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막음한 마스크, "잠시 나와 속삭이는 시간이라 여기자"

사진작가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 포스터 (사진=더 현대서울)
사진작가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 포스터 (사진=더 현대서울)

[코리아데일리 이주옥기자] 코로나 팬데믹의 잠식은 생각보다 깊고 강했다. 특히 밖으로 드러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예술가들에게는 그 시간은 검은 장막 속에 가려진 시간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어떤 색을 칠해도 제 색을 발 할 수 없고 아무리 목청 높여 노래해도 들어주는 이가 없다면 대중이라는 피동성과 작가라는 능동성 사이에는 어떤 당김도, 소통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예술혼은 멈추지 않았고 박토에서라도 기어이 생명을 틔우려는 몸짓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멈춘 듯 멈추지 않으며 크고 작은 시간과 공간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그리고 말하고 노래했다. 우리의 땅 독도를 지키고자 간절한 몸짓을 했고 동화 속 주인공들과 함께 퀴즈도 풀며 가족 간 소통하고 결속 했다. 사유의 시간 안에 들어 앉아 책 한권을 집필하고 출간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술 안에도 코로나19시국은 담겨 있었다. 그들은 빈약한 주머니 걱정을 했고 생활전선에서 먹고사는 현실을 붙들어야 했다. 전시회장 작품들은 마음이 추운 사람들로 인해 자주 외면당했고 배우들은 확진자가 되어 관객들과 만나지 못하는 일이 속출했다. 하지만 언젠가는 끝날 것이라는 희망이 있기에 여전히 물감을 짜고 목청을 가다듬고 펜을 놓지 못하는 것이리라. 

인간사 희로애락은 때때로 예술을 통해 위안 받고 치유한다. 예술가들은 그런 소명의식이 있기에 늘 깨어 있고 고민하고 꿈꾼다. 관객들은 또 그런 예술의 벽에 기대 각박한 현실을 잠시 잊을 것이다. 사진작가 테레사 프레이타스는 화사한 색감으로 일찍이 봄 마중에 나섰다. 독도가 여전히 서슬 푸른 몸짓으로 우리의 땅으로 자리하고 어느 화가는 현란한 색감으로 일찍이 떠나간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아이들은 휘돌아가는 세상 밖 이야기는 잊은 듯 동화 속에 빠지기도 했다.

코로나19가 파생한 오미크론 감염자는 5만을 가볍게 넘겼다. 입막음한 마스크는 소통이 어렵지만 지금은 잠시 나와 속삭이는 시간이라 여기자. 머잖아 표피를 뚫고 나오는 새순에 우리는 탄성을 지를 것이고 봄 속을 의연히 걸을 것이다. 곧 봄날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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