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 사이 27조8000억 달러 '증발'...금융위기 이후 최대폭 감소 
외환보유고 소진ㆍ경상수지 적자와 함께 맞물려 외환시장 불안
시장 개입에도 환율 큰 폭 오르면서 외환 위기에 대한 우려 커져

10월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는  4167억7000만달러다. 1개월 사이 196억6600만 달러(약27조8000억 달러)가까이 줄어든 것다. 외환 당국이 원·달러 환율 안정을 위해 달러화를 매도하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감소하는 등 외환보유고가 2개월 연속 줄었다. 고환율 대응 과정에서 외환보유고를 소진하는 데, 경상수지 적자와 함께 맞물려 외환 시장을 불안케 한다.

지난 12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3개월 만에 또다시 0.5%p 인상했다. 다섯 차례 연속 0.5%p 인상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8월 연 0.5%였던 기준금리가 1년 2개월 만에 3%가 됐다. 기준금리가 10년만에 3%대에 진입했다. 좀처럼 꺾일 줄 모르는 물가를 잡기 위한 인상이었다고 한다.

또한 한ㆍ미 간 금리가 벌어지는 걸 그대로 둘 경우 외국인 자본이 유출될 수 있기 때문에 환율은 더 오를 수 있다. 이번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ㆍ미 양국간 금리 차이는 다소 좁혀졌지만,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또 0.75%p를 올리면 그 격차는 다시 최대 1%p로 벌어진다. 이럴 경우 국제 금융시장에서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또 국내에서도 채권 자금을 중심으로 해서 외국인 자금 이탈하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

한ㆍ미 금리 역전폭이 커지고,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통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 증대로 이어지지 않고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안에서 한국의 외환보유고가 적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진짜 없다"고 답하면서도 "외환시장에서 9월 같이 쏠림 현상이 있을 경우,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9월 외환보유고는 이례적으로 감소폭이 컸다. 일부 전문가들은 외국인 자금이 이탈 움직임이 보인다고 말한다. 또한  최근들어선 예상치 못한 글로벌 경제의 여러 불확실성이 한꺼번에 일어나고 있다. 즉,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자이언트 스텝 결정. 영국의 금융 불안, 일본 엔화의 투기 등으로 불가피하게 쏠림 현상이 굉장히 커져 개입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다.

외환시장 압력지수가 높아지면 외환위기 시그널이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외환 당국의 시장 개입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큰 폭 오르면서 외환 위기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커진다.

아직은 경제 위기 수준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각종 경제지표가 빠르게 악화하고 있어 국가 신용도가 하락할 수 있는 만큼 경각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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