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워킹그룹이 뭐길래
 

--원활한 남북 협력 위해 워킹그룹 출범했지만, 현실적 한계

 


[코리아데일리= 홍이숙기자]kbs보도에 따르면 알렉스 웡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부대표가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만나 한미 워킹그룹을 진행하기 위해 다음 주 초 한국을 찾는다.

방한하는 알렉스 웡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부대표

한미 워킹그룹은 지난 2018년 11월 출범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이 도출되지 못하자,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협력을 협의하기 위한 실무단을 먼저 구성한 것이다.

특히 2018년 초반 남북 화해 국면에서 남북 철도 연결 착공식, 수로 공동 조사, 남북 공동 유해 발굴 등 남북 간 협력이 속속 진행되는데, 대북 제재에 번번이 부딪혀 속도를 내지 못하자 '대북 제재 예외'를 미국과 직접 논의할 실무진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대북 제재가 얼마나 촘촘하게 돼 있는지 실무를 접하다 보면 깜짝 놀랄 정도"라면서 "그동안 남북 경의선 철도 현지 조사, 남북 공동 유해 발굴 등 여러 사업 추진 과정에서 유엔과 미국 재무부를 통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대북 제재 예외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수혁 주미 한국대사도 지난달 "미국이 이건 안 된다며 거절한 건 없다"면서 "미국으로서는 유엔 안보리에서 제재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이야기가 없도록 워킹그룹에서 사전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에 나온 한미 워킹그룹 비난 기사

여러 대북 제재 때문에 남북 문제라도 미국, 또는 유엔과 논의를 거쳐야 하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는 점도 무시 못 할 부분이란 뜻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북한 개별관광 등과 관련해 "대북 제재의 틀을 충실히 이행하는 가운데 한다는 것이 우리 원칙"이라면서 "그런 틀 내에서 가능한 것이 무엇인지, 북한에도 이득이 되는지를 점검하면서 관계 부처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미 워킹그룹 운영에 마찰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출범 초기부터 예견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지난 2018년 11월 워킹그룹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북한은 즉각 워킹그룹 출범을 반대하고 효용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노동신문은 "그동안 미국은 남북 관계 개선 분위기가 조성될 때 마다 이를 달가워하지 않으면서 남측에 대한 노골적인 압력과 간섭행위를 일삼아왔고 지금도 남북 관계 개선의 속도를 조절하라고 강박하면서 일정에 올라 있는 협력 사업들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 일각에서도 미국이 비핵화와 남북 협력의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한미 워킹그룹을 활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운용의 묘를 활용하면서 북한을 설득하는 작업이 병행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아서 워킹그룹을 남북 관계 방해꾼으로 낙인찍히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가 북한 개별관광 등 남북 협력에 속도를 내기로 한 만큼, 앞으로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를 견인하는 역할을 할지, 걸림돌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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