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산업경제 전성하 편집위원] 1.    뇌란 무엇인가?

성인의 뇌 무게는 약 1,400g~1,600g 정도이며 1000억 개 정도의 뉴런 (신경세포)이 자리잡고 있다. 부피는 가로 15cm, 너비 15cm, 깊이 20cm로 평균 1350cc 정도이다. 뇌는 다양한 신경전달 물질과 전압의 차를 통해 신체의 움직임, 행동을 관장하고, 항상성을 유지시킨다. 또한 인지, 감정, 기억, 학습 등을 담당한다.

뇌는 크게 대뇌, 소뇌, 뇌간의 3부분으로 구분되며 다시 뇌간은 간뇌, 중뇌, 교뇌, 연수의 4부분으로 구분된다. 스폰지 같은 몇몇 종을 제외한 모든 움직이는 모든 동물은 뇌가 있다고 보면 된다. 해파리 같은 자포동물의 경우 뇌라기 보다는 신경 세포들이 거의 일정하게 표피의 각 곳에 분포하는 산만 신경계에 가깝기 때문에 아메바 같은 편형동물로부터 뇌의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곤충도 뇌가 있는가? 그렇다. 뇌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성까지 있다. 개미와 꿀벌, 말벌 등을 보면 단순한 행동, 자극에 의한 반응뿐만 아니라 관계성까지 갖추갖 있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1000억개가 넘는 뉴런을 가지고 있는 인간의 사회성과 25만개 밖에 되지 않는 개미의 사회성을 비교해 보자. 도시를 짓고 (개미집), 음식을 저장하며 일개미, 병정개미, 여왕개미등 직군별로 체계를 갖춘 사회를 이루고 살며 목숨을 걸고 그 사회를 지키는 개미들과 인간들 중 어디가 더 나은 사회인지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볼 만하다.

특히 초파리의 뇌의 경우 유전자의 60%가 사람과 일치하고, 인간의 질병과 연관된 유전자의 75%가 일치하기 때문에 뇌과학 실험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Ugur et al., 2016 ).

문어와 같은 무척추 동물의 척수가 진화하여 척추동물의 척추가 되고, 물고기 같은 초기 척추동물의 경우 큰 중뇌와 작은 전뇌를 가지게 되고 양서류, 설치류를 거쳐 전뇌의 크기는 더 커진다. 뇌의 진화는 인간에 들어 절정을 이루는데, 밋밋한 대뇌 표면이 깊은 홈과 접힌 주름으로 부피대비 면적을 키웠고 후뇌의 동작 조정과 균형감각을 담당하는 소뇌의 발달도 두드러졌다. 특히 전전두엽 (prefrontal cortex)의 경우 영장류에게만 발견되며 인간의 회백질이 가장 사이즈가 크다. 인간 기술의 진화는 이 뇌의 크기가 연관이 있다고 생각되어 지고, 석기 기술의 중요한 변화는 바로 뇌의 크기가 증대할 때마다 일어난 것으로 추측된다. 

뇌는 장기중 하나로서 행동과 인지에 대한 모든 기능을 담당한다. 곤충도 뇌가 있고 쥐도 뇌가 있으며 인간도 뇌가 있다. 뇌는 생물의 진화과정에 있어 많은 동질성을 유지하고 있다. 즉, 인간의 뇌를 활성화시키는 대부분의 화학물질들은 쥐와 초파리의 뇌도 활성화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뇌를 연구하기 위해 동물들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동질성은 유지하나 뇌의 발달과 동물의 진화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여진다. 아메바에서 문어로, 문어에서 물고기로, 물고기에서 양서류로, 양서류에서 조류와 포유류로, 그리고 그 포유류 속에서 영장류와 인간으로 진화되어 오며 그 진화의 발자취는 항상 뇌기능과 구조의 변화를 동반해 왔다. 

우리 몸에서 만들어 지는 모든 호르몬들과 전기적 자극을 총괄하는 뇌는 인간을 인간이도록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인 것이다.

2.    왜 뇌를 연구하는가?

우리는 왜 뇌를 연구하는가? 그것은 인간의 자아는 바로 뇌로부터 이루어지고 인간의 각개체가 다름은 바로 뇌세포망의 연결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아가며 각자 다른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은 10억개의 다른 신경세포들을 활성화시키며 각 경험에 대해 어떤 집합의 신경세포들이 활성화 되었냐에 따라 다른 루트로 기억이 저장된다. 즉, 어떤 경험을 하고 살아왔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고, 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예전의 경험과 지금의 경험의 상관성에 따라 다른 경험으로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인 것인 것이다.

많은 이들이 본인의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복제인간 또는 복제동물을 만들면 나와 똑 같은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하며 이를 이용하여 본인은 집에서 쉬고 복제인간이 일을 하러 가는 상상을 한다. 또는 사랑하는 애완 고양이인 나비의 생명이 다 했을 때 복제하여 나비와 똑 같은 유전자를 가진 고양이를 만들면 새로운 나비와 더 오래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결론을 말하면 이는 가능하지 않다. 왜냐하면 각각의 개체는 유전자만 같다고 해서 같은 사람 또는 동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를 아주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다.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같은 수정란에서 나누어 졌기 때문에 유전자가 100% 같다. 동일한 유전자를 가지고 같은 부모 밑에서 살아가지만 각자 다른 경험을 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다른 캐릭터, 즉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철수와 철민이는 일란성 쌍둥이다. 둘은 겉으로 보기에는 부모도 헷갈릴 정도로 꼭 닮았다. 하지만 부모님은 각 방에서 들리는 음악의 종류에 따라 쉽게 둘을 구분할 수 있다. 왜냐하면 철수는 비발디의 사계를 우연히 듣고 이에 깊은 감명을 받아 클래식 음악에 빠졌고 철민이의 경우 힙합을 좋아하는 친구와 방과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같이 음악을 듣다가 힙합을 좋아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둘은 같은 유전자를 가졌지만 다른 경험에 의해 다른 취향을 가짐으로써 각자 다른 객체가 되는 것이다. 

한번 생각해보라. 이런 경우는 주위에도 있을 것이다. 일란성 쌍둥이중 한명은 외향적인데 한명은 내향적일 수도 있고, 사회/정치적 견해가 완전 반대일 수도 있다. 이와 같은 간단한 예는 유전자보다 어떻게 삶을 살아가고 어떠한 경험을 하는 것이 인격과 자아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 

이런 경험과 기억 그리고 결정에 대한 모든 것을 수행하는 기관이 바로 뇌 이기에 인간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뇌를 공부해야 한다. 뇌를 연구하는 것은 단순히 과학적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것이 아닌, 인간의 본연에 대한 연구이며 인간과 관계된 분야에 대한 전지적 통찰을 위한 것이다. 뇌 연구의 부산물은 인간의 건강, 경제, 사회 그리고 범죄분석까지 인간과 관계된 모든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다. 

예를 들면 태어나서 한번도 보지 못했던 사람 또는 시력을 잃은 사람이 시신경으시부터 전달되는 자극이 어떤 패턴으로 후두엽을 활성시켜 이미지화 시키는지를 연구하여 ‘보는 것 같이 인지할 수 있는’ 기기를 만들 수 있다. 

실제 영국의 UCL 안과병원 연구진은 비디오 이미지를 후두엽의 시각피질에 직접적으로 신호를 보내어 눈을 통하지 않고 바로 사물을 인식하는 수술에 성공하였다. 이 시술을 받은 6명의 환자는 부분적으로 시력을 되찾았고 미래에는 완전한 시력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뇌와 신경을 이해하고 연구하여 척추에 문제가 생겨 하반신이 마비된 사람도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스위스 국립 기술대학 (Swiss Federal institution of Technology)의 연구진은 손상된척추를 보상할 수 있는 전기 자극기기를 척추에 이식하여 하반신 불구 환자를 다시 걸을 수 있도록 하는 연구에 성공하였다. 이 뿐만 아니라 뇌의 패턴을 인식하여 보고, 느끼고, 듣지 못하는 사람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연구가 이미 그 결실을 맺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한 인간의 삶의 질을 바꾸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것에 일조할 것이다. 

경제분야도 뇌연구와 접목하여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 신경 경제학 (Neuroeconimics)는 심리학과 행동경제학, 그리고 뇌과학을 접목하여 인간이 어떠한 프로세스를 통해 결정을 내리는지에 대하여 연구하고 그 패턴을 분석하는 경제학으로 2000대 이후 생겨난 새로운 경제분야이다. 

리스크가 있고 모호한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Decision making under risk and ambiguity), 손실회피 방식, (Loss aversion), 시간간 선택 (Intertemporal choice), 그리고 사회적 선택 (Social decision making)등을 도파민, 호르몬 그리고 단기기억과 다른 시간적 상황을 관장하는 림빅 시스템등을 통해 설명하고자 하는 분야이며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과 학장이자 경제학 교수인 David Laibson, 스위스 취리히 대학의 경제학과 부학장이자 거시경제학의 대가인 Ernst Fehr등 많은 경제학자들이 관심과 연구를 하고 있는 분야이다. 

범죄자 체포 또는 분석에도 뇌과학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거의 경험이나 패턴에 따른 범죄자의 성향을 분석하거나 정신적 질환에 의한 행동인지를 찾아 낼 수 있다. 예를 들면 조현병 (Schizophrenia), 트라우마 또는 우울증 (Depression)등 뇌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행동과 인지에 문제를 일으키고 결국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렇게 뇌과학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지만 아직 뇌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것이 훨씬 더 많다. 아마 인류에게 던져진 최후의 숙제는 뇌일 것이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들은 이미 이를 파악하여 천문학적인 금액을 뇌연구에 쏟아 붇고 있다. 중국 또한 GDP의 2.5%인 450억달러 (한화 50조)를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과학 발전에 지출 하기로 전국인민대회에서 발표하였고, 예산을 투입하는 10대사업 중에 뇌과학이 포함되어 있다.

뇌과학과 바이오 테크 사업의 필요성은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이며, 이와 관련하여 우리의 미래는 뇌를 얼마나 이해하느냐, 그리고 관련된 산업의 발전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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