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참석
한국 불교인 만남 위해4번째 방문
티벳트 전통 수행법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명상법강의

티베트 전통 불교 수행을 현대에 맞게 해석해 전파하는 쟈 낄룽 린포체가 2023년 서울 국제불교박람회 에 참석하기 위해 28일 내한했다

사진/쟈 낄룽 린포체 명상 강의
사진/쟈 낄룽 린포체 명상 강의

 

이번 내한이 네 번째 내한으로 알고 있다. 서울국제 박람회에 참석하게 된 소감을 말씀해달라.

저는 전 세계의 불교 국가들이 굉장히 집처럼 느껴집니다. 어느 곳을 가든 익숙한 느낌이 듭니다. 거기다 이렇게 모여서 함께 수행까지 하니 더욱 그렇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한국에 오는 것이 즐겁습니다. 제가 세 번째로 한국에 왔을 때, 서울 국제 불교 박람회에 방문할 기회가 생겼고, 그때 박람회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고 계신지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박람회를 보고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불교나 부처님 가르침은 승단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일반인들과 사찰에서 지내는 출가자들 사이에 큰 격차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회적인 어려움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박람회에서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것인 것 같았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이렇게 여러 접시에 담아서 한 상 차려서 모두 오라고 초대하며 이게 부처님 가르침이고, 우리는 이런 것을 하고 있고, 다른 분들은 이런 것을 하고 있다고 보여주고 나누는 자리 같았습니다. 싱잉볼이나 목탁이나 절에서 쓰이는 용품들 등은 모두 부처님 가르침이 일부이고, 누군가는 이것들을 이어가야 하는 일입니다. 이런 것들을 한데 모으고, 여러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것을 나누기도 하고, 또 특별한 스승들을 초청하여 부처님 가르침에 대해 들을 수 있고, 부처님이 가신 길의 의미가 무엇인지 나눌 수 있는 서울 국제 불교 박람회는 현대적인 사회망을 형성해 서로를 더 잘 알아갈 수 있게 해주는 장인 것 같아 아주 감명깊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 가르침이 사회에 잘 전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서울 국제 불교 박람회의 초청에 응하여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평소에 불교 전통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박람회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여러 관련 사업이나 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영향을 받게 된다면, 앞으로 젊은 세대가 부처님 가르침을 이어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불교의 수행과 티베트 불교의 수행 중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어떤 면에서는 한국 불교와 티벳 불교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모두 부처님이라는 한 분의 가르침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티벳 불교의 특별한 점을 꼽자면 부처님의 가르침, 공부, 교학(철학), 수행(실천), 명상, 법맥, 금강승의 전승 이 모든 것들이 다른 것에 영향을 받지 않고 고유하게 21세기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전 세계의 여러 상황을 보면, 티벳같이 이렇게 어려운 사회적인 상황을 경험하면서도 수행이 원래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이어질 수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티벳에 여러 사회적인 상황 때문에 비록 부처님 가르침의 물리적인 부분 그러니까 경전이나 불상, 사원들이 파괴되었다고 하더라도, 수행자들의 마음이 침해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이어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진정한 선지식들의 수행을 통해 세대를 거쳐서 아주 잘, 조심스럽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티벳불교는 금강승Vajrayana’이라고 부릅니다. 금강승은 티벳불교에만 있는 특별한 전통입니다. 티벳에 불교를 전하신 빠드마삼바바Padmasabhava께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아주 특별한 방법으로, 거의 새로운 차원으로 부처님 가르침의 심오한 핵심을 전하신 것이 바로 금강승입니다. 금강승 가르침은 우리가 주로 일상에서 마주하는 상황에 언제나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저 신앙심과 헌신만을 가지고 일상과 떨어진 어딘가로 가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회적인 고통이나 어떤 어려움을 겪을 때 직접 적용할 수 있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좋은 수단입니다. 금강승에서는 지혜와 방편을 통해 어려운 상황을 다루어갑니다. 그리고 안팎의 다양한 어려움을 모두 수행의 길로 삼을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런 전승과 가르침이 티벳 불교의 아주 특별한 점입니다.

한국에 전해지는 부처님 가르침과 수행의 어떤 면은 금강승의 지혜와 금강승의 가르침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일상에서 더 실천하는 것이 필요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부처님 법은 사찰에 계신 스님들 뿐 아니라 모든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에서 모두 동등하게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국은 그러한 새로운 격변을 경험하는 중인 것 같습니다. 이는 모든 아시아 국가 사람들에게 아주 귀감이 되는 부분입니다.

 티베트 전통 불교 수행을 현대식으로 해석해 전파하시는 분으로 알고 있는데, 이 수행의 장점은 어떻게 되나

현대 사람들이나 고대의 사람들이나 시대만 다를 분, 모두 같은 사람입니다. 고대의 어려움과 현대의 어려움이 발생하는 방식은 좀 다를 수 있지만, 개개인이 경험하는 차원은 굉장히 비슷합니다. 크거나 작거나, 다른 종류의 고통일 뿐 모두 고통입니다. 이것을 잘 활용하면 아주 큰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기본적으로 중생들이 윤회의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티벳 불교의 금강승은 개개인의 마음을 다루는 면에 있어 굉장히 특별합니다. 각자의 감정적인 체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다루고,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것, 각자 자신의 감정을 다루는 방법에 대한 것입니다. 저는 이런 방법이 현대의 사람들에게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고통, 다른 사람의 고통, 모두 다양한 고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알맞게 잘 바라보고, 생각하고, 서로를 비난하는 대신 고통의 뿌리를 깨닫게 되고 그것으로부터 해방시켜나갈 수 있습니다.

수행을 함에 있어서 관점이 중요합니다. 대승불교 전통에서는 사랑, 자비, 평등한 마음, 기뻐하는 무량한 마음(四無量心)’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 네 가지는 모두가 좋아하는 것이지만 과연 이 네 가지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잊어버리곤 합니다. 이 네 가지 무량한 마음의 원인이 무엇인지, 행복의 원인이 무엇인지, 사랑의 원인이 무엇인지, 자비의 원인이 무엇인지, 기뻐함의 원인이 무엇인지, 평등심의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바로 우리의 마음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있는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부처님을 믿고 의지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부처님을 믿고 의지하니까 부처님이 행복을 주어야 한다고, 부처님이 성공하게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부처님을 믿고 의지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나는 길을 보여주었고, 이 길을 가든지 안 가든지는 각자가 선택할 일이다.’라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어느 한 순간에 어떤 문제를 해결해주실 수는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엄청난 가르침을 남기셨고, 그 가르침이 바로 부처님의 가피입니다. 부처님의 가피와 전수를 받고자 한다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공부하고 명상하고 사유(숙고)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관점을 일상에 적용하는 것이 모든 이들을 위한 이익이 됩니다. 그것이 바로 제가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 입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삶에 적용하는 방법을 전하고자 합니다. 현대 사회의 사람들은 매일같이 사원에 갈 수는 없지만, 부처님 가르침에 근거한 관점과 핵심을 지닌다면 언제나 사원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물론 시간이 될 때는 사원을 방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원은 아주 아름다운 곳이 많으니까요.

 명상을 가르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떻게 되나

현대 사회의 사람들이 명상에 대해 생각할 때, 특히 마음 챙김은 고통과 스트레스를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명상은 그 순간의 고통을 없애는 진통제 같은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명상은 두통 같은 차원이 아닌, 삶 전체에 적용할 수 있는 더 넓은 관점과 더 넓은 이로움과 영향력이 있습니다. 저는 명상을 왜 하는지스스로 확인해 보시라고 자주 말씀드리곤 합니다. 두통을 없애기 위해 명상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런 명상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사랑 속에서, 평화 속에서 쉬고자 명상한다. 그리고 이 명상 수행은 나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닌 모든 중생을 대신해서 하는 것이다.’ 라는 관점을 가지고 명상 한다면, 이 모든 에너지를 통해서 명상의 품성 안에서 그렇게 머무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명상 수행은 원래 있던 고통을 없애주는 것 뿐 아니라 고통이 생기지 않게 까지 해줍니다. 내면의 평화를 가져오게 되고, 일상을 즐겁게 살 수 있게 해줍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명상 수행을 지도할 때 사람들이 명상을 통해 가져가기를 바라는 부분입니다.

요약하자면, 먼저 마음을 평화롭게 하고, 그 평화로운 마음에 반드시 자비와 사랑, 보리심이 깃들어야 합니다. 요즘에 있는 다양한 명상들이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이런 태도를 통해 명상의 품성이 달라지게 됩니다.

 불교 창시자 석가모니의 인도 불교와 티베트 불교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질문의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해되는 선에서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내용 중 티벳 불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설명이 된 것 같습니다. 고대의 인도 불교가 있었고, 금강승은 고대에서 시작해 지금 이 현대 사회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티벳 불교는 8세기에 불교가 전해진 이후에 여러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지금까지 그 고유한 품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굉장히 강력한 수행자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도는 역사적으로 어느 시점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인도 내에서 불교가 잘 이어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인도에서도 다시 불교 수행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다시 불교와 연결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지만, 아주 큰 역사적인 단절이 있는 실정입니다. 요즘에는 티벳 불교의 금강승 가르침이 인도에 영향을 주고, 인도에서는 이 금강승을 통해서 다시 불교 수행과 연결되어가고 있습니다.

이 둘의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인도는 인도의 고유의 문화가 있고 티벳은 티벳의 고유의 문화가 있고 그 영향을 받은 점입니다. 어디든 부처님 가르침이 다른 문화권에 가면 문화적으로 영향을 주고받게 됩니다. 부처님 가르침이 번역되어 전해질 때 사람들이 그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만약 어떤 것이 상황이나 조건을 반영하지 않고 그저 원형만을 고집한다면 과연 오래 유지될 수 있을지, 그리고 다른 이들이 과연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내용은 아주 큰 주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무튼, 철학적으로,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음에도 부처님 가르침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아주 생생하게 이어져오고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부처님의 가르침 중에는 그 가르침의 아주 오래된 기초가 되는 내용인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四聖諦)’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는 고대의 유물 같은 것이 아닌, 오늘날까지 수행으로 이어지고 있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인도뿐 아니라 티벳에서도, 한국에서도 모두 똑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의 네 가지 인장(四法印)’ 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두 가지는 뭔가 새롭게 바뀌어야 하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이 순간에 언제나 활용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현대의 언어와 현대의 방식에 맞춰 설명될 수는 있을지언정, 그 핵심과 내용은 같습니다.

그러므로 인도의 고대 불교와 금강승은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금강승은 빠드마삼바바께서 발굴해내신 것입니다. 그래서 빠드마삼바바를 숨겨진 보물을 발굴한 사람(掘藏師)‘라고 합니다. 이런 숨겨진 가르침은 부처님께서 심오한 가르침을 다양한 방법으로 오늘날까지 전하시는 바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금강승의 가르침은 이런 것들은 굉장히 효과적인 수행이며, 아마 이런 점을 인도 불교와 티벳 불교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계의 여러나라로 강의를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전 세계 불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 무엇인가

위에서 어느 정도 말씀드린 것 같습니다. 제가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적, 종교적 배경이 있는 제자들과 대중들을 만나 가르침을 전할 때는 어떤 배경이든, 그게 누구이든 상관 없이 그저 부처님 가르침의 원칙과 그 관점을 배우고자 열려 있는 누구에게나 법문을 합니다. 그렇게 제가 법문을 해드리르 분들이 불자이시든 아니시든 상관 없고, 더 많은 사람드이 불자가 되게 하는 것도 제 목적이 아닙니다.

저는 부처님의 특별한 가르침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고 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고자 하는 사람, 그 길의 일부가 되고자 하는 사람의 깊은 마음이 열린 정도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 사람들이 갖는 사회적인 문제들, 일상의 여러 일들, 경험하는 고통들을 잘 다룰 수 있도록 가르침을 드리는 것이고, 또 어떤 관점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그리고 이런 고통들을 어떻게 부드럽게 잘 다룰 수 있는지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여러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일지라도 결국 모두 똑같습니다. 우리 모두 행복을 바라고, 고통을 피하고자 합니다. 그러니 서로를 돕는 것이 바로 자비 수행입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