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OCN 제공

[코리아데일리=최현진 기자] 케이블채널 OCN 수목드라마 '구해줘2'(극본 서주연 연출 이권 이승훈)에서 ‘김민철’ 역이 엄태구의 ‘인생 캐릭터’로 등극한 이유가 있다. 제멋대로에 사고만 치던 미친 꼴통이 이제는 진심으로 가족과 마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월추리를 수렁에 빠뜨린 최경석(천호진)에게 반격할 준비를 마쳤기 때문. 회를 거듭하며 발산하고 있는 그의 반전 인생사가 엄태구만의 특별한 연기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민철은 첫 등장부터 말 그대로 ‘골 때리는’ 인물이었다. 교도소에선 손이 묶인 채로 자신보다 2배는 덩치가 큰 재소자를 때려눕히더니, 출소하자마자 읍내에서 마주친 철우(김영민)의 돈뭉치를 빼앗았다. “벌 받으실 겁니다”라며 필사적으로 돈을 지키려던 철우에게, 천연덕스럽게 “내 취미가 벌 받는 거라 오늘 아침까지 받았네”라고 받아치더니, 빼앗은 돈을 도박으로 탕진해버렸다. 어떻게 자신의 고향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던, 그야말로 구제 불능이었다.

그러나 촉 하나만은 남달랐던 민철. 경석과의 첫 대면, 월추리 마을 사람들 모두가 이 사기꾼에게 속아 넘어가, ‘서울에서 오신 신사적이고 교양 있는 교수님’이라고 그를 칭했지만, 민철만은 유일하게 그의 의뭉스러움을 눈치챘던 것. 평소처럼 웃는 얼굴로 “선생님, 제가 뭐 잘못한 게 있습니까?”라고 묻는 경석에게 “이놈이 사람을 은근슬쩍 놀리고 있네”라며 단번에 그의 거짓 가면을 알아봤다. 하지만 이는 질긴 악연의 시작이었다.

한때 유도 유망주였던 그에게도 사연은 있었다. 고등학교 유도부 감독에게 이유 없이 구타를 당했던 학생들을 대신해 감독에게 폭력으로 저항하다 체포됐고, 가정폭력을 일삼던 아버지로부터 엄마(서영화)와 동생 영선(이솜)을 구하려다 사고로 아버지가 목숨을 잃은 것. 이후에도 부인에게 폭력을 일삼는 남자를 참지 못하고 폭행하는 등, 그는 교도소를 들락거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자신을 챙겼던 칠성(장원영)마저도 등을 돌리며, “누가 너한테 고마워하던, 그놈한테 맞던 그 여자도 너한테 와서 욕했어”라는 모진 말을 던지자 큰 충격을 받고 눈물을 흘렸던 민철.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패기만큼은 죽지 않았던 그였기에 더욱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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