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코리아데일리(KD) 정다미 기자] 배우 설경구, 이선균이 충무로 대표 흥행 메이커 제작진과 만나 시대극의 한계를 뛰어넘은 미장센과 영화적 쾌감을 선사한다.

22일 오전 영화 ‘킹메이커(제공·배급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제작 ㈜씨앗필름/감독 변성현)’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방송인 박경림이 사회를 맡았으며 변성현 감독과 배우 설경구, 이선균이 참석했다.

‘킹메이커’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네 번 낙선한 정치인 ‘김운범(설경구 분)’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 분)’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드라마를 그린 작품이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으로 제70회 칸 국제 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호평을 받았던 변성현 감독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변 감독은 “옳은 목적을 위해 옳지 않은 수단은 정당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1960년대, 70년대 선거판을 배경으로 했다. 지금도 그 질문은 유효하다고 생각한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어 “영화에 멋 부리는 것을 좋아한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때는 티가 났던 것 같다. 이번에는 티가 나지 않게 하려고 했다. 클래식하면서 올드하지 않고 세련된 정치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노력했다”고 전했다.

특히 ‘킹메이커’는 변성현 감독과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주요 제작진이 다시 호흡을 맞췄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을 비롯해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충무로 대표 제작진 조형래 촬영 감독, 한아름 미술 감독, 이길규 조명 감독, 김홍집·이진희 음악 감독, 조희란 의상 실장이 의기투합했다.

변 감독은 “현장에서 제가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면 그 전에 이미 다들 그렇게 하고 있더라. 제가 좋아하는 방향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저도 스태프들을 잘 알고 있어서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갔다. 메인이 수단과 목적이라면 서브는 빛과 어둠이었다. 그것을 잘 녹이려고 얘기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설경구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편했다. 다 알고 있어서 감독님도 편했지만, 배우인 저도 편했다. 믿고 알아서 담아 줄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캐릭터에 대한 부담감을 스태프들이 많이 편안하게 해줬다”고 다시 호흡을 맞춘 소감을 덧붙였다.

이어 함께 작품을 하게 된 이유를 묻자, 설경구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때 1+1으로 대본을 둘 다 받았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 좋으면 하겠다고 조건부로 얘기하고 받았던 것이 ‘킹메이커’였다”며 “너무 좋아서 하고 싶었지만, 김운범 캐릭터가 너무 부담스러워 압박감이 느껴졌다. 배경이 현재는 아니지만, 현재까지 연관되고 지금도 통하는 말들이다. 이런 이야기를 감독님의 스타일리시하게 풀어내면 정치 영화가 아닌 또 다른 장르가 나올 것 같았다. 부담이 있지만 어떤 스타일의 영화가 나올지 궁금해서 참여하게 됐다. 변성현 감독님의 영화를 좋아한다”고 강한 신뢰를 보여줬다.

변 감독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을 찍기 전에 썼던 시나리오다. 경구 선배님이 부담스러워 하셨다. 선균 선배님의 역할이 더 편하게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지만, 저한테 선배님이 가진 에너지가 필요해서 꼭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선균은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을 너무 좋아하는 팬이었다. 사적으로 감독님과 잠깐 뵙기도 했다. 감독님의 연출 스타일이 너무 좋다. ‘킹메이커’ 제안을 받고 너무 감사했다. 어릴 때부터 롤모델로 삼고 있는 경구 형님이 같이하자고 제안 해주셔서 너무 고마웠다. ‘나의 아저씨’ 찍고 있을 때 대본을 받았다. ‘나의 아저씨’ 극 중에서 제가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나왔던 영화가 설경구 형님의 ‘박하사탕’이다. 우주의 기운이 있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변 감독은 “어느 날 갑자기 경구 선배님한테 ‘선균이 어때?’라고 연락이 왔다. 선균 선배님한테 책을 드리고 답장이 없어서 노심초사하며 기다렸다. 운명처럼 갑자기 미용실에서 선균 선배님을 만났다. 그날 미용실을 옮겼다고 하더라. ‘책을 잘 읽었다’고 하셔서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해 소름을 유발했다.

이에 이선균은 “너무 감사했는데 드라마 촬영 때문에 공식적인 답변을 못 드렸던 것이다. 그 미용실은 스타일이 마음에 안 들어 두 달 만에 금방 옮겼다. 변성현 감독님을 만나기 위해 그 미용실을 갔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설경구는 “모 시상식에서 선균의 아내 전혜진 씨를 만났다. 바빠서 못 읽은 것인지 물어보니까 ‘할걸?’이라고 하더라”고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설경구는 소신과 열정을 지닌 정치인 ‘김운범’ 역을 맡아 눈을 뗄 수 없는 디테일 연기의 향연을 펼친다. 그는 “모티브가 된 인물은 있지만 묘사하려고 하지 않았다. 설경구 안에서 나오도록 했다. 사투리는 같이 출연하는 배우들과 감독님의 도움을 받아서 연습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극 중 5시간 연설하는 필리버스터 대본을 다 외운 것에 관해 묻자, “연설하는 장면이 너무 어려웠다. 연설 장면을 잘 완성하면 나중에 인간적인 부분이 잘 그려질 것 같았다. 톤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도 모르고 스트레스가 많았다”며 “군중을 선동하는 것이 필요했는데 제작 여건상 많은 군중을 깔아둘 수 없었다. 혼자서 블루 매트 앞에서 뻘쭘하게 연기를 하기도 했다. CG와 어떻게 붙을지 현장에서 스태프들과 얘기를 많이 하면서 작업했다”고 회상했다.

또 변 감독이 앞서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개봉 당시 ‘구겨진 설경구를 빳빳하게 펴고 싶었다’고 말했던 것에 대해 “이번에는 보시다시피 이미 빳빳하시다. 빳빳해진 것을 다시 구기고 싶은 마음은 없었고, 가만히 있어도 커 보이는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 톤을 뱉을 것인지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눴다. 진중해 보이돼 너무 무게 잡는 사람은 아니게 보이도록 했다”고 신경 쓴 부분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설경구는 올해 개봉한 영화 두 편에서 모두 ‘창대’와 호흡을 맞췄다. 앞서 3월 개봉한 영화 ‘자산어보(감독 이준익)’에서 ‘정약전’ 역을 맡은 설경구는 ‘장창대’ 역의 변요한과 사제 케미를 보여줬다. 또 이번 ‘킹메이커’에서는 ‘서창대’ 역의 이선균과 브로맨스 케미를 예고한다. 설경구는 “올해의 상대 역은 다 ‘창대’다. ‘자산어보’의 창대는 ‘장창대’고, ‘킹메이커’의 창대는 ‘서창대’다. ‘자산어보’ 홍보를 하는 자리에서 장창대를 서창대라고 많이 실수했다”며 세상의 모든 창대들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건넸다.

▲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이선균은 승리를 위해 치밀한 전략을 펼치는 선거 전략가 ‘서창대’ 역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영화 ‘기생충’이 전 세계에서 흥행한 가운데 그에 따라 달라진 점이나 이번 영화에서 반영된 부분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선균은 “에너지가 환기가 되는 경험을 했던 것이지 입장이 바뀐 것은 없다. 연기할 때는 같은 태도로 임한다. ‘기생충’ 개봉할 때 촬영 중이었어서 크게 반영된 것은 없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어 극 중 캐릭터에 대해 “모티브는 있지만, 정보가 많이 없는 인물이다. 왜 이 사람은 앞에서 자기 꿈과 대의를 위해 나서지 않고 뒤에서밖에 할 수 없을지를 고민하면서 연기했다. 감춰져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왜 그림자처럼 숨겨져 있어야 하는지, 내 이상과 꿈을 왜 김운범을 투영해서 발현하려고 하는지를 찾으면서 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믿고 보는 배우로 손꼽히는 설경구와 이선균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호흡을 맞췄다. 설경구는 “제가 좋아하는 배우다. 진짜로 좋았다. 딱 그 자리에 흔들림 없이 서 있어주는 배우다. 믿고 툭툭 뱉어도, 뭘 해도 다 받아준다. 믿고 편하게 해도 다 알고 받아쳐 준다”고 애정을 전했다. 이선균은 “몸 둘 바를 몰랐다. 촬영 전 미팅할 때부터 묘했다. 어릴 때부터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님과 작업한다는 것이 벅찼다. 표현을 열심히 하는 편이 아니라 티를 못 내겠더라. 눈도 잘 못 마주쳤다. 서창대의 마음으로 김운범의 포스터를 영화 촬영할 때 집에 붙여놨다. 아침마다 봤다”고 팬심을 자랑했다.

▲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소신과 열정을 지닌 정치인 ‘김운범’ 역의 설경구, 승리를 위해 치밀한 전략을 펼치는 선거 전략가 ‘서창대’ 역의 이선균을 비롯해 유재명, 조우진, 박인환, 이해영, 김성오, 전배수, 서은수, 김종수, 윤경호가 함께한다. 여기에 배종옥이 김운범의 아내 이희란 역으로 특별출연해 완성도를 높였다.

유재명은 김운범의 라이벌이자 러닝메이트인 ‘김영호’로 분했다. 설경구는 “술 먹을 때 뭉클한다. 연기할 때는 인정사정없다. 유재명 씨가 한다고 해서 너무 좋아했다. 팬이다. 분량은 많이 않지만, 존재감이 커야 하는 역할이다.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았다. 존재만으로 좋았다. 촬영하면서 ‘이래서 감독님들이 유재명을 찾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의리를 보여줬다.

이어 이선균은 조우진에 대해 “저의 반대 진영의 선거 전략가다. 너무 좋아하고 궁금한 배우인데 이번 작품으로 처음 만났다. 같이 호흡할 때 너무 깜짝 놀란 장면이 많다. 연기를 해야 하는데 감탄을 하고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변 감독은 박인환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팬이다. 제 영화에 역할이 없어서 같이 못 했다. 이번 작품에 역할이 있어서 부탁드렸는데 흔쾌히 수락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배종옥에 대해 “분량은 많지 않다. 운범의 아내보다는 동반자의 역할이 필요했다. 선배님이 처음 만나서 ‘책을 읽고 왜 나한테 제안했는지 알겠다’고 하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여기에 이해영, 김성오, 전배수, 서은수, 김종수, 윤경호가 가세해 극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조우진, 김종수, 윤경호는 경쟁 상대인 공화당이다. 변 감독은 “신민당보다 위계질서가 잡혀있고 조금 더 기름진 분위기다. 좋은 것을 많이 먹는다. 신민당이 막걸리면 공화당은 위스키 분위기다”고 설명했다.

설경구는 “사진을 보니까 보고 싶다. 이해영은 너무 멋쟁이다. 극 중 라이벌로 나와서 결국에는 저를 도와주는 같은 후보다. 전배수와 이해영이 술을 못 먹는다. 커피와 콜라를 먹고 취하는 스타일이다. 콜라 먹으면 당뇨 걸린다고 차라리 술을 먹으라 했다”며 “전배수 씨는 촬영장에서 정말 많이 웃겼다. 항상 전배수 씨 주변에 사람이 모였다. 박인환 선생님이 크게 웃으실 정도다. 분위기를 정말 좋게 만들어줬다. 밤 촬영하고 새벽에 집에 가는데 행복하다더라. ‘이 영화를 하는 것이 행복하다’는 말을 해줘서 제가 너무 고마웠다”고 화기애애했던 현장 분위기를 자랑했다. 이어 이선균은 “다 너무 좋은 동료다. 저희가 회식하면 이해영, 전배수 형님이 맥주 한 병을 나눠 먹고 그것을 채 못 마시고 만취가 됐다. 다들 끝나고 갔는데 새벽에 혼자 일어나서 놀란 일화도 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끝으로 설경구는 “해가 가기 전에 다시 인사하게 돼 반갑고, 기대된다. 변성현 감독님을 촬영 전부터 봐왔다.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로 고민을 많이 하신다. 열정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을 것이라 생각한다. 12월에 개봉하니 많이 응원과 기대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선균은 “드디어 마침내 개봉을 확정하게 돼 벅차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작품이었다. 클래식하지만 올드하지 않은 스타일리시한 선거 이야기다. 기대해 주셔도 좋다. 12월에 기분 좋게 찾아 뵙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변 감독은 “정치에 관심이 없고 잘 몰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신경 썼다. 많이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뜨겁고 치열한 순간을 담은 영화 ‘킹메이커’는 오는 12월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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