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대비 3배 이상 늘어
기재부 “민간투자 유도·연계 강화·사각지대 해소 중점”
최근 7년간 투자받은 기업의 가치 174조원
투자금액 최대치 찍으며 기업가치도 높게 평가

창업 박람회를 찾은 시민들이 창업 상담을 받고 있다. / 사진=뉴시스
창업 박람회를 찾은 시민들이 창업 상담을 받고 있다. / 사진=뉴시스

[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기획재정부가 모태펀드 출자, 제도개선 추진 등으로 벤처투자 활성화에 나선다.

정부의 벤처투자 활성화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벤처투자가 역대 최대규모인 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최대실적이던 2020년 4조3000억원 대비 78.4% 증가한 것이다. 2017년 2조4000억원 대비 3배 이상 확대된 수치이며, 투자 건수는 2.3배, 건당 투자금액은 1.4배, 피투자기업 수는 1.9배, 피투자기업당 투자금액은 1.7배 수준으로 대폭 늘어난 것을 볼 때, 벤처투자 시장이 크게 확대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는 벤처·창업 활성화가 국가 경제의 양적 팽창과 질적 성장을 견인하는 근본적인 원동력이라 판단하고 관련 투자를 꾸준히 늘려왔다. 특히 2005년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1조원 규모의 모태펀드를 조성하고 17년간 규모를 늘려가며 운영 중이다. 모태펀드는 여러 개의 채권형 또는 주식형 펀드를 하나의 펀드로 만든 상품으로 투자자가 개별 기업이 아닌 펀드에 출자해 투자위험을 줄이면서도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창업-성장-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민간주도 벤처창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 형성을 위한 기초단계라 할 수 있다. 정부는 민간투자 사각지대 해소, 유망신산업분야 민간투자 가속화, 창업·벤처기업 단계별 성장 지원으로 방향을 잡고 집중 투자에 나섰다.

2021년 말 기준 모태펀드 누적 출자예산 규모는 7조3000억원에 이르렀다. 이는 2017년 말 기준 누적 3조4000억원의 2배가 넘는 규모다. 모태펀드 출자를 받아 운용 중인 자펀드(모펀드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총 규모가 2021년 말 27조7000억원으로 2017년 대비 약 70% 대폭 늘었다.

최근 진행된 벤처투자 활성화 정책 간담회에서 안도걸 기재부 제2차관은 “모태펀드 회수재원 선순환을 통한 민간투자 유도, 여타 창업·벤처 투자자금과의 연계 강화, 투자 사각지대 해소에 중점을 두고 모태펀드를 통한 공공부문 벤처투자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안 차관은 해당 간담회에서 제안된 정책과제를 적극 검토하고 가능성이 높은 과제부터 중소벤처기업부 등 유관부처와 논의해 구체화할 것임을 밝혔다.

먼저 회수 재원을 예측·파악·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수익이 체계적으로 재투자돼 선순환 투자구조가 강화되도록 할 계획이다. 민간 벤처투자를 충분히 유도할 수 있을 정도의 공공투자 추진을 위해 적정 수준으로 모태펀드에 출자할 예정이다. 또 창업 초기-데스벨리(죽음의 계곡. 벤처기업이 창업 후 사업화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시기)-스케일업(본격적인 성장가도에 진입한 스타트업) 등 각 성장단계에 맞게 투자가 이뤄지도록 모태펀드와 성장사디리펀드 등 정책 펀드와 민간 자금을 효율적으로 연계한다.

뿐만 아니라 청년, 여성, 장애인, 지역 등 상대적으로 소외되기 쉬운 영역에 집약적으로 투자해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벤처투자 제도 개선, 투자 정보 비대칭 해소, 투자자와 기업간의 소통·교류 지원 강화 등을 통해 벤처생태계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궁극적으로는 민간투자를 통한 자구적 자금조달 비중을 확대해 나간다.

중기부에 따르면 2015년 이후부터 2021년까지 최근 7년간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 5556개사의 투자 당시 기업가치는 276조2000억원이다. 이 중 상장, 회수된 기업 등을 제외하고, 투자를 유지 중인 비상장기업 4453개사의 기업가치는 173조965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스닥 시가총액(446조3000억원)의 39%에 해당하며, 코스피 시총 1위인 삼성전자(시총 467조4000억원) 다음으로 높고, 2위인 에스케이(SK)하이닉스(95조4000억원)의 1.8배 수준이다.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의 평균 기업가치는 해마다 300~400억원 내외 수준을 유지하다가, 특히 2021년에 전년도 약 423억원 보다 384억원 늘어난 807억원으로 나타나 2배 가까이(+90.8%) 증가했다. 이는 2021년 벤처투자 금액이 역대 최대를 달성하면서, 벤처투자 시장에 자금이 풍부해져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들의 기업가치도 높게 평가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기부 박용순 벤처혁신정책관은 “기업가치 분석은 상장시장과 달리 정보가 제한적인 비상장기업들의 가치를 파악함으로써 혁신 벤처‧창업기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간접적으로 가늠해 보고, 업종 간 비교를 통해 미래에 부각될 산업을 확인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이 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기업이 200개가 넘게 있는 만큼 이들 기업이 유니콘이 돼 선도형 경제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벤처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데 힘쓸 것”이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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