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농심
사진=농심

[정다미 기자] 라면 업계 1위 농심이 오는 9월 15일 라면과 스낵 일부 품목의 가격 인상을 확정했다.

24일 농심이 라면과 스낵 주요 제품의 출고가격을 각각 평균 11.3%, 5.7% 인상한다고 밝혔다.

농심의 가격 인상은 라면의 경우 지난해 8월, 스낵은 올해 3월이다. 이번 인상 배경은 올해 4월 이후 국제 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고 환율이 상승해 원가부담이 심화된 것이다. 특히 올해 2분기 이후 국내 협력업체의 납품가를 인상하면서 농심의 제조원가 부담은 더욱 가중됐다. 실제로 소맥분, 전분 등 대부분의 원자재 납품 가격이 인상됐다.

2022년 상반기 연결기준 농심은 매출액 1조4925억원, 영업이익 38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6.4%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5.4% 감소했다. 2분기 별도기준(해외법인 제외한 국내 실적) 영업이익의 경우 적자로 전환됐다. 영업이익 적자는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이다.

추석 이후 인상되는 품목은 라면 26개, 스낵 23개 브랜드다. 주요 제품의 인상폭은 출고가격 기준으로 신라면 10.9%, 너구리 9.9%, 새우깡 6.7%, 꿀꽈배기 5.9%다. 인상폭으로 봤을 때 라면의 경우 사리곰탕컵이 15.2%로 가장 많이 올랐고, 육개장면(봉지면)가 4.1%로 가장 적게 인상됐다. 최근 출시된 라면왕김통깨, 후루룩쌀국수미역국 등 신상품은 이번 가격 인상 품목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에서 봉지당 평균 736원에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가격은 약 820원으로, 새우깡의 가격은 1100원에서 약 1180원으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 제품의 실제 판매가격은 유통점별로 상이할 수 있다.

농심 관계자는 “그간 라면과 스낵 가격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내부적으로 원가절감과 경영효율화를 추진하는 등 원가인상 압박을 감내해왔지만, 2분기 국내에서 적자를 기록할 만큼 가격조정이 절실한 상황이었다”며 “협력업체의 납품가 인상으로 라면과 스낵의 가격인상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소비자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감안해 추석 이후로 늦췄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아직 가격 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가격 인상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7893억원, 영업이익은 32% 늘어난 477억원을 달성했다. 원부자재 등 글로벌 상황으로 인한 원가 압박이 있었으나, 전체 매출에서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20~30%라 리스크를 방어할 수 있었다.

삼양식품도 아직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삼양식품은 최근 불닭볶음면 시리즈의 해외 인기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3%, 영업이익이 92% 증가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가격 인상을) 급하게 할 생각은 없다. 여건이 다른 것 같아서 검토하지 않고 있다. 수출에서 적지 않은 실적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다만 국내 시장 상황을 살피고 있다고. 삼양식품 관계자는 “국내 라면 시장 자체가 경쟁이 극심하고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서 의미있게 이익을 내기 어려운 상태”라며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고 내수시장 상황은 비슷해 예의 주시 중이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