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 부사관 사망 사건과 관련 책임 통감

▲ 이성용 공군참모총장

【이주옥 기자】이성용 공군 참모총장이 성추행 피해 부사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통감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 총장은 지난해 9월 23일 제38대 공군총장으로 취임했지만 8개월여 만에 '역대 최단명 총장'으로 퇴진하게 됐다.

이 총장은 4일 문자메시지를 통해 "본인은 일련의 상황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2021년 6월 4일부로 사의를 표명한다"고 사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사과드린다"며 "무엇보다도 고인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족분들께는 진심 어린 위로의 뜻을 전해드린다"고 말했다. 또 "아픔과 상처가 조속히 치유되길 바라며, 공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이 총장은 이날 서욱 국방부 장관을 통해 물러나겠다는 의사와 함께 전역지원서도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각군 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이 전역지원서를 수리하면 이 총장은 민간인 신분이 된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군의 초동 수사 부실과 늑장 보고 의혹 등이 불거진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이제 막 군 합동수사가 시작된 상황에서 공군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시기적으로 무책임하게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실제로 공군의 경우 숨진 성추행 피해자 이 모 중사의 신고 직후부터 사망 이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부실수사 정황과 보고 누락 등 총체적 허점이 이미 속속 드러나는 상황이다.

성추행 사건은 3월 2일 발생했고, 이 총장이 성추행 사건을 처음 보고 받은 시점은 지난 4월 14일이다. 피해자는 5월 2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에 4월 14일 공군 군사경찰은 일주일 간 사건을 정리해 서면으로 이 총장에 보고했다. 하지만 피해자는 결국 5월 2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후 이 총장은 피해자가 사망한 5월 22일 공군 군사경찰로부터 재차 보고를 받았다. 이에 이 총장은 25일 이 사실을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첫 보고했고, 서 장관은 이 총장에게 2차 가해에 대한 엄정 수사 등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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