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만화 역사 한 눈에 볼 수 있어

한국만화박물관 (사진=이주옥 기자)

[코리아데일리 이주옥기자] 누구나 어린 시절의 즐거움을 생각하면 만화가 빠질 수는 없을 것이다. 나의 독서의 시작 또한 만화였고 만화의 주인공을 만나면서 공주도 되고 똑똑하고 용감한 여전사가 되기도 했다.

이런 추억과 꿈을 고스라니 간직하면서 추억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부천 상동에 자리한 한국만화박물관. 10년의 역사가 무색하게 외관이 쾌적하고 세련됐다. 마침 방학철이어서인지 엄마 손을 잡고 관람하러 온 초등학생이 많았다. 매해 11만 여명의 관람객이 찾아 성황을 이뤘지만 지금은 코로나19로 방역패스 입장은 필수다.

홍보팀 이광엽 매니저의 친절한 안내로 잘 꾸며진 공간 공간을 세세하게 둘러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만화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부스는 물론, 친근한 만화 작가들의 친필원고부터 필기도구까지 정갈하게 전시돼 있어 아련한 추억은 물론, 만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부천시가 만화와 인연을 맺은 것은 다분히 공업도시 이미지에서 벗어나 문화도시로의 전환을 꿈꾼데서 부터 시작되었다. 매년 9월이면 만화축제를 열어 만화작가들을 직접 만나고 만화 그리기나 작품 속 주인공이 돼 보는 체험도 할 수 있어 부천시가 만화도시라는 특수성을 갖기에 손색이 없었다. 박물관 한편에는 만화작가들이 입주하여 창작할 수 공간이 마련 돼 있다니 앞으로 얼마나 다양하고 흥미로운 만화작품들이 탄생할지 기대가 된다.

한국만화박물관 (사진=이주옥기자)

우리나라 만화의 역사는 100년이 넘었다. 최초의 만화가는 이도영 작가이며 그는 1909년 대한일보에 한 칸짜리 만화 '삽화'를 게재했다. 당시 그의 만화는 단순한 캐릭터가 아닌, 정세를 살피고 민족의 정신을 하나로 모이게 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시사만화라고 할 수 있다. 역사와 시대를 시사한 애국심까지 발현됐으니 만화가 단순히 가벼운 즐거움 이상이다.

이현세 작가를 통한 까치와 엄지의 존재, 그리고 길창덕 작가의 꺼벙이와 순악질 여사, 민애니, 엄희자 작가 등이 그림으로 그려 낸 이야기는 얼마나 무궁무진했던가. 많은 시간 만화 한 컷에 담긴 주인공들의 감성과 재기발랄함으로 마음의 시름을 달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간혹 익숙한 이름의 만화가들 별세 소식을 들을 때면 추억 한 자락도 함께 사라진 듯해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관람에는 순서가 있는데, 만화는 물론 각종 캐릭터 구매도 가능한 뮤지엄 샵이 있는 1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여 일단 3층으로 올라가서 4층까지 관람 한 후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2층으로 내려오는 순서를 밟으면 보다 간편하게 관람할 수 있다.

▲ 한국만화박물관 (사진=이주옥기자)

3층 전시실에는 만화 100년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초창기 만화가의 삽화가 고이 보관돼 있고 추억의 만화가게도 제대로 재현 돼 있다. 또한 한국 전쟁 당시에도 만화는 그려졌고 만화를 읽는 서민들이 있을 만큼 만화를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고자 한 당시의 상황도 고스라니 엿볼 수 있다. 2층 만화도서관에는 총 30만 권의 만화가 소장돼 있는데, 대부분 독자 소장본을 구매했단다. 4층에 자리한 웹툰 코너에는 인기리에 방영된 웹툰 드라마 원작을 접할 수 있어 이 또한 새로운 감흥에 젖을 수 있다. 그밖에 만화 내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에서는 한순간 내가 만화의 진짜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한국만화박물관에서는 현재 우수만화 대상작 '나빌레라' 전시회와 호랑이 해를 맞아 카툰 전 '호락호락' 이 진행 중에 있다. 또한 박물관 신규 체험 교육 키트가 상시 진행되고 이밖에도 다양한 만화 영화를 3D로 관람하는 등 많은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입장료는 어른 기준 5,000원이며 부천시민은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월요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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