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SPC 계열사 사업장 10곳 중 8곳은 산업안전보건법을 어기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고용노동부(장관 이정식)가 지난 10월 SPC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기획감독을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기획감독은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숨지고, 샤니 성남공장에서 40대 남성 근로자의 손가락이 절단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것을 계기로 진행됐다.

노동부는 지난 10월 28일부터 11월 25일까지 18개 계열사 58개소를 대상으로 감독을 실시했다. 산업안전 분야와 근로기준 분야로 나눠 꼼꼼한 검사가 진행됐다.

산업안전 분야는 12개 계열사 52개소에 대한 감독을 진행했다. 그 결과 86.5%에 해당하는 45개소에서 277건의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기본 안전조치 미흡을 비롯해 안전·보건관리자가 없거나 있더라도 다른 업무를 수행한 경우, 산업재해 발생 원인 등 기록을 보존하지 않은 경우 등의 위반사항이 드러났다.

이에 노동부는 39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총 6억1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또 위험기계 중 자율안전확인 신고를 하지 않은 식품혼합기 40대, 컨베이어 1대 등 총 44대를 사용중지 조치하는 등 38개 사업장에 193건의 시정조치를 내렸다. 26개 사업장의 경우 대표 등에 대해서는 127건의 사법조치를 진행한다.

근로기준 분야로는 15개 계열사 33개소를 대상으로 감독을 진행했다. 계열사 중 제조공장이 있는 9개 계열사의 경우 산업안전 분야와 합동 감독이 진행됐다. 정보통신 기술(IT)과 서비스 등 6개 계열사는 근로기준 분야만 감독했다.

이번 감독으로 12개소에서 연장·야간·휴일 근로 수당, 연차수당, 상여금, 퇴직금, 기타 수당 등 총 12억8500만원을 미지급한 것이 적발됐다. 모성보호, 근로시간, 서면 근로조건 명시의무 등 위반사항이 총 116건이다. 노동부는 이 중 5건의 경우 사법처리를 진행 중이며 10건에 과태료 7260만원을 부과했다. 시정 지시는 101건이다.

노동부 류경희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진행되었음에도 아직까지 현장의 실질적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앞으로는 노사 모두가 위험을 보는 눈을 키울 수 있는 위험성 평가 중심의 자기규율 예방체계를 확립하는 데 전력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PC 측은 이미 노동부의 감독 내용 대다수의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SPC는 “지적된 내용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조사 수검과 동시에 지적된 사항에 대해 즉각 개선을 시작해 산업안전 관련 총 277건 중 99%에 해당하는 276건을 이미 조치 완료했다. 근로감독 결과에 대해서도 현재 약 80% 조치 완료했으며, 나머지 사안들에 대해서도 조속히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12억8500만원의 임금 체불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최근 개정된 대체휴무 관련 법령에 대한 미숙지로 인해 오지급된 것으로 고의성은 전혀 없었다”며 교육 강화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SPC는 “최근 계열회사에서 발생한 안전 사고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전사적인 안전경영 강화와 근로환경 개선은 물론, 직원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거듭 말했다.

하지만 돌아선 민심은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SPL 사망 사고 이후 불거진 불매운동이 2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파리바게뜨는 체감되는 매출 하락에 오랜 기간 함께한 아르바이트생을 정리하고 점장 부부만 근무하기로 결정했다고 토로했다.

케이크 대목이라 불리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소비자들은 SNS를 통해 SPC 불매운동을 인증했다. 누리꾼들은 “매년 회사에서 주던 SPC 계열사 쿠폰을 올해는 다른 업체로 줬다” “프랜차이즈 빵집의 노동자 처우가 비슷하다고 해서 동네 빵집을 이용했다” “SPC 불매한다고 키트를 사서 케이크를 직접 만들었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케이크 없이 보냈다” 등의 글을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