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 페어런츠’, 일요시네마 웃음 칵테일 “이젠 당신이 마실 차례”

[코리아데일리 곽지영 기자] 11일 EBS 일요 시네마 시간에 통쾌 상쾌 웃을믈 주는 영화 ‘미트 페어런츠’,가 상영돼 화제다.

이 영화의 감상후기는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어머니에게 아들이 그런 것처럼 아버지에겐 딸이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가 아닐까 싶다. 그런 아들과 딸을 시집 장가보내는 부모의 마음이란 기쁘면서도 또한 서운하고 아쉬운 일일 텐데 그걸 좀 거창하게 표현하자면 “평생 애지중지 키워온 딸을 사위라는 얼간이에게 넘겨주는 아버지의 심정”을 착안해 만든 독특한 소재의 영화다.

▲ 영화 포스터

이런 감정들은 지역과 세대에 관계없이 비슷하다 보니 서양 여러 나라에서도 우리나라의 고부갈등 비슷한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이나 사위와 처가의 갈등이 심심찮게 매체에 오르내리곤 한다.

그러다 보니 그런 가족 간의 갈등을 그린 영화들도 꽤 많은 편인데 그런 가족 간의 감정 다툼을 영화에서 심각하게 그려봤자 보는 사람도 불편한 법이니 대개는 코믹 터치의 영화가 많이 만들어지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미트 페어런츠’는 <오스틴 파워>를 만들었던 제이 로치 감독이 2000년에 만든 영화다. 연기력으로 정평이 나 있는 벤 스틸러가 사위로, 로버트 드 니로가 장인으로 출연했는데 아마 로버트 드 니로가 제대로 된 코믹 연기를 최초로 한 영화가 아닐까 싶다. 영화 내내 사위와 장인의 티격태격이 때로는 짜증을, 때로는 웃음을 자아낸다.

영화 줄거리 & 결말 그렉 포커(벤 스틸러)는 여자친구인 팸(테리 폴로)과 결혼할 생각을 하고 프러포즈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궁리한다. 계속 기회를 엿보다가 프러포즈를 하려고 하는 순간 팜의 집에서 걸려온 전화, 팸의 여동생이 결혼한다는 것이었다. 팜의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팸의 가족에게 결혼 승낙을 받는 게 좋겠다는 생각으로 그렉과 팸은 팸의 본가로 간다.

그런데 팸의 본가에서 만난 장인어른 잭(로버트 드 니로)는 왠지 첫인상부터 심상치 않다. 알고 보니 전직 정보기관 요원이었던 장인.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팸의 할머니 유골함을 샴페인 뚜껑으로 깨트려버리지를 않나 거기다 수영장에서 팸 여동생의 얼굴을 실수로 다치게 하지 않나 별별 사건 사고가 다 일어난다. 그 와중에서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화해하며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그렉과 팸 가족의 이야기가 이 영화의 주된 줄거리다.

영화를 보는 내내 때로는 심하다 싶은 잭의 발언과 행동에 짜증이 나기도 했고, 또 그러다가 웃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이 장면에선 살짝 부러움이 느껴졌다. 그렉과 팸 가족이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잭이 그렉에게 칵테일을 만들어 제공하는 장면이었다. 팸의 가족이 뭐 유별나게 특이한 가족이 아닐 테니 술을 마시는 장면 역시 유별난 일이 아니었을 텐데 그렇게 늘 그랬던 것처럼 칵테일을 만들어서 대접하는 모습을 보면서 소주 일변도의 우리나라 술 문화에 새삼스럽게 아쉬움을 느꼈던 것.

소주나 맥주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한 술들을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했으면 하는 생각을 늘 하다 보니 그 장면이 꽤나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참고로 영화에서 잭이 만든 칵테일은 바로 탐 칼린스.

탐 칼린스는 롱 드링크 타입(양이 많고 도수가 낮아 비교적 큰 잔에 담아 마시는 타입)의 진 베이스 칵테일이다. 롱 타입의 칵테일은 대개 빌드(잔 안에 여러 재료들을 직접 넣어 만드는 방식)로 만드는 경우가 많지만 이 칵테일은 진과 레몬주스, 설탕을 셰이커에 넣고 셰이킹 한 후 이를 콜린스 글라스에 담아 탄산수로 빌드 해서 만든다.

제법을 보면 진 피즈와 아주 흡사한데 보통은 가니쉬(잔 위에 곁들이는 레몬이나 기타 부재료들)에 체리가 포함되면 탐 칼린스, 레몬만 있으면 진 피즈라고 흔히들 부르고 바텐더에 따라서는 진 피즈의 경우 얼음 없이 서브하는 것이 정통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더운 날씨에 시원하게 마시기 좋은, 특히 진 토닉의 쓴맛을 싫어하는 경우 좋은 대체재가 될 수 있는 칵테일이다.

영화 마지막에서 그렉은 팸에게 성공적으로 프러포즈를 하고 모든 문제들은 해결된다. 영화적인 마무리라고 폄하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현실에서도 이런 문제들은 그다지 다르지 않게 전개되곤 한다.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하는 이야기들 말이다.

부모 눈에 차는 자식의 반려가 어디 있기나 할까? 수십 년을 애지중지하며 기른 자식이니 당연히 좋은 반려를 만나길 바라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지만 또 그렇게 성인으로 성장한 자녀의 선택을 부모가 뭐라 할 수는 없는 것이니 말이다. 뭣보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괜히 나왔을 리도 없고.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말마따나 어디서 굴러먹었는지도 모르는 남자와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을 해야 하는 세상의 모든 장인어른들에게 위로의 한마디를 전하고 싶어진다. 예전 언젠가 똑같은 ‘결혼전의 남자’였었던 그분들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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