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쿠라이나 침공 3주째를 맞아 애플·구글·GM·인텔·도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의 ‘탈(脫) 러시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맥도널드는 최근 러시아에서 운영 중인 850여개 매장 영업을 중단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내 매장 운영을 중단하라는 국제사회의 여론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맥도날드뿐 아니라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 코카콜라 등의 기업도 러시아에서 결국 철수를 택했다.  

맥도날드, 코카콜라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러시아에서 영업을 계속해 왔다. 이에 전 세계 소비자들 사이에서 ‘보이콧 맥도널드’, ‘보이콧 코카콜라’ 등의 불매 운동이 번지자 러시아 내 영업을 중단한 것이다. 

이같이 기업들이 대(對)러시아 제재에 적극 동참하는 것은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산되면서 러시아에서 계속 영업을 할 경우 글로벌 불매운동의 타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해외 흐름에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보이콧 차원에서 철수를 선언하자니 그간 공들여온 시장을 놓치게 돼 아깝고, 잔류하자니 글로벌 불매운동 등에 휩싸일 상황에 놓인 것.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러시아에서 세탁기, 냉장고 등 주요 가전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이 30%로 애플의 2배에 달한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직접 제품 판매 중단 등을 요청했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삼성전자는 해상 물류 차질로 인해 러시아로 향하는 수출 물품 출하는 현재 잠정 중단한 상태다.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다른 국내 주요 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들 역시 러시아 압박을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판매 금지 및 사업 철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다른 글로벌 기업이 철수했다고 해서 우리 기업들도 철수해야 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강조한다. 

철수가 능사는 아니라는 얘기다. 우리 기업들이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수십 년간 갖은 공을 들여 러시아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만큼 해당 사안은 신중하게 검토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서방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는 자세를 취하면서도 러시아 정부를 자극하지 않는 ‘투트랙 전략’ 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러시아 제재 기조에 맞춰 국제사회와 긴밀한 우호관계를 유지하면서 경제적 수지타산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 등 서방과 잦은 충돌이 있는 시장을 글로벌 시장과 별개로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분에서 시작된 문제가 전체로 번지는 위험을 감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이번 사태에서 불거진 우리 산업계의 취약점에 대한 근본 대책을 마련 하는 등 앞으로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