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점 축소, 유예·연장 등 환경 악화로 3조2천억
올해 목표치 3조5천억...‘비대면 활성화 방안’ 강구

NH농협이 지난 2019년 지역경기 활성화를 위해 서민금융지원강화 대책회의를 개최한 모습. 사진=뉴시스
NH농협이 지난 2019년 지역경기 활성화를 위해 서민금융지원강화 대책회의를 개최한 모습. 사진=뉴시스

[코리아데일리 오은서 기자]지난해 서민층의 자금 공급 역할을 하는 새희망홀씨 대출이 공급 환경 부진으로 다소 주춤했다. 은행 점포 수 감소 등 공급 환경이 악화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로 자금 수요가 감소한 것이 주요인이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지난해 새희망홀씨 공급 실적은 3조1734억원이다. 이는 공급 목표인 3조5000억원에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공급계획 대비 실적 달성률은 90.8%다. 새희망홀씨 대출은 서민 대출 상품으로, 연 소득 4500만 원 이하이면서 개인신용평점이 하위 20%이거나 연 소득이 3500만 원 이하인 차주가 대상이다. 연 금리 상한은 10.5%다.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을 실행할 수 있다.

새희망홀씨 대출은 2020년에는 3조6794억원이 나가며 공급 목표(3조4010억 원) 대비 달성률이 108.2%에 달했다. 불과 1년에 만에 대출 실적이 5060억원이나 줄어든 것이다. 달성률 기준으로는 17.4%포인트(p) 감소했다. 금감원은 새희망홀씨 대출이 감소한 배경으로 코로나19 지속에 따른 영업점 축소 등으로 꼽았다. 특히 코로나19로 영업점 방문고객 수가 줄고 은행권 전반의 영업점 축소 등으로 고객 접점과 영업 역량이 위축되면서 새희망홀씨 대출 역시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새희망홀씨 취급은행의 점포 수는 2020년 말 6326개에서 지난해 말 6023개로 303개 감소했다. 금감원은 또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2020년 4월부터 지속한 만기연장·상환유예 등으로 자금 수요가 다소 감소한 것도 실적에 타격을 준 것으로 봤다. 다만 금감원은 은행권이 비대면 채널 등으로 서민층에 대한 자금 공급 노력을 계속하면서 서민의 금융애로 완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새희망홀씨 대출 가운데 비대면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35.3%이었으나 하반기 40.8%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새희망홀씨 공급을 가장 많이 한 은행은 KB국민은행이다. 공급 실적은 5490억 원이다. 이어 하나은행(5297억 원), 신한은행(5108억 원), NH농협은행(5063억 원), 우리은행(4608억 원), 기업은행(2444억 원) 순이다. 새희망홀씨의 평균 금리는 지난해 신규 취급분 기준 5.94%다. 전년(6.03%) 대비 0.09%포인트 하락하며 서민층의 이자 부담 경감에 기여했다.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1.43%로 전년(1.71%)에 비해 0.28%p 하락했다.

올해 은행권의 새희망홀씨 대출 공급 목표는 3조5000억 원이다. 은행권은 코로나19 사태의 지속, 물가 상승,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서민층의 어려움을 고려해 비대면 채널의 지속적 활성화 등을 통해 올해 공급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다.

시중은행은 지난해 새희망홀씨 취급실적과 영업이익, 가계대출 증가율 등을 감안해 자체적으로 올해 공급 목표를 결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권 가계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섰음에도 새희망홀씨 대출이 소득과 신용도가 낮아 한도·금리 면에서 불리한 차주들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자금을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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