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 김광언
편집인 김광언

말 그대로 뛰는' 휘발유 가격에 '나는' 경유값이다. 한달 전 유류세 인하로 조금씩 하향세를 그리던 기름 값이 하루다르게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재택 근무자가 출근을 하고 때는 바야흐로 봄이라 행락객들은 많아지는데 서민 경제에 치명타가 되고 있다. 어느 새 전국 평균 휘발윳값이 2천원을 넘었다. 와중에 눈에 띄는 이변은 경유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며 휘발윳값을 바짝 따라잡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 평균 기름값 1리터당 2000원 

기름값은 1월 넷째 주부터 9주 연속으로 상승 중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내 경유 재고 부족이 현실화하면서 그 상승 폭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유값은 2월 첫째 주를 제외하고는 휘발윳값 상승분보다 가파르게 올라 조만간 주유소 가격 간판에 휘발유 우위에 오르지 싶다.

경유 가격이 급등하자 화물업계 현장에서는 기름값 부담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생계를 위해서는 차를 계속 운행해야 하지만, 달릴수록 적자라며 울쌍이다. 안 그래도 오랜 코로나 팬데믹에 가뜩이나 일거리가줄어들어 어려운데 기름값까지 오르니 사면 초가다. 대부분 화물차는 생계가 달려 있는 업종 종사자들이 이용하는 것이라 기름 값 비싸다고 차를 세워둘 수도 없고 얼마나 부담스러울지 짐작이 된다.

전국 평균 경윳값이 1리터당 2000원에 다가섰다. 주유소 앞을 지날 때마다 휘발유값 아래에서 언제나 조금 낮은 가격을 붙이고 겸손한 자세를 하더니 난데없는 전세 역전이다. 전국 평균 경윳값은 리터당 1999.74원으로 전날 보다 1.36원 오른 가격표를 부치고 있다.

전국 평균 휘발윳값은 리터당 1992.51원에 3.74원 오른 것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다. 대부분 경윳값이 휘발윳값을 뛰어넘었다. 아무래도 신기하고 낯선 현상이다. 특히 서울 평균 경윳값은 리터당 2055.38원이며 전날보다 2.06원 올랐으니 조만간 더 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

사실 첨단 산업의 호황 속에 사는 우리에게 유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있다. 공업의 중심축을 이루는 기름 값은 언제나 약간은 오만했다. 회사는 회사대로 민감한 반응을 하고 하다못해 농촌에서도 기름값에 울고 웃는다.

그래서일까. 산유국은 안하무인으로 자국의 사정에 따라 오름세 내림세를 좌지우지 한다. 특히 휘발유나 경윳값은 시민의 발이나 다름없는 자동차에 없어서는 안될 원료다. 미세한 등락에도 신경이 곤두서고 울고 웃는다.

사실 기름값이 부담되면 개인이야 자동차를 잠시 쉬게 하고 다른 방편을 이용하면 되지만 경유를 주로 사용하는 화물노동자들에게는 타격이다. 이들은 가격이 올랐다고 당장 운행을 멈출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경윳값 폭등으로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호소한다. 민주노총 공공 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을 예고했다. 경윳값 폭등으로 작게는 수십만 원 부터 많게는 수백만 원에 달하는 유류비를 추가로 지출하는 등 적자 운송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균운송료의 30% 이상이 유류비로 쓰이는 화물차주는 월평균 유류비가 50% 이상 뛰었다.

250만원이던 25t 화물차의 월평균 유류비가 400만원이란 얘기다. 하루하루 계약해 일하던 차주는 운행하는 게 손해면 쉬면 되지만 월 단위나 연 단위로 계약을 맺은 차주는 손해 속에서도 운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유값 상승으로 타격 받는 곳은 여객운수업계도 마찬가지다. 코로나로 이미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경유값 인상으로 줄도산 위기까지 처했다.

운수업체는 기름값이 올랐다고 운임요금을 올릴 수 없어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운송료 안정운임제 등 중장기 대책 강구해야 

이들은 먼저 화물 운송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한다. 여기에다 또한 올해 말이면 끝나는 안전운임제의 일몰제 폐지와 노동기본권, 산재보험 확대 등을 함께 요구하고 있다. 또한 컨테이너나 시멘트 품목과 같이 3개월에 한 번씩 유가 인상에 따라 변동된 운임이 재고시 되는 '안전운임제'를 확대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어찌해서 기름 값이 안정된다고 해도 이들과의 진통은 쉽사리 끝날 것 같지 않다.

급기야 화물연대는 오는 28일 결의 대회를 연 뒤 다음 달 7일 0시를 기해 총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정부에서는 더 심각해지기 전에 운송료 인상을 포함한 단기 대책과 안전운임제 확대를 비롯한 중장기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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