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정다미 기자] 반도체 장비 주문이 최대 30개월까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투자를 계획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23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반도체 장비 리드 타임(장비 업체가 제품을 생산해 배송하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이 30개월까지 늘어났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의 리드타임은 업계 평균 전공정 6~12개월, 후공정 3~4개월(첨단공정)·6개월(성숙공정)이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그로 인한 주요 도시 봉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반도체 수급난 등의 영향으로 리드타임이 2~3배 늘어났다.

트렌드포스는 “반도체 장비 지연의 영향은 올해보다 대부분 내년에 올 것”이라며 내년 전 세계 파운드리 생산 용량의 연간 성장률을 10%에서 2%p 낮춘 8%로 하향했다. 또 “(장비 인도 지연으로) 반도체 확장 계획은 약 2~9개월 동안 지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대규모 시설 투자를 진행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업체들의 시설 투자는 반도체 장비 도입 지연으로 이미 빚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각사가 공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1~3월) 6조6599억원을 반도체 설비 등에 투자했다. 이는 전년 동기(8조4828억원) 대비 20.5% 감소한 것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에는 같은 기간 시설투자가 4조3510억원에서 4조6930억원으로 7.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장비 확보에 어려움이 생겨 적기에 자금 집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역동적 혁신성장을 위한 미래준비를 통해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45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2030년 시스템 반도체 업계 1위를 목표로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인 평택공장 3라인(P3)이 본격적인 가동을 앞뒀고, 4라인(P4) 구축에도 나선다. 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2공장에 20조원을 투자했다. 해당 공장은 오는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삼성은 대내외적인 악재를 타개하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의 유럽 출장 이후 전자 관계사 경영진 25명이 참석해 8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다. 이들은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차세대 기술 개발 관련해 머리를 모았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120조원을 투자해 총 4개의 반도체 생산 공장(Fab)을 건설할 계획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용인 처인구 원삼면 독성·고당·죽능리 415만㎡ 규모다. 여러 우려가 있지만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019년 조성 계획을 발표한 지 3년여 만에 본격적으로 사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오는 7월 중순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착공식이 개최될 예정이며, 착공식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부, 지방자치단체 주요 인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에 신규 반도체 공장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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