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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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코로나19로 배달 시장이 급성장 했다. 그 만큼 배달 앱을 둘러싼 다양한 논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배달비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9조7354억원이던 배달 시장이 2020년 17조3336억원에 이어 2021년에는 25조6847억원까지 커졌다. 2년 사이에 2배 이상 몸집이 불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배달 기사도 2021년 42만 명을 넘어서는 등 급속도로 늘어났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 어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배민)은 2022년 2월말 기준 이용자가 2069만명으로 전체 시장에서 57.7%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그만큼 관련 문제가 있을 때 가장 먼저 논란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다.

사진=라이더유니온
사진=라이더유니온

지난 14일 국내 최초의 배달노동자 노동조합 라이언유니온이 배민을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제공되는 실거리 계산 알고리즘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것이다.

앞서 배달료가 직선거리 기준으로 책정돼 논란이 이어졌고, 이에 우아한청년들은 교섭 대표 단체인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새로운 임금 협약안에 합의했다. 우아한청년들은 우아한형제들에서 운영하는 배민의 배달 서비스와 배달원을 관리하는 자회사다. 이번 협약으로 지난 4월 21일부터 배민의 자체 프로그램을 사용한 ‘실거리 요금제’가 도입됐다.

라이더유니온은 “자체 프로그램의 실거리 요금제가 도로교통법을 준수한 실제 거리와 차이가 있으며 이는 명백하게 라이더를 기만한 사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실제 올해 5, 6월 라이더 4명이 마포, 서대문, 중구, 관악, 영등포 등지에서 수집한 100건의 배달을 분석한 결과를 증거로 내세웠다. 100건 중 100m 미만의 거리 오차값이 발생한 경우는 28건에 그쳤다. 평균적으로 350m가 차이가 났고, 많게는 1.9km까지 그 차이가 벌어졌다.

교섭 대표로 협약에 참여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지부도 지난달 서울 올림픽공원 앞에서 ‘거리깎기’ 중단 촉구 집회를 연 데 이어 같은 달 서울 송파구 배민 본사 앞에서 다시 한번 실제 거리와 배달료 산정 거리가 다르다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사진=라이더유니온
사진=라이더유니온

우아한청년들은 최근 경찰청과 ‘이륜차 교통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경찰청이 운영하는 ‘무사고·무위반 서약 캠페인’에 동참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안전교육을 수료한 라이더에게 서약을 받고 착한운전 마일리지 제도에 참여해 서약 내용을 준수하면 적립되는 마일리지 10점으로 벌점 10점을 감경받을 수 있다.

좋은 취지의 캠페인이지만 실제 라이더들의 시름을 깊어지고 있다. 실제 배민에서 3년간 라이더로 일한 A 씨는 “불법 유턴을 하고 싶다는 충동을 매일 겪는다”고 토로했다. 실제 계산하는 거리와 배민에서 배달료 책정에 산정되는 거리가 달라 교통법규를 지켜가며 운행을 하면 손해라는 것이다.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는 “배민 실거리 기반 배달료 체계에 대한 라이더들의 불신이 팽배하다. 기본 배달료에서 많게는 100원, 200원 덜 받는 것인데 전업 라이더의 경우 하루에 3000원, 1년에는 100만원가량을 적게 받게 되는 것이다. 단체 협약 전 배달료 체계가 나은 지경이다”고 호소했다.

플랫폼노동희망찾기 활동가이자 노동문제연구소 오민규 연구실장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모르고리즘’이다. 소스 코드를 공개하고 프로그램 파일 공유해달라는 것 아니다. 영업 기밀이나 핵심 기술이 노출되는 일이 아니다”며 노동조건에 긴밀한 영향을 주는 알고리즘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라이더들에게 힘을 보탰다.

“상용 네비게이션처럼 거리와 시간 정보를 수정 요청할 수 있는 업무 체계가 신설됐으면 한다”는 라이더 A 씨의 말처럼 배민 측과 라이더 측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을 논의해봐야 한다. 실제 상용되는 카카오와 네이버 네이게이션은 동일한 시간과 거리를 예상했는데 배민 자체 프로그램에서는 거리가 다소 줄어든 계산으로 배달료를 책정하는 경우가 있다. 라이더들이 좌회전, 유턴 신호 등 도로교통법을 지켜 운행한 기록을 토대로 실거리 오류를 요청하고, 배민에서 이를 검토하고 반영한다면 합리적인 해결이 이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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