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우박이 내려요”…길거리에 유리 파편이 흩날리는 빌딩풍 공포

 


[코리아데일리=홍이숙기자]지난 7일 밤, 112상황실에 다급한 신고가 접수되였는데 신고 장소는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미포오거리 주변. 부산에서 가장 높은 101층짜리 건물이 있는 엘시티 인근이였다. 이곳에서 '엄지손가락 크기'의 유리 파편이 바람에 날려 인명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당시 부산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일부 해안가를 중심으로 순간 최대 풍속 초속 30m에 육박하는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엘시티 시공사 측은 사고가 난 지 이틀 뒤에야  85층 유리창이 강한 바람에 깨졌고, 주변에서 유리 파편이 확인했다.

유리 파편은 엘시티 건물로부터 직선거리로 300m 떨어진 곳에서도 발견됐다. 깨진 유리 파편이 건물 사이로 휘몰아치는 이른바 '빌딩풍'을 타고 흩날리며 '비'처럼, '우박'처럼 우수수 떨어졌던 것이다.

 


'유리비'와 '유리우박'이 내리던  당시 현장을 목격하고 불안했던 주민들의 말에 의하면  "평상시에도 이 정도인데 어떻게 살겠느냐"며 주민들이 하나같이 불안을 호소했다.

행인이 유리 파편에 맞아 다친 피해는 그나마 없었지만 주차된 차 2대와 주변 건물 유리창이 파편에 긁히였다.  그러나 피해 정도만 놓고 이번 사고를 가볍게 여길 수만은 없는 게 현실이다.  이번이 벌써 2018년과 지난해에 이은 3번째 사고기 때문이다.

 

2018년 10월 태풍 '콩레이'가 우리나라를 강타했을 때 엘시티는 공사를 위해 외벽에 걸린  긴 쇠줄이 바람에 날리면서 유리창 1,000여 장이 깨진적이 있다.

지난해 5월 사고는 2018년에는  공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태였는데  창문을 미처 닫지 않아 건물 안으로 바람이 들이닥치면서 강한 압력을 만들어냈고, 이 압력에 창틀이 뒤틀리며 창문이 깨져 유리비가 내리기도 했다.

당시 엘시티 시공사 측은 강한 바람이 예보 될 때는 창문을 반드시 닫도록 직원에게 강조하겠다고 밝히며 사고 재발을 약속했었지만 그 후로부터 7개월여 만인 지난 7일 밤, 엘시티 시공사 측의 약속은 이렇게 빗나가고 말았던 것이다.

"사고는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다음 달 입주가 마무리되면 유리창 관리는 입주민들의 몫이다. 입주민이 문을 열어둔 채 외출을 했거나 제대로 걸어 잠그지 않았을 때 바람이 분다면 똑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그 책임이 입주민에게로 갈 수도 있다.

약한 바람도 '빌딩풍'을 만들어 내며 강풍으로 돌변하는 곳임을 반드시 기억하고 유리창 관리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엘시티 시공사 측은 모든 공정이 끝나고 현장에서 철수하기 전까지 모든 입주민에게 이러한 주의 사항을 계속 알리겠다고 밝혔지만, 주민들의 공포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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