 변화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2016년 클라우드 슈밥이 제시한 ‘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hyperconnectivity)’과 ‘초지능(superintelligence)’을 특징으로 ICT와 결합되어 지식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고 현재도 진행중인 개념이다.

반면에 5차 산업혁명은 4차 산업혁명이 인간에게 생활화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의 많은 도구, 이를테면 AI를 활용해 인간의 건강과 의료문제, 지구환경 문제, 폭발적 인구에 따른 식료문제, 사회적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활용되는 것 등이 될 것이다.

사실, 기술이 생활화되는 단계는 더욱 복잡할 것이다 . 사회적 문제는 많은 이해관계자들에게 걸쳐있고 예산은 물론, 예기치 않은 다양한 변수들에 대한 고려까지 많이 복잡할 것이며 이를위해 반드시 가치관을 통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필자는 ESG 가 이를위한 좋은 솔루션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많이 알려져 있듯이 ESG는 2006년 ‘UN PRI’(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책임투자원칙)’를 통해 촉발되었다. ‘UN PRI’는 투자사들에게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환경과 사회를 고려한 투자를 고려하라는 원칙을 제시한 것으로 ESG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그러나 이제 ESG는 투자사들의 투자원칙을 넘어 민간기업, 공공기관, 대학, 지자체는 물론 시민들도 준수해야 하는 사회철학으로 확대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19 이후의 시대를 얘기하고 있다. 코로나 19 이후의 시대는 인류의 공존을 얘기해야 하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환경도 그 중의 하나이다.

1962년 레이첼카슨이 환경학의 고전 ‘침묵의 봄’을 냈을때만 해도 기후변화와 지구환경을 생각하는 목소리는 일부에 그쳤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많은 ESG적 이슈중에 ‘환경’만큼 부각된게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제는 다양한 세대가 공감하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빨라지면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산업혁명 대비 지구 온도가 1.5도 상승하는 시기를 2018년 연례발표시 2050년 경에서, 2021년 발표에서는 2040년 경으로 10년 앞당겼다.

바다의 꽃이란 불리는 산호초는 해양생태계의 근원이다. IPCC보고에 따르면 지구온도가 1.5도 상승하면 바닷속 산호초는 70~90% 사라지는 것으로 전망된다. 점차 줄어드는 열대우림과 마찬가지로 산호초 소멸은 연속적인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고 인간의 생존도 크게 위협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작년 포항에서 발생된 ‘힌난도’와 같은 태풍으로 포스코 사업장이 3개월간 정지 되었는데 이같은 폭우, 폭염, 가뭄, 초강력 태풍등 이상기후 현상이 더 잦아지고 이상기후의 강도 역시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9월 UN 총회에서 폭우로 국토의 1/3이 침수된 파키스탄 총리는 온실가스 배출 등 지구온나화의 책임이 없음에도 자국민이 홍수로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주장하며 잘 사는 나라가 기후 변화로 재난을 겪는 개발도상국을 지원해야 한다고 ‘기후정의’를 역설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환경위기와 ‘기후정의’의 문제도 가야할 길은 멀다. ESG투자를 강조하며 ESG를 주도해왔던 세계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수익추구 의무를 다 하지 못했다고 노스캐롤라이나 주정부로부터 소송을 당하고 있고, 실제로 글로벌 2위 자산운용사 뱅카드는 작년, 넷제로 자산운용사 동맹(NZAM)에서 탈퇴하기도 하였다.

또한 2022년 이집트에서 있었던 COP27(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서는 2030년 까지 당초 ‘탈석탄’을 목표로 두었으나 결국 ‘석탄감축’이라는 용어로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갈등으로만 확산되며 큰 성과없이 마쳤다.

필자는 탈세계화를 넘어 ‘각자도생’의 시대로 접어 든 시대에, 기후위기는 더 가속화 될 것이라고 생각되며 이제는 기후위기에 따른 ‘기후적응’과 AI등을 통한 ‘기술적 진보’를 통해 인간의 삶을 지속시킬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찾아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무기체 중심의 4차 산업혁명시대를 넘어 인간과 공존하는 지속적 사회를 만들어 가는 5차 산업혁명이 ESG와 함께 크게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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