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는 1999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젊은이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하면서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커피는 물론, 별이 그려진 다양한 상품은 시대적 시그니처로 여겨졌다. 스타벅스를 품은 건물은 한순간에 위상이 올라갔고 근처의 집값에도 영향을 끼쳤다.

스타벅스는 20년 동안 '커피가 아닌 공간을 판다'는 철학으로 비교적 고고한 자태를 유지했다. 하지만 가장 대중적인 공간인 지하철 역사 안에 테이크아웃 매장을 오픈했다. 20년 넘게 고수해 온 출점 전략에 변화가 온 듯해 신박하면서도 의아하다.

스타벅스는 최근 지하철 2호선 강남역과 신분당선 신분당역이 연결되는 지하 통로에 테이크아웃 전문 점포 강남역신분당역사점을 열었다. 그간 '공간 마케팅'을 펼친 스타벅스로서 궁금증을 자아낸다. 사 측은 스타벅스 매장을 집과 직장처럼 익숙하고 편안한 '제3의 공간'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단다. 매장의 음악과 가구까지 미국 본사가 직접 관리했다니 남다른 의지가 보인다.

업계에서는 스타벅스의 출점 전략이 수익성 방향으로 바뀐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한 스타벅스 만의 차별화를 즐기고 간직하고 싶은 소비자들은 스타벅스에서만 느낄 수 있던 감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반응이기에 미묘한 대립각을 이룬다.

이마트는 강남역신분당역사점 등 테이크아웃 전문 점포 출점은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라고 해명한다. 그곳이 유독 출퇴근 시간에 혼잡한 지역이기에 소비자가 많이 몰리는 입지 특성에 맞췄다는 말이다. 사실 자본주의에서 산업이나 유통 고집은 때론 유명무실할 때가 많다. 그때그때 소비자의 취향이나 시류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마트가 지분 추가 인수 이후 스타벅스와 신세계그룹 계열사는 활발하게 공동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W컨셉과 손잡고 스타벅스 파트너 유니폼을 만들고, SSG닷컴·지마켓·옥션의 유료 멤버십인 스마일클럽 회원에게만 여름 굿즈를 판매한다.

스타벅스는 사실 두터운 팬덤을 확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의 변화가 구축된 팬덤을 무너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다소 고착화 된 이미지도 고수하고 브랜드 가치 또한 이어가는 것도 능력일 테다.

아무쪼록 변화는 기대이고 희망의 다른 이름이다. 변화의 시도도, 기존의 것을 유지하는 것도 기업의 능력이고 숙제다. 스타벅스가 그 명성을 잃지 않으면서 거기에 어떻게 소비자를 추가적으로 유입시킬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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