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기획 후 여러 고비 겪고 2021년 공개
넷플릭스 역대 최대 흥행 시리즈로 기록돼
미국 LA, 매년 9월 17일 ‘오징어 게임의 날’ 지정

12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Primetime Emmy Awards)’가 개최됐다. (왼쪽부터) 배우 오영수, 정호연, 감독 황동혁, 싸이런픽쳐스 김지연 대표, 배우 이정재, 박해수 / 사진=AP/뉴시스
12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Primetime Emmy Awards)’가 개최됐다. (왼쪽부터) 배우 오영수, 정호연, 감독 황동혁, 싸이런픽쳐스 김지연 대표, 배우 이정재, 박해수 / 사진=AP/뉴시스

[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넷플릭스(Netflix)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또 한 번 한국 최초, 아시아 최초, 비영어권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12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Primetime Emmy Awards)’가 개최됐다.

‘오징어 게임’은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포함해 6관왕을 차지하며 1년여간 이어온 열풍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황독혁 감독의 감독상, 배우 이정재의 남우주연상, 이유미의 여우단역상, 프로덕션디자인상, 시각효과상, 스턴트퍼포먼스상을 수상했다.

앞서 ‘오징어 게임’은 작품·감독·극본상 후보 황동혁 감독, 남우주연상 후보 배우 이정재, 남우조연상 후보 오영수와 박해수, 여우조연상 후보 정호연 등 13개 부문 14개에 노미네이트 됐다. 주요 부문 후보로 선정된 것은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 비영어권 최초의 성과다.

노미네이트에 그치지 않고 주요 부문 수상까지 달성하며 사상 초유의 기록을 또 한 번 세웠다. 여기에 황 감독이 “시즌2로 돌아오겠다”고 말한 만큼 또 한 번의 신드롬급 인기를 기대하게 했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다. 지난 2021년 9월 17일 첫 공개됐다.

공개 전부터 국내에서는 이정재와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 황동혁 감독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에피소드 당 30억원의 제작비가 들었다는 소식에 다시 한번 이슈가 된 바 있다. 당시 국내 드라마의 제작비는 회당 4~5억원 수준이었고, 광고와 PPL을 고려해도 10억원 이하인 경우가 많았다. 대작 드라마의 탄생에 시청자들은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특히 기획과 제작에 긴 시간이 소요된 만큼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많았다. ‘오징어 게임’은 황 감독이 2008년 ‘한국식 서바이벌’을 염두하고 시나리오를 구성했다. 하지만 ‘상업성이 있겠냐’ ‘어렵고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투자도 캐스팅도 난항을 겪었다. 1년여의 기간에도 제작에 진척이 없자 황 감독은 ‘오징어 게임’을 서랍 속에 넣을 수밖에 없었다.

사진=넷플릭스(Netflix)
사진=넷플릭스(Netflix)

10년이 넘는 인고의 시간이 지난 뒤 드디어 제작되고 공개된 ‘오징어 게임’의 뚜껑을 열어보니 대반전이었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가 정식 서비스되는 국가 전체에서 1위를 기록한 첫 대한민국 작품에 등극했다. 넷플릭스가 공식적으로 역대 가장 많은 시청 가구수를 기록한 콘텐츠라 발표했다. 공개 후 28일간 시청 시간이 16억5045만 시간에 달한다.

‘오징어 게임’은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94%로 호평을 받았고, 포브스에서 꼭 봐야 할 드라마로 소개됐다. CNN, 뉴욕타임즈, 월스트리트 저널 등 해외 유력 매체들도 극찬하는 등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공개 이후 3주 만에 시가총액이 약 24조 4343억 원(+7.87%)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증시 대장주인 애플(-3.96%)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3.40%), 아마존(-5.72%), 구글 모기업 알파벳(-2.66%), 페이스북(-11.53%) 등 주요 기술기업의 상황을 봤을 때 ‘오징어 게임’ 성과가 더욱 두드러진다.

이는 ‘오징어 게임’이 기존 넷플릭스 흥행 작품에 비해 적은 제작비로 큰 성공을 거둔 영향이다. 같은 해 3월 기준 ‘더 크라운’은 회 당 154억원, ‘기묘한 이야기’는 142억원, ‘브리저튼’은 84억원이 들어간 것과 비교된다.

넷플릭스 내부에서도 ‘오징어 게임’을 공개한 지 한 달여가 지난 시점에서 영향력 가치를 약 9억달러(한화 약 1조800억원)라 평가한 바 있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는 해당 시리즈에만 그치지 않고 K콘텐츠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인 문화현상(global phenomenon)이 됐다고 진단했다. 각계각층에서 유례없는 속도로 확산됐다.

작품을 패러디한 다양한 밈이 SNS 여러 플랫폼으로 퍼져 인기를 끌었다. 극 중 등장하는 게임과 옷, 신발 등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다. 외국인들은 딱지치기를 하고 달고나 만들기에 도전하는 것을 넘어 한국어를 직접 배우기 위해 나섰다. 구독자 8000만명이 넘는 미국의 유튜버 MrBeast(지미 도날슨. Jimmy Donaldson)은 ‘오징어 게임’ 세트장을 재현해 456명의 참가자와 게임을 진행했다.

이에 LA는 ‘오징어 게임’이 미국 대중문화에 미천 영향력과 성과를 기념하고자 ‘오징어 게임의 날’(Squid Game Day)을 지정했다. ‘오징어 게임’이 공개된 9월 17일을 기념해 매년 9월 17일을 ‘오징어 게임의 날’로 정했다.

해당 결의안을 발의한 한국계 존 리 LA 시의원은 ‘오징어 게임의 날’을 통해 한국 문화와 전통을 알리고 아시아‧대평양의 목소리를 키울 것이라 계획을 밝혔다.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 트로피를 차지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배우 윤여정에게 한국인 최초의 아카데미상을 안긴 영화 ‘미나리’ 등 한국 작품들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미국, 일본을 비롯해 중국, 터키, 필리핀, 독일 등 전 세계에서 리메이크 등 다양한 제안이 쏟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K콘텐츠의 인기가 지나가는 바람이 되지 않고 주류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한국의 정서와 문화를 담으면서도 전 세계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가 지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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