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부터 이틀간 4대 금융지주의 '슈퍼 주총 데이'가 마무리됐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이변은 없었다. 국민연금과 ISS 국제 의결 자문사 등이 일부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 표를 던졌음에도, 대부분의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포스트 김정태에 함영주, 사외이사 모두 가결

올해 주총 최대 관심사였던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은 가결됐다.

함영주 회장의 선임을 두고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반대를 권고했으나 주총에서 하나금융 주주의 과반 이상이 찬성 표를 던지면서 해당 안건은 무사히 통과됐다.

이날 선임안 가결로 함 회장은 김정태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앞으로 3년 동안 하나금융그룹을 이끈다.

이외에도 김홍진, 백태승, 허윤, 이정원, 이강원 등 5명 사외이사 후보들의 선임 건과 이사회내 위원회 병합 관련 정관 개정의 건, 그리고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의 건 등이 모두 통과됐다.

KB금융지주의 주총 관전 포인트는 제6호 의안인 노조추천 사외이사 선임의 건이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는 김영수 전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지만 5.60%의 찬성표를 획득하는데 그쳤다. 대신 사측이 추천한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가 새 사외이사로 임명됐다.

이번 부결에 따라 KB금융 노조는 지난 2018년 주총부터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에 5년 연속 실패하게 됐다. 6호 안건을 제외한 나머지 안건들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에 대해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동일한 안건이 5년 연속 올라오고 있는데 주주들의 표결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KB금융에서도 집회가 열렸다.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 회원들은 주총 당일 집회를 갖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KB금융 노조는 채용비리 피해자 구제촉구 및 부정청탁 입사자의 채용을 취소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우리금융 주총에서는 이원덕 우리은행장 내정자를 비상임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관심 포인트였다. 의결권 자문 기구 ISS가 반대 의견을 냈지만 무사히 통과했다.

또한 우리금융은 지주 전환 후 처음으로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 추천된 법무법인 세종 소속 송수영 변호사의 선임 건도 통과됐다. 완전 민영화 이후 과점주주사 추천이 아닌 방식으로 선임하는 첫 사례다. 국민연금이 "중요한 지분·거래 관계 등에 있는 회사의 상근임직원에 해당하는 등 이해관계가 있다"며 반대했지만, 해당 안건도 원안대로 가결됐다.

지난 24일 열린 신한금융 주총에서도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신한금융은 신임 사외이사로 김조설 오사카상업대학 경제학부 교수를 추천했으며, 선임이 확정됐다. 이로써 재선임되는 윤재원 홍익대 경영대 교수와 함께 여성 사외이사가 두 명으로 늘어났다.

금융권 이미지 적극 개선해야

금융권 주총이 이변 없이 끝난 만큼 이제 금융사들이 올 한해 어떻게 이끌어나갈지에 주목이 쏠린다. 국민들에게 금융권 이미지는 아직 이자로 수익 내는 이미지로 못 박혀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만큼 성과급도 두둑이 챙겨간 은행원들이 썩 반갑지는 않은 분위기다. 사기업인 만큼 수익을 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그만큼 더 사회적 본보기를 통해 국민들에게 보이는 이미지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국민들은 금융권에 대출을 찾는 만큼 금융권은 예대마진(대출이자-예금이자)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코로나19 2년 동안 가계부채와 소상공인 부채는 정점을 찍었다. 이런 상황 속에 한국은행은 올해 금리 인상을 2~3차례 앞두고 있다. 또한 글로벌 긴축과 러-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인해 물가가 치솟고 있다. 은행들이 이익을 통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적극 구현한다면 그동안 이미지보다 더욱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금융권들은 ESG를 구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민들에게 이렇다 할 모습을 찾아보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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