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대박’ 가이아나…이젠 마차 대신 벤츠 끌까?

[코리아데일리=홍이숙기자]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남미 북동쪽에 위치한 가이아나가 새해아침부터 들썩이고 있다.

희망의 가이아나 땅

5년 전 해상에서 발견된 유전에서 원유 생산이 시작돼 국민들은 큰 축복을 받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인당 매장량으로 따져보면 세계 최대인 데다 인구가 78만명밖에 안되다보니 발견된 매장량만 해도 전 국민에게 1인당 무려 5억 3천만 원씩 나눠줄 수 있는 양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4천5백 달러에 불과한 이 가난한 나라의 운명이 원유 생산으로 바뀔지 세계 언론이 주목하고 있다. 원유 생산에 따른 세수가 제대로 나라 발전을 위해 쓰일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인도와 아프리카 문화, 사탕수수와 쌀

 

가이아나는 네덜란드와 영국 등 열강들의 식민지였다가 50여 년 전 독립한 남미 베네수엘라와 인접한 소국이다. 오른쪽으로는 수리남과 프랑스령 기아나가 차례로 자리 잡고 있다. 식민지 시절 노동인력으로 유입된 아프리카 흑인과 인도인들이 인구 대부분을 차지한다.

수도 조지타운 외곽으로 조금만 벗어나도 사탕수수와 쌀농사를 짓는 농가를 볼 수 있다. 길가에는 사탕수수 줄기를 짜 주스를 만들어 파는 노점상들을 만날 수 있다. 사탕수수와 쌀은 이 나라의 주 생산물이다. 농경 국가와 다름없는 이 작은 나라에 석유 생산의 행운이 찾아왔다.

주요 교통수단인 마차

지난 연말 해상서 석유 첫 생산..."성탄 선물"

5년 전 발견된 대서양 유전에서 첫 원유를 뽑아낸 건 지난해 12월 20일이었다. 가이아나 해안에서 200km 떨어진 해상 유전에서 미 대형석유업체 엑손모빌(지분 45%)과 중국 해양석유총공사(지분 20%)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예상보다 석 달 빠르게 원유를 생산하고 육상으로 운반을 시작했다.

가이아나 데이비드 그랜저 대통령은 이날 밤 긴급하게 이 소식을 전했다. 대통령은 20일을 '국가 석유의 날'로 선포하고 석유 생산은 가이아나의 경제발전을 위한 변화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뻐했다. 다음날 길에서 만난 시민들은 "가이아나에 큰 축복이 찾아왔다, 앞으로 인생이 바뀔 것"이라며 원유 생산에 대한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엑손모빌사가 밝힌 해상 유전 원유 매장 추정량은 60억 배럴이다. 더욱이, 인근 베네수엘라의 황 성분이 섞인 중질유와 달리 경제성이 높은 경질유다. 국민 1인당 매장량은 7천6백 배럴로 중동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보다 4배 가까이 많은 양이다.

국제원유시장에서 거래되는 경질유 배럴당 가격과 가이아나 78만 명 인구를 감안해 환산해보면 국민 1인당 5억 3천만 원씩 나눠 가질 수 있는 매장량이다. 특히, 유전 인근에서 또 다른 유전 탐사가 진행 중으로 원유 생산 유전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경제성장률 86%, 5년 뒤 GDP 4배 성장

국제통화기금 IMF는 가이아나의 2020년 올해 경제성장률을 무려 86%로 전망했다. 세계 최고치로 기록적인 성장률이다. 현재 36억 달러인 GDP는 5년 뒤 4배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그야말로 '석유 대박'이란 표현이 맞을 듯하다.

산유국 대열에 합류한 가이아나의 도심은 변하고 있다. 곳곳에 오래된 다리를 새로 건설하고 도로를 아스팔트로 포장하고 있다. 한때 번화했던 조지타운 '쉐리프 거리'에도 부흥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기존 건물을 증축하거나 건물을 신축하는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20년 된 한 건물의 관리인은 "가이아나 기름이 생산되고 투자자가 몰리면 예전처럼 24시간 잠들지 않는 거리로 살아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주택가 골목마다 헌 집을 뜯어고치는 공사도 흔하게 목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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