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나승우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스포츠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첼시를 황금기로 이끌었던 로만 아브라모비치(55, 러시아) 구단주가 결국 구단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예상 금액은 30억 파운드, 한화 약 4조 8천억 원이다.

첼시는 3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아브라모비치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아브라모비치는 “항상 구단이 추구하는 최선의 이익을 염두에 두고 이번 결정을 내렸다. 현재 상황에서 이 결정이 구단과 팬, 직원, 스폰서 및 파트너 모두에게 가장 좋은 이익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한 “매각 절차는 급하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다. 적법한 절차를 따를 것이며 부채 상환도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사업이나 수익에 관한 것 때문이 아니다. 구단에 대한 순수한 열정 때문이다. 구단 판매 수익은 우크라이나 희생자들을 위한 재단을 설립해 기부할 예정이다. 피해자들에게 긴급하고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그들을 위한 중요한 자금을 제공하고 복구 작업을 장기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구단을 떠나기로 결정한 것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 이렇게 구단을 떠나게 되어 매우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최선의 결정이라고 믿는다”라며 “홈구장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모든 분들게 작별 인사를 드리고 싶다. 첼시의 일원이 된 것은 일생의 특권이었다. 지금까지 이뤄낸 모든 성과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첼시와 팬들은 항상 내 마음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 석유 재벌로 지난 2003년 첼시를 인수했다. 중동 석유 자본이 등장하기 전까지 프리미어리그의 대표 재벌 구단주였던 아브라모비치는 첼시의 황금기를 이끎과 동시에 프리미어리그에 자본을 끌어들인 인물로 역사에 남았다. 

아브라모비치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첼시는 유럽의 강팀으로 변모했다. 첼시는 2003-2004시즌 프리미어리그 준우승에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했다. 다음 시즌 조세 무리뉴 감독 체제에서 승점 95점으로 당시 최다 승점을, 15실점으로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구단으로 우뚝 섰다. 이후 첼시는 아브라모비치가 물러나기까지 리그 5회, FA컵 5회, 리그컵 3회, 커뮤니티 실드 2회, 유럽 챔피언스리그 2회, 유로파리그 2회, 유럽 슈퍼컵 1회, FIFA 클럽 월드컵 1회 우승을 기록했다.

첼시와 아브라모비치의 19년간의 동행이 마침표를 찍었다. 새로운 구단주와 함께 새로운 출발을 해야하는 첼시가 어떤 청사진을 그려나가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