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스포츠과학센터 (사진=나승우 기자)

[코리아데일리(KD) 나승우 기자] 서울특별시 중랑구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지역 엘리트 선수들을 전반적으로 지원하는 전문 체육 시설이 있다. 바로 서울 스포츠과학센터(이하 센터)다. 센터는 어떤 전문 장비들을 가지고 있고, 또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24일 센터에 방문해 채정훈 센터장을 만나봤다.

 

센터는 서울시 체육회 건물 지하에 자리하고 있었다. 센터에 들어가 보니 어린 학생들이 여러 종류의 장비들을 통해 운동 능력을 측정하고 있었다. 수영을 준비하는 학생들로 올해 체육 중학교에 입학이 예정된 학생들이었다. 서울 체육 중·고등학교와 협업 중이기에 많은 학생 선수들이 찾는다고 했다.

 

센터는 선수들의 전반적인 운동 능력을 측정, 분석하여 처방하는 일반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취재 당일 학생들은 스타트가 중요한 수영을 준비하는 학생들답게 소리에 맞춰 움직이는 능력을 테스트하고 있었다. 소리가 울리자마자 움직이는 속도를 측정해 전신 반응 능력을 보는 것인데 아직 초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성인 선수 수준의 반응 속도를 보였다.

▲ 전신 반응 능력을 측정하는 선수 (사진=나승우 기자)

농구, 핸드볼과 같은 눈과 손의 협응력, 민첩성이 중요한 종목 선수들이 측정하는 장비에서도 테스트가 이루어졌다. 수영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초록불이 아닌 파란불을 터치해야 하는 이 테스트를 이전 테스트보다 다소 어려워하는 기색이었다.

▲ 파란불을 빠르게 터치하는 선수 (사진=나승우 기자)

그 밖에도 최대 힘, 단기간 힘, 근지구력을 측정할 수 있는 근관절기능검사, 30초 동안 모든 체력을 쏟아부어 측정하는 무산소성 파워 검사, 최대산소섭취량 검사 등 최소 8천만 원에서 1억 5천만 원 상당의 장비들을 이용한 검사실도 구비되어 있었다.

 

이와 같이 비싼 장비들로 운영하지만 문체부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센터 이용비는 무료다. 채 센터장은 “운동 생리, 심리, 역학 관련 전공으로 박사급 전문 연구원 2명과 함께 직접 선수들을 측정하기 때문에 사설 체력측정기관들과 비교해 전문성이 훨씬 뛰어나다”며 자신했다. 또한 “이윤을 추구하는 사설업체들과 달리 비인기 종목의 선수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근관절기능을 검사하고 있는 선수 (사진=나승우 기자)

채 센터장은 센터가 일반지원 말고도 밀착지원이라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고 했다. 그는 “매년 서울시 체육회의 대회운영팀, 스포츠교류팀, 스포츠단운영팀과 서울시 교육청의 추천을 받는다. 그리고 각 체육대학의 교수, 스포츠과학운영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약 5종목의 개인 선수 혹은 팀을 선정한다. 이후 대상자와 지도자를 찾아가 훈련과정이나 스포츠과학 분야의 필요한 내용들을 협의하고 전문가를 초빙해 영상분석이나 훈련을 지원한다. 작년에는 5개 팀을 지원했고, 그중 중학생 선수들이 외국에서 메달을 따오는 성과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 무산소성 파워 검사 중인 선수 (사진=나승우 기자)

올해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채 센터장은 “지원은 모든 종목에 가능해서 더 많은 비인기 종목 선수들에게 지원하는 것이 올해 목표”라며 “개인적인 바람으로 동계 2종목, 하계 2종목을 지원하고 싶다”고 했다. 다만 일반 시민들에게도 개방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미 국민체력100이라는 시스템이 있고, 일반인들의 측정 데이터는 엘리트 선수들의 측정 데이터와 비교할 수없이 낮아 이곳에서 측정하는 것이 무의미하다. 개방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센터 운영과 관련해 가장 큰 문제는 적은 예산과 인원이었다. 전국에 운영되고 있는 센터는 서울을 포함해 모두 11개가 있지만, 서울시는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선수만 18,000명으로 가장 많은 선수가 등록되어 있음에도 예산은 가장 적다고 했다. 적은 예산은 인원 충원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기도 했다. 채 센터장은 “저 포함 연구원 2명까지 3명이 1년에 최소 1,400명을 담당해야한다”며 “월, 수, 금 10명씩만 측정해도 데이터를 분석하고 운동처방 프로그램까지 기획하려면 빠듯하다. 올해는 인력 충원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기업들의 후원은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후원은 따로 없었지만 체육 관련 제품들과 협업 중인 것은 있다. 심박수를 기반으로 만든 음원을 이용해 개개인의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힐링 비트’나, 터치와 센서로 움직임을 감지하는 시스템으로 순발력, 민첩성 훈련 프로그램에서 쓸 수 있는 ‘모션 탭’ 제품을 측정에서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많은 곳에서 지원한다고 했으나 검증되지 않은 것은 제 선에서 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가 다양한 종목들에게 지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많은 학교와 직장운동경기부에서 센터를 찾아줬으면 한다. 스포츠 전반에 걸쳐 엘리트 선수들을 훌륭하게 육성해낼 수 있다면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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