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부일구, 은상감 기법과 정교하게 제작된 영침 등이 최상급 해시계 입증

앙부일구 (사진=문화재청)
앙부일구 (사진=문화재청)

[코리아데일리 이주옥기자] 조선 시대 천문학 기구인 해시계 '앙부일구' 3점이 국가지정 보물이 됐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앙부일구 3점 외에도 조선 시대 전적과 불교조각 등 총 5건이 보물로 지정됐다. 이번에 지정된 앙부일구는 각각 국립고궁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 성신여대박물관이 소장 중인 3점이다.

앙부일구는 1434년(세종 16) 장영실·이천·이순지 등이 왕명에 따라 처음 만들었으며 그 해 10월 종묘 앞과 혜정교에 각 1대씩 설치된 것으로 조선 말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제작돼 궁궐과 관공서에 널리 보급됐다.

조선 초기에 제작된 앙부일구는 '솥이 하늘을 바라보는 듯한 모습을 한 해시계'라는 의미로 겉면에 '북극고 37도 39분 15초'라고 새겨져 명문의 위도 값이 1713년(숙종 39) 이후 처음 사용된 사실이 '국조역상고'를 통해 확인된 보물이다.

세 점의 앙부일구는 모두 황동금속제로서, 오목한 몸체를 네 개의 다리가 받친 모습을 하고 있다. 시반에는 남북 방향에 북극으로 향한 그림자 침이 달려 있다.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세로 눈금인 시각선이 15분 간격으로 있고, 가로 눈금인 24절기는 계절을 알려주는 13개의 절기선이 있다. 받침대는 네 개의 다리와 열십자(十)의 다리받침으로 이뤄져 있으며 네 개의 다리에는 각기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올라가는 용의 모습으로 좌우에 구름 문양을 표현했다.

앙부일구의 구조 (사진=블러그)
앙부일구의 구조 (사진=블러그)

국립고궁박물관 소장본을 포함해 세 점의 보물 '앙부일구'는 제작기법에서 시반의 시각선과 절기선, 지평면의 절기글자와 24방향 글자에 적용된 은상감 기법과 정교하게 제작된 영침, 받침대에 새겨진 용무늬, 구름장식, 거북머리 장식 등이 우수한 조형미를 보여 숙련된 기술자가 제작한 최상급의 해시계다. 또한 태양의 그림자로 시간과 날짜(절기)를 함께 파악할 수 있는 편리성과 독창성이 뛰어나다. 특히 조선 시대 천문과학기술의 발전과 애민정신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과학문화재라는 점에서 보물로서 지정가치를 부여받았다.

'자치통감 권266~270'은 1434년(세종 16) 편찬에 착수해 1436년(세종 18) 완료된 총294권 가운데 권266~270의 1책(5권)에 해당하는 서책이다. 주자소에서 초주갑인자로 간행된 금속활자본으로, 워낙 수량이 많아 완질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유사한 판본이 국립중앙도서관,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등 여러 곳에 소장돼 있으나, 다량으로 간행된 것에 비해 전해지는 내용과 수량이 많지 않아 귀중한 자료적 가치를 갖고 있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한 자치통감은 이미 지정된 자료와 비교할 때 인쇄와 보존상태가 매우 우수해 보존가치가 높다. '자치통감'은 중국 송나라 사마광이 편찬한 역사서로, 역대 왕조의 정치·군사 업적을 서술한 서적이다.

보물 '경주 분황사 금동약사여래입상'은 높이 3.4미터에 달하는 대형 불상으로, 조선 후기의 유일하고 규모가 가장 큰 금동불 입상으로 1609년(광해군 1) 5360근의 동을 모아 제작된 사실이 확인됐다.

분황사는 신라 시대부터 자장율사, 원효대사 등 여러 고승들의 수행처이자 중요한 가람(사찰)으로 인정되어온 한국의 대표적 사찰로써 신라부터 이어져온 약사도량은 분황사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전란 후 얼마 되지 않아 지금처럼 장대한 규모로 복구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주 분황사 금동약사여래입상은 규모가 커 우람한 형태미를 보이지만, 이와 달리 둥글고 통통한 얼굴에 어깨가 왜소해 전반적으로 동안의 형태미를 보여준다.

한편 문화재청은 "'앙부일구' 등 5건에 대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소유자 및 관리자 등과 적극 협조해 체계적으로 보존·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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