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여파 '현실'되고 있어
미중간 공급망 양분화 추세 강해져
정부는 각국 환경 변화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지난 8월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 후 공포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곧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그 영향으로 현대차그룹의 9월 미국내 전기차 판매 대수가 전월 대비, 현대차는 14%, 기아차는 22%씩 각각 줄었다.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 차별 논란으로 우려됐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여파가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은 미국이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 배제와 자국 내 제조업 강화를 밀어붙이면서 경제적 타격을 입으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한국산 전기차가 세액공제 혜택에서 제외된 게 대표적 사례다.

한국은 전기차 뿐만 아니라 반도체 분야에서 대중 견제에 나선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관련 협의체 '칩 4'를 둘러싸여 고민이다. 최첨단 반도체 기술 확보를 위해 미국의 제안을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한국 반도체의 최대 시장인 중국의 반발을 무시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칩4'를 둘러싸고 한미간에 균열 조짐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반도체 수입국이며 삼성전자 등의 핵심 시장인 만큼 참여국가 간 갈등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한국은 국제 공조를 밝혔지만, 상황이 비슷한 유럽연합(EU)과 일본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공급망 양분화 추세도 강해지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 감축법 , 반도체 지원법 등을 통해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 공급망 재편을 공언했다. 이러한 공급망 문제는 한국 기업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젠 정부 당국은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검토해야 할 때다. 범정부 차원의 지원 체계를 갖춰 경제 안보와 직결되는 핵심 품목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즉, 산업에 대한 재정·세제·금융 지원 근거를 만들고, 별도의 공급망 안정화 기금도 마련해야 한다.

정부 당국은 각 국의 환경 변화에 대해 중소·중견 수출기업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기업들과의 소통을 원활하여 다양한 건의사항을 양자 협상에 반영하려는 노력도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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