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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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쿠팡의 산업 재해 신청 건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도마에 올랐다. 쿠팡 측에서는 물류센터 냉난방 효율을 개선해 산업 재해 신청 건수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다만 매년 혹서기에 반복적으로 같은 문제가 제기된 만큼 이번에야말로 근로자들이 느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될 수 있을지 이목이 모아진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공개한 근로복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5년간 산업 재해 신청 상위기업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신청 건수는 4537건으로 이 중 4312건이 승인을 받았다. 같은 자료 10위에 오른 쿠팡의 물류자회사 쿠팡풀필먼트는 1285건 신청해 1195건 승인된 것으로 집계됐다. 두 건수를 합하면 전체 1위인 대한석탄공사(신청 5287건‧승인 2872건)를 뛰어넘는다.

산재 신청 뿐 아니라 승인 건수도 많은 쿠팡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은 “쿠팡풀필먼트서비스에서 매일 평균 약 0.9명의 노동자가 질병을 얻거나 사고를 당한 셈이다. 실제 다치고도 산재 신청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음을 고려하면 실제 숫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지적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
사진=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

그는 국정감사에서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쿠팡풀필먼트서비스의 산업 재해 신청 승인 건수가 급격히 늘었다. 2020년 신청 239건, 승인 224건에서 2021년에는 신청이 323건, 승인이 297건으로 대폭 상승했다. 특히 올해 8월까지 기준으로 이미 신청이 373건, 승인이 345건을 돌파하며 전년도를 뛰어넘었다.

이와 함께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쿠팡 주소지 기준 119 구급 출동기록(2021년 1월~2022년 7월) 자료를 참고했을 때 쿠팡의 구급 환자는 하절기에 집중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1년 1월부터 겨울(1‧2월) 8건, 봄(3‧4‧5월) 11건, 여름(6‧7‧8월) 19건, 가을(9‧10‧11월) 15건, 겨울(12‧1‧2월) 7건, 봄(3‧4‧5월) 9건, 여름(6‧7월) 25건 등이다. 2021년 6‧7‧8월 19건이었던데 반해 2022년 6‧7월에 이미 25건을 넘어섰다. 혹서기인 8월 출동 기록까지 더해진다면 더욱 많을 전망이다.

사진=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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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는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입장을 전했다. 정 대표는 “산재 건수,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다”며 물류센터 냉난방 효율성을 개선할 계획이라 밝혔다. 그는 “냉난방기가 2만 개가 설치돼 있다. 자체적 TF와 전문적인 컨설팅을 받아 효율화를 높일 계획이다”고 전했다.

하지만 쿠팡의 대책 마련은 매년 혹서기와 국정감사 이후에 잠잠해지곤 한다. 이학영 의원은 “쿠팡의 산업 재해 증가는 과도한 업무 강도와 노동자에 대한 사측의 지나친 작업량 압박이 원인”이라며 “지난 몇 년간의 지적에도 쿠팡 물류창고 노동 환경 개선은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유료 멤버십 900만 물류를 책임지고 있는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소비자의 호응이 유지될 수 없을 것”이라고 쿠팡 근로환경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노총 최명선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지난 7월 열린 ‘폭염 시기 노동, 온열병 예방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토론회에서 ‘반짝 폭염 대책의 반복’을 지적했다. 그는 “2005년 정부가 폭염 대책을 발표한 이후 17년째 권고와 가이드라인으로만 있을 뿐이다. 폭염 시기에만 반짝 거론되다가 지나가는 악순환을 반복해왔다”며 “선제적인 대책 마련은커녕 부분적인 가이드라인만 보완하며 폭염 기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린다. 쿠팡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건강권 문제를 방치하고 있는 정부와 국회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정부에서 나서서 특별점검과 지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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