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에스 어셈블 신기술투자조합’ 펀드 조성
GS 주요 계열사 투자자로 참여
후속 펀드로 지속적인 투자 나설 계획

사진=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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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GS그룹이 1300억원을 들여 그룹 차원의 벤처투자를 본격화하며 건강한 사업 생태계 만들기에 나섰다.

11일 GS그룹에 따르면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Corporate Venture Capital) GS벤처스가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을 마무리하고 1300억원 규모의 첫 번째 펀드 결성을 완성했다.

앞서 GS는 친환경 디지털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향후 5년간 2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체 투자액의 48%에 이르는 10조원을 신사업·벤처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펀드 조성이 신사업·벤처 투자를 구체화하는 첫걸음이다.

GS벤처스의 1호 펀드 조성은 지난해 12월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지주회사 산하에 CVC설립이 가능해진 후 첫 대규모 펀드 조성이다. GS그룹은 지난 1월 7일 ㈜GS 산하에 100% 자회사로 GS벤처스를 설립한 이후 관련 조직체계를 갖췄다. 지난 5월에는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을 완료했고, 이번 1호 펀드결성에 이르기까지 발빠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펀드 조성은 GS의 주요 계열사들이 투자자(LP. Limited Partner))로 참여한다. 현행법상 지주회사 산하의 CVC는 40%까지 외부자금을 유치할 수 있지만, 이번 1호 펀드 조성에는 GS그룹 계열사만이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GS(300억), GS에너지(200억), GS리테일(200억), GS건설(200억), GS EPS(200억), GS파워(100억), GS E&R(50억), GS글로벌(50억) 등의 규모다. 지난 1월 법인 설립 시 계획했던 500억원의 2배를 넘어섰다.

펀드 명칭은 GS그룹의 미래성장을 위해 신기술 벤처를 중심으로 계열사의 핵심 역량을 결집한다는 의미를 담아 ‘지에스 어셈블 신기술투자조합’으로 결정했다.

알파벳 A로 시작하는 ‘어셈블(Assemble)’에 이어 향후 알파벳 ‘B’, ‘C’, ‘D’ 등으로 시작하는 후속 펀드를 통해 지속적인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GS벤처스는 향후 바이오, 기후변화대응, 자원순환, 퓨처커머스, 딥테크, 스마트건축 등 그룹이 꼽은 신성장 분야에 투자를 집중한다. 특히 초기 단계(Seed~Series B) 국내 스타트업에 집중투자해 우수한 기술력을 갖췄지만 초기 자금이 없는 벤처 산업계를 활성화 시킬 전망이다.

특히 이번 펀드 출범으로 GS그룹 전반에 걸친 투자 역량 시너지 창출에 기대가 모인다. 그간 계열사 별로 분산돼 이뤄졌던 스타트업 투자가 GS벤처스를 중심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뤄 보다 통일성 있는 투자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GS의 주도하에 국내 GS벤처스와 샌프란시스코에 설립한 GS퓨처스, 주요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투자조직 간 협의체가 가동되고 있으며, 투자조직과 스타트업간 상시적인 교류 확대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효과적인 역할 분담을 통해 GS벤처스와 별도로 GS계열사가 직접 실행하는 스타트업 투자도 지속될 방침이다. GS계열사는 기존에 영위하고 있는 사업의 인접(Adjacent) 분야에 투자하면서 본업을 확장하고, 투자전문회사인 GS벤처스와 GS퓨처스는 기존에 영위하는 사업과 직접 연관성이 적지만 미래 성장 잠재력이 크고 GS의 신규사업 포트폴리오로 육성이 가능한(Beyond) 분야에 대한 투자에 주력하는 방식이다.

벤처업계에서는 GS벤처스를 필두로 해 대기업 CVC의 적극적인 행보를 기대하고 있다. 국내외 경기 침체 분위기가 벤처 투자 업계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상황에서 지주사 CVC의 적극적인 투자 행보가 벤처산업 전반에 활력을 높일 수 있다.

그룹사 내부 자금을 원천으로 하는 CVC의 경우 일반 VC(벤처캐피탈)와 비교해 펀드의 설정 기간이 길다. 또 재무성과뿐 아니라 전략적 목적에 더 집중한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경기 영향을 덜 받으면서 보다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가 가능하다. 대기업 CVC는 단순 투자뿐 아니라 각종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병행하고 해당 스타트업의 기술을 계열사의 사업에 적용해 사업적으로 실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번 펀드 조성이 신속하게 이뤄지며 ‘스타트업과 함께 하는 미래성장’이라는 GS그룹의 전략을 실행할 체계가 갖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0년 8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GS퓨처스를 설립, 북미 지역의 신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Climate Tech, Energy Transition, Future commerce, Construction Tech 등의 분야 최신 기술을 GS 그룹 전반에 확산시켜왔다. 이에 더해 GS벤처스가 국내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의 스타트업 투자를 본격화함에 따라 국내와 해외를 아우르는 투자 전략의 실행이 가능해진 셈이다.

허태수 회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사업환경 하에서 스타트업 투자는 미래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도구”라면서 “적극적인 벤처투자와 개방형 혁신을 통해 GS와 벤처 등 협력사가 함께 성장하는 건강한 사업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GS그룹은 사업환경 변화가 빠르고 불확실성이 큰 시대에 스타트업 등과 활발히 교류 협력하면서 사업 생태계를 확장해나간다는 전략을 밝혔다.

투자는 3대 핵심사업 부문별로 GS칼텍스의 석유화학 소재사업 확대, GS에너지의 친환경 에너지 신기술 및 해외 자원개발 투자, GS EPS와 GS E&R의 신재생 발전 투자 등 에너지 부문에 14조원, GS리테일의 매장 확대 및 디지털화, 신사업 성장 가속화 등 유통‧서비스 부문에 3조원, GS건설 및 GS글로벌의 신성장 사업 및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 건설‧인프라 부문에 4조원 등이다.

이와 함께 향후 5년간 2만2000명을 신규 채용할 방침이다. 지난 3년간 연 평균 채용인원이 3000명 수준이었으나, 신사업과 디지털 전환 등에 필요한 인력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앞으로 5년간 평균 4000명 이상 수준으로 약 30% 이상 늘어난 인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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