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2040년에는 전체 육류 소비 중 60% 차지할 전망
2025년 국내 식물성 식품 규모 293억원 추정
CJ제일제당·신세계푸드·농심·풀무원 등 경쟁 치열

사진=농심
사진=농심

[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갈수록 심해지는 지구온난화와 끝나지 않는 코로나19로 인해 환경과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비건 인구도 늘면서 식물성 식품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다. 이에 기업들은 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육을 중심으로 식물성 식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체육은 비 동물성 재료로 모양과 식감을 고기와 유사하게 만든 식재료다. 과거 콩고기 등으로 일부 집단에서 찾는 식재료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맛과 기술을 개발하며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르는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AT커니는 2040년 세계 육류 소비 시장에서 배양육과 식물성 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할 것이라 예상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식물성 대체육 시장은 2020년 1740만달러(228억원)다. 이는 2016년 대비 23.7% 증가한 것이다. 오는 2025년에는 2260만달러(약 296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푸드(대표 송현석)는 대체육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독자 기술로 만든 브랜드 ‘베러미트’로 대체육 시장에 진출했다. 돼지고기 대체육 ‘햄 콜드 컷’을 처음으로 공개한 뒤 올해 ‘식물성 런천 캔햄’을 선보였다.

또 올해 국내 첫 식물성 정육 델리 팝업스토어 ‘더 베러’를 개장했다. 베러미트를 비롯한 다양한 비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연말까지 더 베러를 운영한 뒤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미국에 600만달러 규모의 자본금을 출자해 100% 자회사 ‘베러푸즈’를 설립하고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송 대표는 “대체육을 경험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많다는 것을 고려해 조금씩 제품에 대한 가치를 알리고 판매 채널을 넓혀가겠다”며 “향후 사업 규모가 커지면 가격 경쟁력은 더 높아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CJ제일제당(대표 최은석)은 미래 주력 성장동력으로 식물성 식품을 꼽았다. 2025년까지 매출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해 인천 2공장에 1000톤 규모의 자체 생산라인도 구축했다.

지난해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Plantable)’을 론칭한 이후 비건 만두, 비건 김치를 시작으로 비비고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것을 예고했다. 고기를 대체하는 식물성 소재인 TVP(Textured Vegetable Protein)를 독자적인 기술력을 담은 떡갈비, 함박스테이크 등을 공개했다.

또 해외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인도네시아의 대체육 관련 기업 그린레벨에 13억원을 투자했다. 세포배양배지 국산화를 추진하는 바이오 기업 케이셀 바이오사이언스(KCell Biosciences)와 동물세포 배양배지 및 배지 소재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배양육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사진=풀무원
사진=풀무원

지난해 ‘식물성 지향 식품 선도기업’이라고 선언한 풀무원(대표 이효율)은 국내에서도 미래 먹거리 사업을 본격화한다. 앞서 2020년 미국법인 풀무원USA에서 론칭한 식물성 지향 식품 브랜드 ‘플랜트스파이어드(Plantspired)’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법인 아사히코가 선보인 식물성 지향 식품 브랜드 ‘토푸 프로틴(Toffu Protein)’ 두부바는 출시 2년 만에 2천만 개를 판매하는 등 뜨거운 인기를 자랑한다. 중국에서는 식물성 단백질 밀키트 브랜드 ‘푸추팡(圃厨房)’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18일 풀무원은 식물성 대체육을 포함한 지속가능식품 전문 브랜드 ‘지구식단’을 론칭한다고 밝혔다. 풀무원의 미래 성장동력인 지구식단은 식물성 식품과 동물복지 식품으로 나뉜다. 식물성 지구식단을 통해 식물성 원료만으로 만든 동물성 대체식품, 식물성 단백질 강화 식품과 식물성 간편식 카테고리로 나눠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중 핵심이 되는 제품군은 육류 섭취를 저감할 수 있는 동물성 대체식품이다.

풀무원은 콩에서 추출한 식물성조직단백(TVP: Textured Vegetable Protein) 소재를 가공해 독자적인 대체육 제품들을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 식문화를 반영한 ‘숯불직화불고기’ 등의 메뉴를 중심으로 대체육 라인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풀무원식품 지구식단 사업부 박종희 BM(Brand Manager)은 “앞으로 지구식단 브랜드를 내세워 국내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글로벌 지속가능식품 시장을 겨냥한 라인업 확장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 전했다.

앞서 풀무원의 생활서비스 전문기업 풀무원푸드앤컬처가 서울 강남구에 오픈한 비건 레스토랑 ‘플랜튜드(Plantude)’는 오픈 두 달 반 만에 메뉴 2만 개 판매 기록을 세웠다.

농심은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Forest Kitchen)’을 통해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다. 5월 말 문을 연 포리스트 키친은 6월 한 달간 방문객 1000명을 돌파하고, 주말 예약률 100%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농심의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Veggie Garden)’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HMMA(High Moisture Meat Analogue,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 공법을 활용해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은 물론 고기 특유의 육즙을 그대로 구현해 호평을 받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1980년대 출시된 ‘짜파게티’에 들어가는 고기도 콩고기다. 그때부터 만들고 있던 것을 기술력을 높여서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비건이 아닌 분들도 포리스트 키친에 만족하는 피드백이 많다. 디자인도 이목을 끌고 실제로 음식도 맛있다”고 자신했다.

굴지의 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식물성 식품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친환경, 가치소비에 중점을 둔 MZ세대를 중심으로 떠오른 비건 열풍과 커지고 있는 대체육 시장을 누가 선점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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