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박쥐 연구진' 中우한폐렴 공포에 공격당해...

 

[코리아데일리=홍이숙기자] 박쥐가 중국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병 원천으로 알려지면서 '박쥐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6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세계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과학자 중 한명인 쉬 젠글리(Shi Zhengli) 교수의 오랜 연구 성과에도 그에 대한 악평이 쏟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쉬 교수는 그동안 냄새 나는 동굴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박쥐 배설물을 가져왔다"면서 "세상은 그녀가 한 일에 감사할 것"이라고 관련 내용을 전했다.

쉬 교수는 중국 28개 성을 가로지르는 깊은 산으로 올라가 박쥐가 사는 어두운 곳을 발견했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보호복을 에워싼 뒤 모든 종류의 동굴에서 다양한 종류의 박쥐를 수집했다.

그가 수집한 것은 분석을 위해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국립생물안전연구소로 옮겨졌다. 그는 10년 넘게 이를 연구한 끝에 세계에서 가장 큰 박쥐 관련 데이터베이스 중 하나를 구축했다.

지난해 12월 말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됐을 때 그가 이끄는 팀은 그 데이터베이스를 조사했고 이번 바이러스가 운남성의 과일 박쥐 배설물에서 도태된 야생 균주의 직접적인 후손이라는 것을 처음 확인하고 96%의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점도 파악했다.


쉬 젠글리 교수는 오랜 기간 박쥐 연구로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연구 성과를 이끌었다. /웨이보

SCMP는 "그의 연구는 새로운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과학 연구 공동체의 이해를 앞서 나가게 했다"고 전했다.

그런 그의 연구에 대해 칭송의 반응이 예견됐지만, 최근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오히려 그와 그의 실험실에 대한 악평이 잇따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쉬 교수의 이름은 최근 일주일 동안 인터넷에서 일일검색량이 2000배가 급증했고 중국 인터넷과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관련 글들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어떤 사람은 그녀를 ‘악마의 어머니’라고 칭하기도 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발병지 우한 화난수산물 시장


그에 대한 공격이 심해지자 어쩔수 없이 쉬 교수는 지난 일요일 오후에 위챗(Wechat)을 통해 모든 친구들에게 메시지에 이렇게 썼다. "나는 내 인생에 맹세합니다. 이번 바이러스는 실험실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앞서 아프리카에서 발병한 치명적인 에볼라 바이러스를 연구한 바이러스 학자인 가오 역시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중의 공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NS상에서는 그를 ‘종이 학자’라고 부르며 "그가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가오는 최근 차이신 잡지 인터뷰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이후 잠을 잘 시간이 없다"면서 "최전방에서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고 (대중의 공격에 대한) 충격에서 회복돼 다시 바이러스와 싸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SCMP는 "쉬 교수는 바이러스를 추적하기 위한 세계적인 노력에 참여한 수십명의 과학자 중 한명 "이라면서 "중국과 다른 많은 국가에서 실험실은 유전자를 해독하고 분자 구조를 분석하고 가장 중요한 치료법을 찾는 데 힘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쉬 교수를 포함한 "박쥐연구" 과학자들은 과거 2003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병때와도 비교해 바이러스를 연구하고 있다. 중국의 바이러스 학자 쩡광은 "이번 바이러스는 사스보다는 더 약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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