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대출길이 막히면서 건설업계 어려움 가중
청약 당첨 후 계약 취소 등으로 미분양 물량 증가
건설사 부도로 협력업체 피해 번져...줄도산 우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국의 어음 부도율은 0.20%, 앞선 9월엔 0.26%다. 지난 2017년 6월 이후 5년 3개월 만에 최고의 어음 부도율이다. 

대형 건설사업의 자금줄인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강원도의 레고랜드 사태로 금융권의 대출길이 막히면서 건설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건설업체의 부도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협력업체들의 피해가 번지고 있다. 건설사의 줄도산이 우려된다.

현재 부동산 분양시장의  한파는 거세다. 최근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12월 미분양 물량 전망지수는 135.8이다. 미분양의 물량 전망은 지난 10월 122.7에서 11월 131.4, 12월 135.8로 계속해서 상승했다. 135.8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건설업계는 미분양 사태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약 당첨 후 미계약 수분양자들의 계약 취소 등으로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파른 기준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위축 등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미분양 주택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주택 거래가 끊기고 집값이 하락세로 미분양이 쌓이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물량 증가로 분양시장이 무너지는 등 주택시장 침체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 특히 미분양과 낮은 계약률에 위약금을 물더라도 계약을 해지하는 건설사까지 나오고 있다.

건설사들은 분양을 더 미루면 고금리에 따른 금융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일부 물량이라도 털어내려고 한다. 할인 분양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서라도 계약률을 끌어올려 자금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할인 분양은 내집을 마련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소식일 수 있지만, 할인 폭이 향후 주택가격 하락 예상 폭을 충분히 넘어서는지, 주변 시세와는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입지는 좋은지 등을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

어쨌튼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분양 시장에선 옥석가리기가 더욱 뚜렷해지고,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수 밖에 없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시장 경색과 고금리 지속, 거래절벽 장기간 지속 등 아파트 분양시장 침체가 빨라지면서 정부의 신속한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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