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SM엔터테인먼트가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주주총회에 불참하고 편지로 심경을 전했다.

31일 서울 성동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D타워 2층에서 ‘제 28기 SM 정기 주주총회’가 진행됐다.

이날 사내이사 선임 등 8개의 안건이 처리됐다. SM의 현 경영진이 제안한 사내이사 후보 장철혁 SM 최고 재무 책임자(CFO), 김지원 SM 마케팅센터장, 최정민 SM 글로벌비즈니스센터장 등 3명이 새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SM엔터테인먼트의 설립자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해외 체류 중이라 주주총회에 불참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편지를 보내 입장을 전했다.

이 전 총괄은 “제 이름을 따서 창립했던 에스엠이 오늘로서 한 시대를 마감하게 됐다”며 “소회가 없을 수 없겠습니다만, 제가 오래전에 가수로서 불렀던 노래, ‘행복’의 가사가 이 모든 과정을 대변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와 함께 ‘행복’의 가사 일부인 ‘사랑하고 미워하는 그 모든 것을, 못 본 척 눈 감으며 외면하고, 지나간 날들을 가난이라 여기며, 행복을 그리며 오늘도 보낸다’를 적었다.

이어 그는 “저는 늘 꿈을 꿉니다. 광야는 제 새로운 꿈이었습니다. 이 꿈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비난하는 분들이 있음을 압니다. 그러나 늘 그래왔듯이 저는 미래를 향해 갑니다. 이제 케이팝은 케이팝을 넘어 세계와 함께 하는, 글로벌 뮤직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또 하이브 방시혁 의장에게 주식 매도를 결정한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세계가 함께 하는 음악의 세상은 기술과 음악의 접목이어야 하고, 그것의 목표는 지속가능한 세상에 대한 기여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지속가능한 세상과 음악의 접합을 함께 하는 것에 뜻을 같이 했기 때문”이라 말했다.

이 전 총괄은 “글로벌 뮤직의 세상에 골몰 중이다”며 “기자 여러분들과 저, 그리고 글로벌 아티스트들이 함께 만나 세상을 위한 즐거운 축제를 벌이게 되는 날을 고대한다”고 편지를 마쳤다.

한편, SM엔터테인먼트는 이 전 총괄이 지난 1995년 설립했다. 이후 H.O.T., S.E.S., 신화, 플라이 투더 스카이,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소녀시대, 샤이니, 에프엑스, 엑소, NCT, 에스파 등을 제작하며 명실상부한 K팝 대표 엔터테인먼트로 군림했다.

올해 1월 이 전 총괄과 프로듀서 계약을 종료했으며, 2월 카카오 엔터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24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공개매수가 성공하며 카카오엔터의 뮤직부문 산하 자회사 및 레이블로 ‘3.0’ 시대를 열었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편지 전문.

존경하는 기자 여러분께,

케이팝이 전 세계를 향해 뻗어 나갈 수 있었던 데에는 대한민국 기자 여러분들의 관심과 열정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의 인사를 먼저 드립니다.

제 이름을 따서 창립했던 에스엠이 오늘로서 한 시대를 마감하게 됩니다.

소회가 없을 수 없겠습니다만, 제가 오래전에 가수로서 불렀던 노래, ‘행복’의 가사가 이 모든 과정을 대변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사랑하고 미워하는 그 모든 것을, 못 본 척 눈 감으며 외면하고, 지나간 날들을 가난이라 여기며, 행복을 그리며 오늘도 보낸다.

저는 늘 꿈을 꿉니다. 광야는 제 새로운 꿈이었습니다. 이 꿈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비난하는 분들이 있음을 압니다. 그러나 늘 그래왔듯이 저는 미래를 향해 갑니다. 이제 케이팝은 케이팝을 넘어 세계와 함께 하는, 글로벌 뮤직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세계가 함께 하는 음악의 세상은 기술과 음악의 접목이어야 하고, 그것의 목표는 지속가능한 세상에 대한 기여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이브 방시혁 의장에게 주식을 매도할 때 마음의 결정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지속가능한 세상과 음악의 접합을 함께 하는 것에 뜻을 같이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기자 여러분들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면 더 힘이 나서 더 열심히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오늘 주총 현장에 나설 것이라는 한 매체기자의 근거없는 단독(?) 보도로 인해 다른 기자분들께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저는 지금 해외에 있습니다. 글로벌 뮤직의 세상에 골몰 중입니다.

기자 여러분들과 저, 그리고 글로벌 아티스트들이 함께 만나 세상을 위한 즐거운 축제를 벌이게 되는 날을 고대하며, 다시 한번 기자 여러분들의 노고에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수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