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의 파장 '휘청'...주가 급락
예측할 수 없는 복합적 요인 '상존'
수출기업, 환 손실로 우려의 목소리 커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 되나

15일 오전 8시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94원이다. 전날 미국 소비자물가 지수(CPI)가 예상을 웃돌며 고강도 긴축 우려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390원대에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73.6원) 보다 17.3원 오른 1390.9원에 거래를 마친 것이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30일(1391.5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여파로 국내 증시는 이날 1.56% 급락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그리고 미국 물가지표 발표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강도 긴축을 상당 기간 이어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외환·증권 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달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금리인상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언급한 후 달러가치가 치솟고 있다. 그리고 에너지 수급 불안에 따른 유로화 약세, 중국 경기 둔화 등 예측할 수 없는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상존하는 만큼, 1400원을 돌파는 시간 문제고, 올 연말엔 1500원까지 갈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나온다. 또한 외생변수가 크기 때문에 우리가 풀 수 있는 요인은 제한적이다. 기술적으론 상단을 1400원 정도 예상하지만, 상단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분간 원화 약세 흐름은 국내외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 반도체 산업의 위기 역시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달러의 거센 공세에 수출기업들이 연달아 파생상품 환 손실을 내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비에이치아이, 미래나노텍, 선익시스템, TCC스틸, 에스에이엠티, 테크윙 등 6개 상장사들의 손실 금액은 830억1049만원이다. 기업별 평균 손실액이 138억원이다.

복합 위기 상황에 악재가 겹치면서 결국 경기 침체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곳곳에서 비관적 경제 지표가 나오며 'S(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현실화 됐다는 분석도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에서 통화 정책만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여 경기 부양책으로 사용하는 단기적인 처방이 필요할 때다. 재정을 더 확충해야 한다.

원·달러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해 한국은행의 추가 '빅스텝'도 거론될 수 있지만, 자칫하면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가 나서서 유동성 우려를 해소한다든가, 공급망 이슈에 잘 대처하고 있다는 믿음을 주는 등 시장의 불안심리를 완화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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