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명필름, 웬에버스튜디오

[코리아데일리(KD) 정다미 기자] 배우 고두심과 지현우가 영화 ‘빛나는 순간’을 통해 깊은 울림을 선사하며 관객들의 소중했던 순간을 회상하게 만든다.

14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빛나는 순간(제작 명필름, 웬에버스튜디오/공동제작 명필름랩/배급 명필름, ㈜씨네필운/각본·감독 소준문)’의 언론 시사회와 기자 간담회가 진행됐다.

고두심은 “정말 오랜 시간 끝에 뵙게 돼 반갑고 기쁘다. 영화를 잘 보셨는지 모르겠다. 고향에서 찍었고 누구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으리라 하고 임해봤다. 흡족하게 봐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소준문 감독은 “배우들이 고생을 많이 해서 찍은 영화를 선보일 수 있어서 감회가 남다른 것 같다”고 영화를 처음으로 선보인 소감을 전했다.

‘빛나는 순간’은 제주 해녀 ‘진옥(고두심 분)’과 그를 주인공으로 다큐멘터리를 찍는 PD ‘경훈(지현우 분)’의 특별한 사랑을 다룬 영화다. 소 감독은 “제주도라는 공간 자체에 대한 영화를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해녀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조사하며 삶이 존경스럽고 경이로운 부분이 많았다. 척박한 제주도에서 여성의 몸으로서 일궈내는 것이 감동적이었다”며 “그 모습 이외에 숨겨진, 드러내지 못하는 감정들이 존재한다고 봤다. 현무암 돌덩이 같은 모습에서 들꽃 같은 모습이 있지 않을까 했다. 섬세하고 여리시고 사랑스러운 모습들이 있어서 그 모습을 이용해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 사진=명필름, 웬에버스튜디오

특히 평생 물질을 하며 생계를 책임져 온 70세 해녀 진옥과 서울에서 온 30대 다큐멘터리 PD 경훈의 사랑 이야기라는 다소 파격적이고 드문 설정이 먼저 눈길을 끈다. 소 감독은 “나이차이가 파격적인 지점이긴 하다. 숫자로 생각하지 않고 사회적 상처를 입은 세대라고 생각한다.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주면서 아름다운 사랑이 완성되지 않을까 하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쉽게 접하지 못하는 설정인 만큼 두 캐릭터의 설득력 있는 연기가 캐스팅에 주요했을 터.

소 감독은 “이 영화는 고두심 선생님이 안 계셨으면 만들어지지 않았을 영화다. 저에게는 유일한 분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듀서와 함께 선생님을 모시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작으면 작다고 할 수 있는 영화에 대배우님께서 출연해주실 수 있으실지 고민했다. 대사도 제주어로 꾸밈없이 가져가고 싶었다”며 “처음 선생님을 뵀을 때 대배우가 앞에 있어 긴장을 많이 해 한마디도 못했다. 소녀적인 얼굴이나 제가 만들고 싶어 하는 지점을 완벽하게 가지고 계셨다. 고두심 선생님 없으면 안 된다. 당장 캐스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이어 “선생님께서도 저희의 마음과 영화팀의 마음을 알고, 시나리오도 좋게 봐주셔서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고두심은 “감독님이 ‘고두심하면 제주도다. 고두심의 얼굴이 제주도의 풍광이다’고 했다. 젊은 친구와의 멜로는 자신이 없고 못할 것 같았다. 그전에 감독님이 꼬셨는데 이것을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고 말해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 사진=명필름, 웬에버스튜디오

‘경훈’ 역의 지현우에 대해 소 감독은 “용기 있는 선택이 필요한 역할이라고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쉽지 않을까 했는데 어려웠다. 지현우 배우는 시나리오 보자마자 하고 싶다 했다. 혼자 제주도도 내려가고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해줘서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고 감탄했다. 이에 지현우는 “처음 대본 받고 읽었을 때 잘 썼다고 생각했다. 관객들이 감성을 이해해 주실 수 있을까 의문이었다. 개인적으로 연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던 시기다. 선생님과 하게 된다는 생각에 연기에 대한 물음표 지점들을 조금은 알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하게 됐다. 하면서 많이 기대고 의지하고 의외로 친구처럼 편하게 촬영을 했다. 작년 2달 동안의 시간이 행복했다”고 고두심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 사진=명필름, 웬에버스튜디오

고두심은 “대한민국에서 배우 생활을 하면서 멜로물에 대한 아쉬움, 목마름이 있는 배우다. 파격적인 나이를 초월한 역할이어서 상당히 생각을 많이 하기는 했다. 젊은 친구들 중 누가 걸려들어서 나이 많은 배우와 할까 했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또 “지현우 배우와 나이가 굉장히 차이가 있다. 지현우가 외적으로 여리여리 하게 생겼다. 오늘 모습도 촬영할 때 모습과 더 달라졌다. 저를 만나고 나서 달라진 것인지”라고 말해 미소를 더했다. 이어 “호흡을 맞추며 속으로 내면으로 들어갈수록 남성적인 강인함을 자꾸 보여줬다. 혼자 노는 것도 잘 하는 친구고 여러모로 빠져들었다. 그렇게 완성하게 됐다”고 칭찬하며 두 사람의 로맨스 케미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지현우는 “선생님이 촬영 하면서 모든 영화 스태프 분들에게 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스태프 분들이 불편해 할까봐 먼저 다가가고 손 내밀어 주신다. 그러시는 것을 본받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거듭 존경심을 전했다. 이어 “소녀 같은 모습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혀 멜로 연기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했다.

특히 고두심은 ‘바다에서 숨 오래 참기’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제주의 베테랑 해녀 역을 맡아 물질, 숨비소리 등 연기할 때 신경 쓸 부분이 많았을 것. 고두심은 “햇볕에 그을린 강인한 해녀 분장을 했는데 물속에 들어갔다 오면 다 지워졌다. 피부가 하얀 편이라 어려움을 겪었다. 주근깨, 햇볕 많이 세면 나타나는 까만 분장을 하느라 애를 많이 썼다”고 생각지도 못했던 어려움을 털어놨다. 또 “사실 참 어렵다. 40년, 50년 하신 분들의 소리를 똑같이 내기는 어려웠다. 그 삼춘들의 소리를 입히기는 입혔다. 저도 촬영할 때 냈지만 가느다랗다. 파도 소리가 심해서 현장에서 음을 따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고 숨비소리에 대해 설명했다.

▲ 사진=명필름, 웬에버스튜디오

끝으로 지현우는 “저희 영화가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작품이다. 보시는 관객분들이 마음으로 바라봐 주시고 이성적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감성적으로 바라봐주시면 영화를 보고 나서 사랑에 대해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고두심은 “고향에서 올로케이션 촬영을 해 행운이었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시기를 겪을 때 저는 고향에 가서 푸짐하게 고향에 대한 얘기도 하고 어렸을 때부터 먹던 음식도 섭취하며 행복했던 시간이었다”며 “산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경계가 없는 곳인데 척박해서 살기가 힘들다. 해녀라는 생명의 줄을 놓으면 살 수 없는 곳에서 40년, 50년 버티며 살아온 분들을 표현하면서 그분들을 세세하게 들여다보는 기회가 됐다.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 숙명의 끈을 놓지 않고 끝까지 지켜서 아름답게 펼쳐 살아오신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여러분도 아름다운 끈을 놓지 않는 지점을 가까이 다가가서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관람을 독려했다.

소 감독은 “제주도에서 찍고 제주도에 계신 도민 분들의 도움을 받아서 완성했다. 비단 제주도에 대한 얘기로 한정짓는 것 보다는 좀 더 많은 분들이 제주도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살다보면 살아진다’는 대사나 이 영화가 말하는 지점들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위로의 말이 아닐까 싶다. 이 영화를 통해 그런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다. 본인들의 ‘빛나는 순간’을 생각할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한편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선입견을 깬 아름다운 사랑을 담아 위로와 치유를 선사할 ‘빛나는 시간’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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