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코리아데일리(KD) 정다미 기자] 배우 설경구, 이선균이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변성현 감독과 만나 차별화된 정치 영화를 만들었다.

13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킹메이커(제공·배급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제작 ㈜씨앗필름/감독 변성현)’ 기자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변성현 감독과 설경구, 이선균이 참석했다.

설경구는 “비대면이라 낯설다. 영화에 관심 보여주셔서 감사하다”고, 이선균은 “힘든 시기에 어려운 발걸음 해주셔서 감사하다. 영화를 어떻게 보셨을지 긴장되고 기대된다. 선거를 치르는 마음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킹메이커’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네 번 낙선한 정치인 ‘김운범(설경구 분)’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 분)’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드라마를 그린 작품이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으로 제70회 칸 국제 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호평을 받았던 변성현 감독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을 함께했던 스태프들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변 감독은 “그 당시 정치적인 시대 배경을 바라보고 싶지는 않았다. 제가 이 영화를 통해서 고민했던 물음이 있었다. ‘올바르다고 믿는 목적을 위해서는 올바르지 않은 수단도 정당한가? 정당하다면 그 선은 어느 정도일까’라는 도덕적 딜레마다.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던 질문이다”며 “정치와 시대는 질문을 던지기 위한 소재다. 영화를 보다 보면 시선을 바꾸는 작업도 했다. 정치 뿐 아니라 인간의 삶 속에 녹아있는 질문이다”고 설명을 전했다.

▲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이어 많은 정치인 중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차용한 것에 대해 “그분을 모티브로 삼았다기 보다는 그분의 자서전에 써 있는 몇 줄을 보고 한 남자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선거의 귀재였다. 기사 보다는 야사로 썰, 구전되는 얘기가 많았다. 장르적으로 상상력을 더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쪽으로 포커싱을 맞췄다. 자료조사는 혼자 하고, 영화에 들어가서는 연출부 친구들이 제가 놓친 부분을 많이 찾아줬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소신과 열정을 지닌 정치인 ‘김운범’ 역, 이선균은 승리를 위해 치밀한 전략을 펼치는 선거 전략가 ‘서창대’ 역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변 감독은 “신경은 모든 부분에 썼다. 촬영, 미술, 시나리오, 연기에 다 신경썼다. 스타일리시한 정치 영화라고 소개돼 부담스러웄다. 영화의 가장 자신 있고 흡족한 부분은 연기다. 그 부분을 제일 잘 담은 것 같고 그 부분을 많이 신경썼다”고 자신감을 자랑했다.

설경구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에 이어 변성현 감독과 재회했다. 변 감독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전부터 시나리오를 드렸다. 하시겠다고 한 이후에 ‘서창대’ 역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며 “경구 선배님이 어느 날 전화가 오셔서 ‘선균이 어떠니’라고 물어보셔서 좋다고 얘기했다. 그러고 운명처럼 만나게 됐다. 선균 선배님이 드라마 ‘나의 아저씨’ 촬영 중 영화를 보는 장면에는 (설경구가 주연인 영화) ‘박하사탕’이 나오고, 저와는 미용실에서 우연히 만났다. 그 미용실을 100번은 간 것 같은데 처음 뵀다. 제안을 흔쾌히 승낙해주셔서 같이할 수 있었다”고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설경구는 부담감이 컸다고. 그는 “외피는 정치 얘기라 부담스러웠지만 변상현 감독님을 믿고 했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좋은 추억이 ‘킹메이커’로 이어진 것 같다”며 “부담이 있었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는 실제 이름이 제 배역 이름이었다. 부담스러워서 이름을 바꿔달라고 했다. 그 이름 하나로 조금 마음의 짐을 덜었다. 모티브로 되는 우리나라의 위인 같은 분이 계신다. 그분을 묘사할 수 없고 김운범으로 접근해야 해서 그 중간을 찾는 것이 어려웠다. 실존 인물을 최대한 안 가져오려고 했다. 생전의 모습을 따라한다고 될 수도 없기 때문에 김운범이라고 책에 쓰인 것에 집중해서 하려고 했다”고 연기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이어 “목포 사투리를 윤세웅 씨한테 배웠다. 감독님과 리딩 후 사투리를 걷어내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걷어내기도 했다. 실제 인물에 다가가기 보다는 떨어져서 했다. 연설 장면은 몇 장면 참고했다. 그 당시 영상이 없어서 연설문을 제 것으로 담으려고 했다. 연설을 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톤을 잡아야할지가 난감했다. 감독님과 얘기해서 그 톤을 잡아서 연기를 한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 설경구는 “끊임없이 실패하면서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강한 의지와 신념이 있다. 차가운 모습도 있는 반면에 참모진과 얘기할 때는 인간적이다. 여러 가지 면이 잘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입체적으로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이선균은 ‘서창대’ 역으로 연기 포텐을 터트렸다. 그는 “그림자가 가장 서창대를 보여주는 단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가진 역은 정보가 많이 없었다. 감독님과 의견을 많이 내고 상상력을 많이 더했다. 이 사람이 왜 앞에 나서지 못하고 그림자 역할로만 있어야하는지 당위성을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설명을 전했다.

이어 “굉장히 복잡한 인물이다. 출생적인 제한으로 앞에 나가지 못한다.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고 싶지만 감춰야 하는 고뇌가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왜’라는 질문을 많이 하면서 연기했다. 감독님한테도 질문을 많이 던졌다. 그 고민을 공감해주시면 재미있게 봐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관전 포인트를 꼽았다.

두 사람은 ‘킹메이커’를 통해 깊은 브로맨스를 보여준다. 설경구는 “영향이라기보다 이선균을 비롯해 김성오, 전배수, 서은수, 윤세웅 등 보좌진들과 참 재미있게 촬영했다. 그게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준 것 같다. 촬영 밖에서도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았다”고 화기애애한 현장 분위기를 자랑했다.

이선균은 “롤모델 같은 분이다. 서창대가 김운범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무엇을 다 던져도 받아줬다. 듬직한 큰 형 같은 느낌을 받아 감사하다”고 설경구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특히 ‘킹메이커’에서는 정치인 김운범이 빛으로, 전략가 서창대가 그림자로 표현돼 눈길을 끈다. 변 감독은 “배우의 연기 이외에 조명, 미술로 많이 표현했다. 어떤 의미로는 빛 보다 그림자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경구 선배님은 더 커 보이기를 바랐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때는 체중을 줄여달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크고 담다한 사람처럼 보이게 풍채가 좋기를 바라서 살을 찌워달라고 부탁했다. 너무 찌우셔서 중간에 다시 빼달라고 해야 했다”고, 이선균에 대해서는 “방을 잡고 깊게 얘기했다. 시나리오를 보고 맥주를 마시며 수없이 대답했다. 질문을 하시면 제가 대답을 하려고 했다. 가끔은 성에 안 차셔서 답을 찾아오셨다. 저는 그것을 받아들여서 시나리오에 녹아냈다. 배우들과의 얘기를 통해 완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오는 2022년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영화가 개봉되는 만큼 그에 관한 관심도 모아진다. 변 감독은 “부담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부담을 안 가지려고 한다. 개봉 시기가 의도된 것은 아니었다. 장르 영화나 상업 영화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 인물한테 매혹을 느낀 것은 장르적으로 매력적일 수 있겠다고 담았다.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다. 인물에 대해 정확한 자료가 크게 존재하지 않는다. 역사적 몇 가지 배경을 두고 상상력을 더했다. 거짓말을 하지 말 돼 다큐를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상상력과 시대적 사실이 같이 공존하고 있다”고 설명을 더했다.

설경구는 “영화를 만드는 목적이 어떤 메시지를 주려는 것은 아니었다. 개봉도 코로나 시국에 미루고 미루다가 위드 코로나가 되면서 ‘조금 올라오겠다’ 해서 개봉을 잡은 것으로 안다. 메시지를 던지려는 목적으로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 보시는 분마다 의미가 있을 것이다. 각자 보는 메시지가 다를 것이다”고, 이선균은 “선거를 다룬 이야기지만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우연찮게 시기가 겹쳤다.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위드 코로나에 극장에 많은 분들이 와주실지가 고민이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끝으로 설경구는 “저희 영화를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위드 코로나라 개봉을 잡았는데 시기가 또 악화되고 있어서 안타깝고 속상하다. 모쪼록 많이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힘을 보태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그 여느 영화보다 간절하다”고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선균은 “오랜만에 이런 자리에 서서 긴장도 되지만 반갑기도 하다. 어떻게 영화를 보셨을지 모르겠다. 첫 번째 볼 때는 제 위주로 봤다. 왜 연기를 저렇게 했는지 후회와 반성의 마음으로 봤다. 오늘은 스태프들의 노고와 감독님의 의도가 보였다. 극장에서 보셔도 후회 없을 것이다. 힘든 결정을 했다. 결단과 용기가 필요한 시기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변 감독은 “정치에 거리감이 있고 시대적 배경을 잘 모르는 분들도 보고 이해할 수 있게 쉽게 다가가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 많이 보러와주시길 바란다”고 인사를 건넸다.

한편 영화 ‘킹메이커’는 오는 29일 개봉해 관객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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