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유일 올림픽 女메달리스트 유럽망명,"거짓·위선보다 향수병 택하겠다"

올림픽 태권도 여자 57㎏급에서 동메달을 딴 키미아 알리자데

[코리아데일리=홍이숙기자] 2016년 리오 올림픽 태권도 57kg급에서 여성으로선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동메달)  여성선수 알리자데가 영구히 이란을 떠났다고 CNN가 현지시간 12일에 보도했다.

알리자데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안녕’이라 해야 하나, ‘잘 있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애도를 표해야 하나?"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위선, 거짓말, 불의, 아첨의 식탁에 앉고 싶지 않기에 올림픽 금메달보다 더 어려운 향수병의 고통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란에서 여성 운동선수에게 가해졌던 사회적 폭력에 대한 폭로가 나오기도 했다. 자신을 ‘이란에서 억압 받는 수백만의 여성 중 하나’라고 밝힌 알리자데는 "우리(여성 선수)는 그들(이란 정부)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는 단지 도구일 뿐"이라고 했다.

이어 "그들은 내 메달을 의무적으로 써야하는 히잡에 집어 넣고 자신의 공으로 돌려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며 "그들은 내 메달을 이용하면서도 동시에 ‘다리를 그렇게 쭉쭉 뻗는 것은 여자의 덕목이 아니다’라고 모욕했다"고 밝혔다.

알리자데의 정확한 행방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알리자데는 "유럽 쪽에서 나를 초청한 곳은 없고 귀가 솔깃한 제안을 받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CNN은 알리자데의 망명에 대한 보고서는 이미 지난 9일 나온 상태이며, 일부 이란 관계자들이 "알리자데가 네덜란드로 떠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알리자데의 망명 발표는 이란이 우발적으로 우크라이나 비행기를 격추했다고 밝힌 날 이뤄졌다. 현재 이란 내에서는 대학생 수백명이 혁명수비대 등 군부와 정부를 비판하는 집회를 여는 등 반(反)정부 시위가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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