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크라상 매출과 빵류 제조업체 매출 평균 비교 /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FIS 식품산업통계정보
㈜파리크라상 매출과 빵류 제조업체 매출 평균 비교 /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FIS 식품산업통계정보

[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최근 잇따른 사고와 후속 대처 미흡으로 SPC 계열사를 두고 불매 운동이 번지는 가운데 사실상 불매가 매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SPC 계열사의 5곳이 전체 빵류 제조업체 매출 중 상위 5개를 차지하고 있으며 점유율은 83.4%에 달한다.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번, 편의점 제품 등도 제조업체가 SPC 계열사인 곳이 많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FIS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빵류 제조업체의 전체 매출은 4조5172조9300만원(전체 83곳 중 매출이 있는 82곳 기준)이다. 매출액 기준 상위 5개 기업은 ㈜파리크라상, ㈜SPC삼립, 에스피엘㈜, ㈜샤니, ㈜호남샤니다. 모두 SPC 계열사다. 5곳의 매출액은 3조7658억12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83.4%를 차지한다.

전체 매출 1위인 ㈜파리크라상은 전년 대비 4.56% 매출이 증가한 1조8511억9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매출의 41%에 이르는 수치다. ㈜파리크라상은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등을 운영한다. 2위인 ㈜SPC삼립은 매출 1조3693억3900만원으로 전체의 30.3%를 차지했다. 포켓몬빵의 열풍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이 8.21%, 영업이익이 45.45%, 순이익이 298.36% 증가했다.

3위인 에스피엘㈜는 2575억8700만원으로 5.7%의 점유율을 보였다. SPL은 SPC 계열사에 빵 반죽, 제품 등을 납품하는 곳이다. 최근 평택 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4위 ㈜샤니는 2222억4300만원으로 4.9%, ㈜호남샤니호는 654억4400만원으로 1.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 23일 40대 남성 근로자의 우측 검지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한 곳은 샤니 성남공장이다.

82곳의 전체 평균 매출액은 550억8900만원으로 평균 매출액을 넘는 기업은 SPC 계열사 5곳과 로쏘㈜(628억6000만원), 서울식품공업㈜(552억9800만원), ㈜신라명과(552억5500만원) 등 8곳뿐이다. ㈜파리크라상은 평균의 33.6배, ㈜SPC삼립은 평균의 34.9배에 달한다.

빵류 제조업체 매출 상위 10개 기업 /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FIS 식품산업통계정보
빵류 제조업체 매출 상위 10개 기업 /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FIS 식품산업통계정보

불매운동이 거세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전체 빵 매출의 83.4%를 차지하는 SPC 계열사 브랜드를 모두 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이 아니더라도 SPC 계열사의 빵을 접할 수 있는 곳은 많다.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의 행버거용 빵 등 빵 식자재 시장점유율은 70% 수준이다. 프랜차이즈 햄버거 브랜드 롯데리아, 버거킹, KFC, 군대리아, 노브랜드 등에서도 SPC 제품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쉐이크쉑의 경우 일본에도 번을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편의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에서는 빵을 비롯해 케이크, 호빵, 샌드위치는 물론 생수와 티 종류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다.

누리꾼들은 SPC를 카카오에 빗대 ‘빵카오’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카카오는 최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여러 서비스가 먹통이 돼 전 국민적인 불편을 초래한 바 있다. 카카오가 메신저와 메일 뿐 아니라 페이, 인터넷 은행, 택시와 내비게이션 등 모빌리티,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과 웹툰 등 엔터테인먼트, 게임, 패션 등 다양한 분야로 문어발식 확장하며 독과점 행위를 한 것과 비교한 것이다.

한편, SPC 측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산업분류 체계에서 ‘빵류 제조업’으로 등록된 업체들만을 토대로 시장 현황을 설명한 것이다. 해당 통계는 제빵 시장의 현황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뚜레쥬르를 운영하고 있는 CJ푸드비르이 경우 서양식 음식점업으로 등록돼 위의 빵류 제조업체의 전체 매출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SPC는 “제빵 시장에서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CJ푸드빌(5387억, 2021년) 매출만 더해도 전체 시장크기는 5조514억으로 늘어난다”며 “국내 제빵시장 규모를 산정하는데 빠질 수 없는 ‘개인제과점’ 규모가 2016년에 약 2조3353억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출처 AT 통계 자료), 국내 전체 제빵시장 크기는 최소 7조4000억원 규모 이상으로 추정되며, 자사의 점유율은 약 40% 후반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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