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민족통합연구소 회장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시청하다 참으로 어이없는 장면을 목도했다. 쇼트트랙 1000m 준결승에서 벌어진 심판의 편파 판정을 말함이다. 너무나도 충격이 커 할 말을 잃고 말았다. 1조 1위로 들어 온 한국의 황대헌 선수와 2조 2위로 들어 온 이준서 선수 모두 상식에 어긋난 부적절한 판정으로 페널티를 받고 탈락했다. 올림픽 개최국의 프리미엄도 있고 판정 시비야 경기를 치를 때마다 있기 마련이지만 게임의 ‘룰’ 자체를 훼손시켜 가며 판정하는 것은 비단 스포츠가 아니라 해도 용납할 수 없는 폭거인 것이다.

■임의 ‘룰’ 자체를 훼손하는 판정

그 결과로 한국 선수는 모두 탈락하고 중국 선수 3명이 고스란히 결승에 진출했다. 이렇게 진출한 중국의 횡포는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중국 선수 3인방이 헝가리 선수 2명과 경쟁한 결승전에서는 더 노골적이었다. 헝가리의 사오린 선수가 정당하게 1위로 들어왔지만 이번에는 레인 변경 과정에서 접촉이 있었다는 이유로 어김없이 실격 처리 되었다. 외국 선수에게는 상호책임도 아예 적용되지 않았다. 이처럼 중국은 수차례의 편파 판정을 거친 끝에 금메달과 은메달을 수확했다. 그리고 환호했다. 세계인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심지어 중국의 현지 취재진마저도 공정성을 잃었다고 고개를 내저을 정도였다.

중국은 주최국의 책무는 물론이고 올림픽과 스포츠정신을 팽개치고 말았다.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을 중국 국내 체전 수준으로 격하시키며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와 이를 지켜보는 세계의 시청자들을 우롱했다. 중국의 허물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의 소수민족 대표로 등장해 한복 원조 논란을 유발시키며 한국의 반중 정서에 불을 붙였고 통역의 부족과 성화의 관리 소홀, 선수촌 시설의 허술함으로 인해 숙소에 물이 새는가 하면 경기장의 빙질(氷質)문제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빙질은 동계올림픽의 생명과도 같은 것인데 올림픽을 치를 준비가 제대로 되었는지 의문이 갈 정도였다. 각 조마다 넘어지는 선수가 속출했다. 멀쩡하게 달리던 선수가 부딪침이 없는데도 넘어지는 일이 빈번하다 보니 선수의 기량보다는 넘어질까 봐 조마조마한 상황이 계속됐다. 우리 선수도 예외가 아니었다.

중국이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과 중국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할 목적으로 올림픽을 악용하는 무리수를 두었는지 모르지만 결국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우를 범하고 말았다. 메달 몇 개 더 얻으려다 크고 중한 것들을 송두리째 잃는 결과를 초래했으니 말이다. 가장 치명적 손실은 강대국으로서의 품격을 잃은 것이다. 중국은 현재 세계 G2(세계 주요 2개국)를 자처하면서 2049년 세계 제일국가를 지향한다는 중국몽(中國夢)을 내세우고 있다. 그렇게 되려면 그에 걸 맞는 품격과 포용력을 갖추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중국은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올림픽에서 그 품격도 포용력도 제대로 보여주질 못했다.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부터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의 인권탄압 등을 문제 삼아 보이콧 논란에 휩싸였고 많은 국가수반들이 불참해 반쪽올림픽이라는 낙인이 찍힌 터였다. 그렇다면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 오명을 씻어내는 계기로 삼았어야 했는데 오히려 부당한 편파 판정 논란으로 TV 시청 보이콧 논란까지 일게 만들었으니 국격(國格)과 함께 국제사회의 신뢰마저 함께 잃고 말았다.

■폐막식은 ‘화합’ 펼쳐지길 기대

중국의 잘못은 더 있다. 공정성 논란으로 인해 올림픽의 권위를 무너뜨린 것이다. 페어플레이라는 스포츠 정신을 훼손시킴으로써 세계 평화와 화합 증진이라는 올림픽 정신까지 오염시킨 것이다. 올림픽은 각종 경기를 통해 세계인들이 만나는 축제의 장이다. 올림픽 기간에는 전쟁 중인 나라도 휴전을 할 정도로 평화를 상징하는 대표적 국제행사다. 또한 4년마다 개최되는 올림픽을 위해 선수들이 쏟는 정성과 노력은 눈물겹다. 피를 말리는 수많은 예선전을 치르고 통과해야만 비로소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된다.

그러기에 경기마다 선수 본인들은 물론이고 가족들과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직도 기회는 남아 있다. 중국은 앞으로 남은 일정과 경기에서라도 공정성을 살리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부족한 부분을 철저하게 보완해서 폐막식에서는 화해와 화합의 장이 펼쳐질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경주하기 바란다. 세계 주요 2개국에 걸맞게 중국이 책무를 다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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