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상승은 일정부분 불가피
원화 약세폭, 여타 통화에 비해 크지 않아
환율상승, 투기 수요가 몰릴 수 있어 '주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3일 오전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의 통화 상황이 우리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비상경제대책회의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잘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달러화 강세에 따라 원ㆍ달러 환율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우리 경제의 재무 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이것이 수입 물가를 상승시키고 국제수지를 악화시켜 우리 시장에 부정적 영향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잘 대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말은 '환율 상황을 관망하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하지만 외환 당국은 윤 대통령의 이런 발언이 나온 뒤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에 기인한 원ㆍ달러 환율상승 과정에서 역외 등을 중심으로 한 투기적 요인이 있는지에 대해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환율 상승세에 '제동'를 걸기 위해 당국이 공식 구두개입에 나선 것이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은 6월 13일 이후 2개월 여만이다.

달러화 강세에 따른 원ㆍ달러 환율상승은 일정부분 불가피하지만,지나치게 빠른 상승세는 제어할 필요가 있다. 환율상승 상황에서는 투기 수요가 몰릴 수 있다. 환율상승세를 부추기는 것도 막아야 한다.

23일 달러 대비,원화환율은 달러당 1345.5원로 거래를 마쳤다. 이러한 환율 수준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9일(고가 기준 1357.5원) 이후 약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4월 28일(1356.80원) 이후 가장 높다.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비춰볼 때,지금의 환율 변동성이 과도한 면도 있다고 볼수 있다. 하지만

최근의 환율 급등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 우려도 있지만, 유로와 엔화 등 비(非)달러 지역 통화의 약세 압력 때문일 수 있다. 여기에 중국이 7개월 여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위안화 가치 하락이 원화 약세를 키우고 있는 양상이다.

이로 인해서 원화 가치가 금융위기 수준으로 곤두박칠 치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경기 침체로 이어질수 있다는 점이다. 즉, 달러 강세를 누를 만한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원화가치 하락은 우리나라 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서면서 고공 행진하던 환율상승 속도가 일부 조절될 수 있다. 원ㆍ달러환율의 상승이 글로벌 달러화 강세로 인해 촉발된 만큼 당국의 개입으로 추세적 상승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당분간 원ㆍ달러 환율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원화 약세폭은 엔화와 유로화 등 여타 통화에 비해 크지 않은 편이다. 굳이 통화 당국이 환율 안정을 위한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지 않고 긴축 기조를 이어갈 필요성이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