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출 감소로 매출·영업이익 타격
북미 등 시장 다각화에 나서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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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K뷰티가 중국의 의존도를 줄일 방안을 모색한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문승욱)이 최근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수출이 4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지난 1월 –24.1%를 기록한 데 이어 2월 –5.1%, 3월 –16.5%, 4월 –17.5%로 집계됐다. 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 온라인 쇼핑 동향’을 봤을 때, 외국인이 국내 상품을 구매하는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이 올 1분기 567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069억원) 보다 53% 줄었다. 이는 면세점 판매액이 전년 대비 62.6% 줄어든 것의 영향이 크다. 특히 중국은 올해 1분기 4030억원에 그쳐 지난해 1조90억원보다 60.1% 감소했다. 상품군별로는 ‘화장품’이 지난해 9956억원에서 올해 3595억원으로 63.9% 줄었다.

올해 화장품 수출이 연속적으로 하락세를 기록한 이유로는 올해 연초 중국이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진행하며 강력한 방역 정책을 시행한 것과 최근 코로나19 대규모 재확산을 막기 위한 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봉쇄한 것이 꼽힌다. 중국은 국내 화장품 전체 수출 중 50% 이상을 차지하는 K뷰티 시장의 큰 손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발표한 ‘2022년 1분기 경영 성과’를 보면 매출이 1조2628억원, 영업이익이 17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9.0%, 영업이익 13.4%가 하락했다. 해외 사업은 6.1% 감소한 4199억원의 매출과 19.5% 하락한 42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해외 매출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데 그중 70%는 중국이다. 총 매출의 60%에 달하는 중국에서의 매출이 10%가량 하락하며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축소된 것이다.

오는 11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예고한 LG생활건강도 중국의 매출이 감소한 영향으로 전망이 밝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LG생활건강의 면세 매출 대부분이 중국 수요고, 전체 매출에서도 40%가량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인 한국콜마도 중국 내 물류 대란과 소비심리 부진의 영향을 받고 있다. 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회사인 코스맥스도 지난해 매출에서 중국 비중이 41% 달하기 때문에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 등은 상하이 봉쇄의 영향으로 공장 전면 폐쇄를 겪으며 생산에도 차질이 생긴 바 있다. 중국의 도시 봉쇄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가운데 수도 베이징시의 봉쇄 지역이 확대되고 있어 앞으로의 상황도 안갯속이다.

이에 뷰티 기업들은 중국으로 편향된 수출 의존도를 개선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한국의 화장품 수출액은 8조2877억원(2020년 기준)으로 프랑스, 미국에 이어 세계 3위다. 기업들은 수출액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외에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는 미국, 일본은 물론 중남미, 호주 등을 겨냥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밝힌 1분기 경영 성과에서도 북미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온라인과 멀티브랜드숍 진출을 중심으로 브랜드 파워를 키우고 있다. 북미에서 설화수와 라네즈를 중심으로 매출이 63% 성장하는 성과를 거둬 눈길을 끌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Winning Together’의 경영 방침 아래 ‘강한 브랜드’, ‘디지털 대전환,’ ‘사업 체질 혁신’의 3대 추진 전략을 실행 중”이라며 “커머스, 콘텐츠, 커뮤니티의 역량 강화로 팬덤을 구축하고, 디지털 기술을 통한 미래 성장 기반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고 전했다.

LG생활건강은 미국 ㈜The Crème Shop(더크렘샵) 지분 65%를 1억2천만달러(한화 약 148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더크렘샵은 미국 글로벌 패션뷰티 매거진 ‘Marie Claire(마리 끌레르)’가 뽑은 ‘미국에서 사랑받는 Best K-Beauty 대표 브랜드’ 중 하나로 소개된 바 있다. LG생활건강은 “K-팝, K-콘텐츠의 강세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는 시점에 크렘샵이 보유한 K뷰티 헤리티지와 현지 마케팅 및 영업 역량을 활용하여 미주 사업을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 밝혔다.

그런가 하면 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은 미국, 인도에 이어 호주에 K뷰티 전용관을 오픈했다. 호주에서 한국 화장품은 유행이 아닌 스테디 마켓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이다. 기초 화장품 기준 한국 화장품의 호주 시장 내 점유율이 6%를 돌파하며 지난 5년간 연평균 26.6%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또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 등에 이어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한국 화장품 상설 홍보·판매장 ‘K뷰티-온’을 개최했다. 또한 대한무역진흥공사(코트라)는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 K뷰티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K뷰티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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