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 뿌리는 소독약 정말 효과 있을까?

영등포구에서 길거리에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

[코리아데일리=홍이숙기자] 지난주 목요일(6일)은 문래동에 있는 GS 홈쇼핑 직원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날이다. 그날  이후부터 지금까지 상인들은 떨어진 매출이 회복되지 않았다고 울상이다.

실제로 영등포구는 확진 환자가 생긴 날부터 방역에 힘쓰고 있다. 당일엔 전문 방역업체를 동원해 GS 홈쇼핑 건물의 반경 1킬로미터에 해당하는 구역을 집중 소독했다.

지난 9일  확진자 3명이 발생한 시흥시에서도 이틀간 시 곳곳에 소독제를 뿌렸다. 건물 내부뿐만 아니라 실외 지역도 골고루 다 뿌렸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확진자가 거쳐 간 곳이라면  "만에 하나를 대비해'  실외에 뿌리는 소독제는 효과가 별로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혹시 몰라 소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외에 흩뿌리는 소독약은 효과가 거의 없다고 한다.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일반적인 환경에서 본래 가진 기능을 빠르게 상실하기 때문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는 수분으로 이루어진 비말을 통해 전파되는데, 건조한 날씨 덕에 비말이 금방 말라 바이러스는 (외부로 나온 지) 몇 분 안에 사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진서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환자가 만졌던 부분을 닦거나 밀폐된 공간을 증기 소독하는 것은 가능한 방법이겠지만, 불특정 지역에 소독약을 살포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효과가 불확실한 작업에 너무 많은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영등포구는 GS 홈쇼핑의 업장 폐쇄가 끝난 지금까지도 매일 1차례씩 영등포구 전역을 소독하고 있다. 학교나 어린이집, 시장 등 취약 지역은 건물 외부에도 소독약을 뿌리고, 거리에도 살포한다.

여기에 들어가는 예산도 만만치 않다. 시흥시는 9일, 10일 양일간 30여 곳을 1~2차례씩 소독하는 데 400만 원의 예산을 들어갔다.  확진자가 나온 매화동 전체와 나아가 시흥시 전체로 소독 작업을 확대하려면 예산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예방의학회와 한국역학회는 어제(10일) 오후 3시 서울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확진자가 다녀간 지역 인근의 학교와 상점이 문을 닫는 것은 공중보건 측면에서 아무런 효과가 없다"며 "오히려 공포와 낙인 때문에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만 소모하게 된다"고 하면서 과도한 소독에 대해서도, "확진 환자가 방문한 시설과 직장 환경의 적정 소독으로 충분하다"며, 불필요한 과잉대응보다는 이성적인 시민들의 협력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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